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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천을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엮어놓은 보자기처럼 그 외형은 반듯해 보이나
내용은 저마다의 숨은 사연을 가지고 있음이 역력해 보인다.
수필은 자서전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다.
그러기에 오감을 만족시키는 작가만의 감칠맛이 있어야 한다.
그 맛은 누이가 살아온 인생이다.
어느 글귀에서는 내가 느끼는 신맛이 누이에게는 쓴맛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수필의 전반에는 봄 들녘에 피어난 제비꽃 무리처럼 찾아야 볼 수 있는 소박한 누이만의 정취가 있다.
그 정취는 도저히 디지털적이지 못하다.
그러기에 누이의 아니로그적 삶에는 여유가 있다.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수필의 향을 맡는 것은 아닌지.
누이가 가진 보자기만큼의 여유로움을 탐닉하고 나니 한나절 나른해진다.

류권현(건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