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겨울이 너무 길었다.
남편은 바쁘다는 핑계로 나는 조심한다는 핑계로
방학내내 토 일요일까지 수행자처럼 지냈다.
그냥 걷고 싶단다.
보이는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고 싶단다.
나는 늘
그 곳을, 꼭 가고 싶다는 마음이 별로 없다.
그러니
'그곳'이라는 방향이 정해질리 없다.
남편왈, 미안하단다.
얼마나 포기하고 살았길래 가고 싶은 곳이 없겠느냐면서 ...
그러나 무작정 실려가는 맛도 괜찮다.
가고 싶어 가는 것도 아니고
방향감각까지 둔해 잘 기억해 두지 못한다.
그 곳에 다시 가는 일이 있을 때,
"우리 여기 왔었어요?"
되묻다가
"언제 누구와 같이 ..." 확인에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다.
새파란 청춘에는
'그곳 & 누구' 로 투닥투닥 했으나
지금은 '그려려니' 지나간다.
3월 햇볕은 따뜻했으나
갈대숲의 바람은 알싸하게 차가웠다.
콧바람 쐬고 와
증조부 제사 모시고나니
비로소 온가족 봄학기 힘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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