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사이트에 일기(하루)를 쓴다


오늘 내 사이트에 '월은'님께서 달아놓은 답글을 보았다

(여행편 라스베가스로~!)

'공부하다 졸려서 잠깨울려고 잠시 들렸습니다.
저는 3학년 공부가 시작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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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는 글만 쓴다 ~

그래봐야 누가 알아주나?

마케팅도 필요하다

글을 쓸때는 오로지 글에만 빠져서 썼지만,

또 자존심과 욕심이라는 것도 있다


언젠가 박범신선생의 인터뷰하는 장면을 본적이 있다.

" 내책이 팔리지 않으면 나는 5일 장 난전에 보따리를 펴놓고 앉아서라도 팔겠다"

눈물겹도록 멋졌다.

말은 이렇게 멋지다고 쉽게 해도,

나는 그의 명성을 쫒을 수도 없고

마케팅 방법도 모르겠고 객관적인 반응도 초조하다.



얼마 전에  나는 <<논어에세이, 빈빈>>을 출간했다

내돈으로 낸것도 아니고 <부산문화재단>의 기금을 받아 냈다.

18년 논어강사생활을 정리해보자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냥 쓰고 싶은 날, 쓰고 싶어서 썼다

목적이 꼭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책이 날마다 꾸준히 잘 팔린다며

책을 내준 <선우 미디어>에서는 '대박'이라 하고

나는 내심 어디가서 '소박'이나 맞지 말아야 할텐데 조심스러워하며

서울 부산에서 각자  자축을 한다


그런데 나는 '전지현'도 아니고 '이승기'도 아니다

시인 정호승도 아니고, 소설가 신경숙도 아니다

학자 정민교수도 아니고, 잘나가는 정신과 의사 이근후박사도 아니다

책이 잘 팔리려면,

연예인이거나, 정치인이거나, 처세술에 밝거나 

베스트셀러 작가로 돈이 되거나... 등등등

일단 유명인이 되어야 한다


더구나, 나는 전업작가이거나 유명하지도 않다

가장 골아프고 고전스러운 <논어>가 아닌가

금세 2쇄를 찍을 것도, 3쇄를 찍을 것도 아니다

무명 에세이집이 1만부 이상 팔릴 수 있는 기적은 멀다

여기까지는 핑계다



안되는데는 안되는 이유가 있고,

될일은 되고야 만다

세상은 초조하게 서두른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빈둥거리면서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종내는 '창의력'이 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거다

지나간 일을 곱씹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논어에세이, 빈빈>이 어디가서 누구에게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읽혀지고 있는지...)


이미, 출판사에 넘어간 이상,

내것이 아니라 출판사 <선우미디어>와  독자 거다

내 가슴에 있던 것이 컴퓨터로, 컴퓨터에 있던 것이 책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책은 이제 내것이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 <분리와 독립>을 시킨거다


차라리,

새로운 신간을 위해 연필을  깎자

오늘 할일은 과거의 '반응'보다

새로운 장르의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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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다 졸려서 잠 깨울려고 잠시 들렸습니다"

월은님, 저야말로 정신이 번쩍 듭니다

제가 각성제의 역할을 하다니요
 

저도 월은님처럼 

지금, 오랫만에

사이트에 일기한편 올리고


"2015년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일깨워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