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
UN본부
제네바 시내에 접어 들었다
오던 비도 그쳤다
내비를 맞춰놓으면
항상 찾는 목적지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막, 저곳 문으로 반기문 유엔 총장이 나올 것 같았다
어린아이처럼 흥분이 고조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 혹시 UN사무총장이 어느나라 사람인줄 아세요?"
라고 묻고 싶은데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
이곳에서는
바람의 딸, 한비야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우리 둘이는 문앞에서
괜히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퇴근하여 나오는 유엔본부 사람들을 보고
말을 걸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더니
타이밍을 잘못 맞춰 흔들리고 ...
이런 사진 나는 가장 괜찮다
자랑스러워 애국가를 부르고 싶다
그래서 브라우스 단추도 경건하게 목끝까지 잠궜다
비교적 UN 본부가 있는 한산한 주변이다
차를 잠시 길가에 주차시켰는데,
돈을 누구에게 어찌 주차해야하는지 몰라
몇바퀴를 돌았다
간혹 10~20명 정도의 단체 관광객들이 지나간다
젊은 20~30대 들인데
일본인이거나 중국인들이다
서양사람들은 없었다
그리고 의아한 건
파리나 이태리 등에 가면 그렇게 많던 한국 사람을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유엔본부는 여행코스는 아닌 듯 싶다
우리는 저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뒤에 있는 경비한테 물어보니
관람을 하려면 예약을 미리해야 하며
더구나 근무시간도 끝났다고 한다
겉에서 폼잡고 사진만 찍었다
사진을 찍고 찍어도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유엔본부 건너편에 분수공원에
물이 솟구쳤다가 그쳤다가
우리의 흥분과 유치함을 한껏 표현한다
비만 그친것이 아니라 햇볕까지 강하다
우리도 춥다가 덥다가 신났다
인도의 지도자 간디 공원이다
우리 남편에게 한마디 :
"여보, 오니 좋지?"
애초부터 여행계획에
스위스제네바는 없었다
우리는 프로방스를 가는 중이다
가면서 보는 풍경에 넣지 않은 곳을
갑짜기 아내가 가자고 하니
"나는 몇개월 전부터 코스를 짰는데, 니는 3분만에 입으로 코스를 바꾼다."며
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보이지 않는 압박과 구박 많이 받았다
위의 동상처럼, 연인처럼 마주서지 못하고
나란히 섰다
부부는 나란히 한곳으로 시선을 모으는 것이다
그리고 그림자처럼
서로 밟지않고 함께 걷는 것이다
간디 아저씨, 안그래요?
제네바는
자동차 여행으로 스쳐지나가는 코스라
스마트한 전차를 타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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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 UN본부 가는 길,
나는 그랬다. 이왕 스위스를 지나니, UN 본부를 가보고 싶다. 영어도 모르고 정치도 모르고 외교도 모르지만, 우리나가가 낳은 UN사무총장이 아닌가.
남편의 여행계획에 제네바는 없었다. 내가 중간에 즉흥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나는 몇 개월 걸려 프로그램을 짰는데, 니는 3분 만에 입으로 결정한다."며 심사가 뒤틀렸다.
UN사무총장 부인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생머리를 뒤로 가지런히 핀으로 고정하고 무채색 원피스를 입고 총장 옆에서 엷은 미소만 띠고 서 있는 장면이다. 귀고리 목걸이 장신구 없는데도 끌림이 있다. 영국 황실의 여인 같은 기품하고는 다르다. 저 분위기는 뭔가. 사뭇 격이 다르다. 지금 그곳으로 가는 길 고속도로 위에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다. 남편이 하는 일을 참견하지 않고 시시콜콜 잔소리하지 않고 우아하고는 조금 다른 분위기. 남편을 존중하는, 남편의 능력을 존경하는 단정한 포스. 같이 나란히 결혼생활을 시작하여 해로하는 모습. 남편의 지위 남편의 후광에 돋보이는 여인. 그 이름은 영국의 다이애나비가 아닌, ‘사모님’, 그래, 바로 내가 바라는 사모님이다. 그 후광이 문득 떠오른다.
나는 왜, 남편 곁에 사사건건 수선스러울까. 한번 시도해보자. 남편 곁에서 믿고 의지하는 단정한 자세로 바라보고 끄덕이고 엷게 미소 지어보자.
UN 본부, 꼭 반기문 총장을 뵙는 듯, 자긍심. 피그말리온효과 ‘꿈은 이루어진다.’
2013년 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