또, 한해가 간다.




김장하고



쌀 콩 조 팥 보리 오곡을 준비했다

노란 은행잎과 코스모스꽃잎 두어장 말려
창호지 문 바르고 문풍지 붙이면
겨울이 왔다.

연탄 100장 들이고
김장 100포기 하고

길음동 시절
엄마가 매해 겨울이면 하던 일이다.
그시절 엄마나이보다 지금 내 나이가 훨씬  위가 되었다.


이제 나도, 엄마흉내를 내며
겨울을 맞는다.






빙호   2008-12-24 10:51:29
대추 빛깔이 너무 곱습니다. 붉은 색이 전하는 안온함 속으로
침잠하고 싶어집니다. 패트병마다 잘 익은 가을을 들여놓고,
쭉정이가 아닌 알곡을 건사하는 야무진 손끝을 쳐다보면서
오곡백과 같은 추억을 갈무리하는 당신은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류창희   2008-12-24 12:51:42
대추차 끓여먹으며
찹쌀로 팥으로 콩으로 좁쌀로
허기진 몸과 마음을
통통 살찌우려고요.

그리고,
거실로 들어오는 겨울햇살 맞으며
실컷 뒹굴뒹굴
겨울 속에서 빈둥거리려고요.

"꿈도 야무지지요?"
알밤나무   2008-12-29 10:25:47
저도 당장 집에와서 쌀을 병에..ㅋㅋ당근이랑 무우랑도 나 따라쟁이지요....~~~
하오하오   2008-12-29 10:54:38
소꿉놀이 같아요
저도 이제부터 패트병 모아두어야지
보기만 해도 부자같아요
채송화   2008-12-29 20:03:08
동화속 엄마같아요 그렇게 하면 썪지않나요?
곳간이군요. 전 그때그때 사다먹는데 재밌어요.
류창희   2008-12-30 08:57:40
알밤나무님
저는 살림이 큰 살림이 아니라서...
공기돌만하게 깎뚝썰기해서 동글린 당근과 무는 정말 먹기좋죠?
우리 중년들 간식으로 강추!
류창희   2008-12-30 09:05:00
하오하오님
부자 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 부자인데요.
벌써 패트병안에 곡식 반도 안 남았어요.
지도 얻었으면서
차곡차곡 담아서 다 나눠주는 것이
제 '취미활동'이라서...
그러고 또 내~ 얻어먹죠. 측은한 표정지으면서...
소꿉놀이 재미있어요
류창희   2008-12-30 09:08:21
채송화님
벌레가 침입을 못해서 좋아요.
그러나 저는 벌레보다 쳐다보는
재미가 더 좋거든요.
그때그때 사야 신선하고 좋은데,
괜히 종종걸음치면 마음이 바빠서리...
게으른 사람의 변입니다.
리지앙   2009-01-01 10:58:13
패트병넣어 뒷베란다두면 되나?
곰팡이는 안생기고?
언제까지 보관하지?
딴건 필요없고 좁쌀 한병 얻으러 방문할게요.
류창희   2009-01-03 23:19:56
리지앙님
좁쌀?
노란 색만큼 맛은 더 샛노랗답니다 ㅋㅋ
소문내지 말고 몰래 오이소^^*
가을여자   2009-01-13 15:46:25
곳간의 곡식 누가 다 먹어요?
담았다가 쏟았다가 심심하지는 않겠어요.
살림이 귀찮지도 않나요?
류창희   2009-01-15 17:26:43
가을여자님
우리 집에는 영식이도 있지만
두식이도 있고
운동선수도 있고요.

병에 담는 것은 두식님이 하고요.
전 흘리지말고 잘 담으라고 호되게 지시만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