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카펫은 깐느 영화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가끔 살아가면서
주인공이 되고싶은 날
거실에 발간 담뇨를 깔아 놓고 혼자 걷는다
스스로를 응원하는 의식이다



도서관
그곳은 지성이 숨쉬는 곳이다

그곳에 어찌 내가 방문할 줄 알고
붉은 카펫을 깔아 놓았을까  







































도서관, 그곳에 가면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미테랑 도서관은
네권의 책을 펼쳐놓은 모양이다
네개의 동은 다 유리로 되어있으며
안의 금색 내벽은 무게와 햇볕을
차단하고 보완하기 위해 나무라고 한다



미테랑 도서관은 규모와 시설 면에서 세계 초신을 자랑한다
미테랑 대통령이 재임기간 14년 동안,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중 하나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고속철도 테제베와 함께
'초대형 도서관'을 만들어
또 하나의 '테제베'를 완성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통령도서관이라 그런지
도서관을 들어가는데 검색대를 통과하며
신분과 짐을 검사받았다

프랑스는 테러가 얼마나 무서운지
곳곳에서 검색대를 통과하여야 한다
















 

 



각 타워와 타워사이는 미식축구 경기장 2개 넓이만 한데
전 공간을 브라질에서 자란 나무로 깔았다
도서관의 책들을 나무로 만드는 것에 비하면
서고에 있는 책보다 바닥장식으로 쓰인 나무가
훨씬 많을 것 같은데
어찌 되었든 감촉 느낌 무지 좋다










네개의 동 사이 가운데 지점은 공원이다
공원은 지하고 건물은 지상이다







 

가로등은 Y자, 내눈에는 V자로 보인다

















































































































































위 아래층은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한다

























 


















































































































나는 그날, 실내의 책상 의자보다
밖이 좋았다
바람 햇볕 공기 자유로움
눔거나 앉거나 엎드리거나

선그라스를 벗고 돋보기를 끼며
스스로 행복하여 '여한이 없다'라는 생각을 했다





















































































































































 





지지고 볶는 식당은 아니고
스넥코너 정도의 간편 음식이다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등을 가면
나는 꼭 그곳에 구내 식당을 이용해 밥을 먹는다
시간을 절약하자는 생각도 크지만
그곳에서 숨쉬는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나가 궁금하다



어느 나라를 가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음식값이 맛과 문화를 대비하여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적정수준으로
그 국가의 보편성이다
국가 브랜드라고 말하고 싶다



실패한 적이 거의 없다



또 먹는 것 만큼 배설도 중요하다
그동네 변문화 수준의 척도다










































































































 






미테랑 도서관에 갔다.
선선하고 좋았다


더욱더 좋은 것은 지성이 숨 쉬는 곳이다.
어떻게 아느냐고.
내가 지성인이기 때문이다.


거리 곳곳에서 버스 정류소에서 길거리에서
작은 배낭을 짊어지고 지도를 보는 사람이 없다.
관광객이 없다는 이야기다.


아~ 벅차다.
멋지다.
광대하다.
무엇이? 미테랑도서관이? 아니다.
내가 이곳에 지금 있다는 사실이다.


뱃속마저 편안하다.
고프지도 부르지도 않은 안정된 풍요.
앞으로 한두 시간 후면 고파질 것이라는 모자람이 주는 풍요다.


이 적당히 한산하고 넓은 공간,
누가 누구를 쳐다보지도 않는다.
앉아 있거나 누워 있거나 이야기하거나
우두커니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햇볕이 강하고 따뜻하다.


 귀에는 프랑스 말이 간혹 들리지만
내가 전혀 어느 의미로도 짐작할 수 없는
상관이 없는 언어를 하는 사람들,


나는 선그라스를 벗고
그리고 돋보기를 끼었다.



나는 지금 그들 틈에 끼어 철저히 고립의 경험’을 하고 있다.
스치는 바람 햇살

내가 20대에 꿈꾸던 일, 공간.
문득문득, 내가 라이브러리인이라는
나의 자긍심을 일깨워준다 .






이 충만함
나는 그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