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도 쯤 이었을 것이다
다대포 주공아파트에서
몇몇의 뜻이 맞는 이웃이 모여
독서회를 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우유병과 기저귀를 싸들고 다니며
한달에 한권씩
집집마다 돌아가며 같이 읽었다.
지금은
해운대구 남구 금정구 사하구에 살고 있다
나는 그 당시, 잠시 다대포에 머물렀다가
시댁에 있었기 때문에
한달에 한번 어머님께 허락받고 나가는
유일한 외출이었다
ㅋㅋ 책보다 외출구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우리는
독서회 이름도 없이 무조건 읽기만 했다
그 때의 분위기를 떠 올리며
20여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각자 한잔씩 시킨 커피처럼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
한때의 공통점은 전업주부였고
독서회를 했다는 것 뿐이었다
지금 그녀들은 각자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누구는 사진을 찍고
누구는 여행을 하고
누구는 시를 쓰고
누구는 대학 강의와 카메라타 합창단 지휘를 하고
누구는 수필을 쓰며 한문 강의를 한다
모든 꿈의 밑거름은
함께 책 읽고 함께 토론했던 시간의 덕분이다
30대 초반 새댁시절에 시작했었는데...
어느 덧, 기저귀 찼던 아이들이
서른즈음이다
그래도 뿌옇게 처리하니
우리도 금세, 새댁들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