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6일 일요일

라자스탄 자이살메르 낙타 사파리

 

 

 

 

 

 

 

 

라자스탄 자이살메르에는

사실, 낙타사파리를 체험하려고 갔다

 

석양에 낙타의 긴그림자를 드리우며

낙타를 타고 가는 기분

아라비안 나이트의 상인들처럼

운치가 있지 않은가

 

 

 

 

 

 

 

 

 

자이살메르 성밖에 '타이타닉' 호텔이 있다

그곳 주인 루루(폴루)는 원래 오트릭샤운전을 하던 사람이었다고 한다

한국사람보다 한국사람의 정서를 더 꿰 뚫는다

 

타아타닉 그곳에서 자지 않아도

모래바람에 밤새시달리고 온 여행객에게

뜨거운 물로 샤워할 수 있도록 해준다

부탁을 안해도, 내가 다시 인도땅를 밟지 않더라도

한국말로 또박또박 주의 사항도 친절도 다 베풀어 준다

 

 

 

 

 

 

 

 

 

 

1박2일 낙타사파리를 위해

짚차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가는 길

정말, 영화장면처럼 도로에 낙타가 한무리 나타났다

 

 

차가 다가가니

낙타들이 양옆으로 길을 터 준다

대부분 젊은 대학생들과 함께 떠났는데

나는 나이가 많아 원로석 맨 앞자리에 앉았다

 

 

낙타풍경 '대박'을 맞았다

순발력이 부족해 멋진 장면을 놓쳤지만,

난 기쁜 나머지, 운전하는 인도청년을 두들겨 팰뻔했다

 

 

 

 

 

 

 

 

 

 

 

 

 

 

 

 

내가 환호하며 기뻐하는 것을 보고

짚차 운전사 청년이 함께 포즈를 취해줬다

 

 

 

 

 

 

 

 

ㅋㅋ 나의 남편도 한컷

근데, 혼자다

인도에 가면 남자들은 별로 경쟁력이 없다

 

 

 

 

 

 

 

 

사막으로 들어가는 입구

성터이거나 공사중인 곳이 많다

 

낙타 몰이꾼들이 낙타를 몰고 왔다

 

 

 

 

 

 

 

 

 

실제 타보니, 굉장히 높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매우 높고

 덜거덕덜거덕 밑(?)이 아프다

 

 

 

 

 

 

 

 

 

 

 

손잡이도 별로 없고

좌우로 평형맞추기도 쉽지않다

처음에는 높은데다 무섭고 낙타 멀미가 났다

손바닥도 필요없는 힘을 주어 피가났다

 

 

 

 

 

 

 

 

 

 

 

 

 

 

 

 

한 시간 넘어 걸어가니

햇볕은 따끈따끈 진땀도 뻘뻘하던 긴장감은 없어지고

한손으로 V자도 그을 수 있다

 

 

 

 

 

 

 

 

 

 

 

 

 

 

 

 

 

 

 

 

 

 

 

 

본격적인 사막이다

 

 

 

 

 

 

 

 

 

 

 

 

 

 

 

 

 

해는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고

바람은 서늘하고

나는 한폭의 그림이다

 

 

 

 

 

 

 

 

 

 

이색적인 경험,

좋다

 

 

 

 

 

 

 

 

 

 

내 짝지 한 손을 길게 뻗어 셀카를 찍었다

모래빛깔이 예뻐

사진이 빛깔이 마음에 든다

 

 

 

 

 

 

 

 

 

 

 

 

 

 

 

 

 

 

 

 

 

 

 

 

낙타 몰고온 아저씨

 

 

 

 

 

 

 

 

 

기차길이건 역이건 성이건 식당이건

앉을 자리만 있으면 나는 메모하느라 ...

ㅎㅎㅎ

 

 

나는 '적자, 생존'

남편은 '찍자, 생존'

 

 

'희미한 연필자국'을 남긴다

이런 때는

부부 단 둘이 여행하는 것이 참 좋다

 

만약, 지인이나 단체로 가서 저 짓을 계속하면

'꼴값' 떤다고 미운털 박혔을 것이다

 

 

 

 

 

 

 

 

 

 

 

 

 

 

 

 

 

 

 

 

 

 

밤이 되어 캠프파이어

어설픈 나뭇가지에 초라한 인도인들도 앉아있다

그중 팁을 많이 줄 사람을 한 눈에 스캔하는

꼬마 '원빈'도 앉아있다

 

내가 좀 있어 보이는지

한 꼬마 성자께서

지금 나에게 대시하는 중이다

낙타몰이꾼들과 낙타를 타고갈 고객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솜씨가 얄밉게 빼어나다

 

 

 

 

 

 

 

 

저 불 속에 바베큐 닭도 익어가고

고구마와 감자도 익고 있다

무엇보다 라자스탄 밤 하늘 밑에 '낭만'이 익고 있다

 

 

 

 

 

 

 

 

 

 

 

 

 

 

 

아침이다

어떻게 잤는 지는 상상에 맡긴다

천막도 베리나이스 이불도 없다

준비해간 슬리핑백 속에 들어가

누구는 잤다고 말하고

누구는 밤새도록 기침하고

누구는 밤새도록 이야기하고

하고

하고

하고

.

.

.

 

 

 

 

 

 

 

나는 그곳에서 '성자' 주호를 만났다

하늘호수에 파견나온 청년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만 아침에 일어나 걷는 것이 아니다

 

 

 

 

 

 

 

 

 

 

 

 

 

 

 

 

내 짝지와 나는 일부러

많은 발자국을 남겼다

한번 바람불면 없어질 행보다

그래도 이 순간,

이곳에 같이 있다는 건

'축복'이다

 

 

 

 

 

 

 

 

짐수레에 올라앉아

사막 좋다

 

 

 

 

 

 

 

 

 

 

아침으로

 빵 한조각과 짜이 한잔씩

브런치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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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갔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한 번 코 꿰면 끝이다. 힘의 지배를 받는다. 집 채 만한 낙타도 열 살 남짓 소년 앞에 꼼짝없이 넙죽 꿇어앉는다. 10cm의 코뚜레를 잡아당기면 금세 노예가 된다. 모름지기, 다리가 있는 것들은 코뚜레를 못 끼도록 콧대를 높여야 한다.

 

 

캠프파이어를 했다. 닭 바비큐가 익고 감자가 익고 이야기가 익는다. 다 한국인이다. 사막 사파리를 위해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대부분 대학생과 신혼부부다. 신혼부부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알고 보면 절친 남녀사이다. 그날, 그곳에서 실제 부부는 우리뿐이다. 서양사람들은 함께 자유 여행하는 부부가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징이 있다. 동방예의지국으로 ‘남녀유별’이다. 실컷 같이 살다가 오십 대쯤 되면 남자는 남자끼리 골프여행, 여자는 여자끼리 패키지여행으로 분리한다. 참으로 이상한데 그들은 오히려 우리를 이상하게 여긴다. 물론 어쩌다 부부가 함께 여행하게 되었느냐며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이도 있기는 하다. 그래도 부부가 여행하면 잠자리는 편안하다. 거꾸로 자든 바로 자든 코를 골든 이빨을 갈든 룸메이트에 대한 갈등이 없다. 물론 나야 자다가 졸지에 목을 졸리기도 하니 경우가 틀리기는 하다.

 

 

어느 누가, 엄마 아버지 나이 벌의 노티를 좋아할까. 괜히 눈치 없이 젊은 사람들 틈에 끼어 한마디 거들었다가는 전갈취급을 받는다. 저 사람들은 저 나이에 왜 이런 데 와서 물을 버리나 하는 눈총이 따발총이다. 더구나 ㅇㅇ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직업이니 꼰대 티가 비치면 그나마 낭패다. 비싼 비행기 타고 와서 재수 없는 ‘ㅇㅇ’소리 안 들으려면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대놓고 담뱃재를 터는 여학생을 보고 슬그머니 피해줘야 한다. 혼자 여행하는 환경이 열악하기는 하지만, 어제는 분명히 혼자였던 싱글이 뽀뽀하다 노골적으로 손이 다른 곳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 못 본 척 얼른 선글라스를 껴야 한다.

 

 

나는 항상 눈치 없는 남편을 단속하느라 바쁘다.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단호하게 “가요!” 그들 눈앞에 안 뜨이는 쪽으로 가 멀찌감치 뒤돌아 앉는다. 그래도 나의 감지 안테나는 성능이 좋아 말소리가 다 들린다. 온기를 주던 불꽃마저 사그라지자 잿빛 시간이다. 끼리끼리 둘러앉아 오가는 말은 민망을 넘어 적나라하다. 그곳은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땅, 인도의 사막이다. 더구나 밤이 아닌가. 집도 절도 천막도 없다. 물론 베리나이스의 누더기 이불도 없다. 있는 거라고는 몇 팀의 여행객과 모래, 그리고 하늘에 별만 가득하다.

 

 

남편과 나는 별을 봤다. 태초의 빛깔이다. 사방이 캄캄한 ‘검을 현’의 색과 별빛이 전부다. 별이 쏟아진다, 아니 별이 쏟아졌다. 별빛이 우리 눈을 손을 발을 마음속을 다 비춘다. 우리가 저들 나이라면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노래를 불렀을까. 그러나 남편과 나는 굳이 어떤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그곳, 그 시간에 같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동이 묵언이다. 한 무리의 친구들이 건배하는가 싶더니 “콩글렛츠네이션~ 콩글렛츠네이션~♬” 손뼉 치며 노래한다. 그래, 청춘은 참 좋다. 누구의 생일인가 보다. 경쾌한 노래가 끝나니, 여기저기 하늘을 향해 자는 척 잠잠하던 사람들도 환호한다.

 

 

라자스탄의 별빛과 함께 생일이라니, 꽤 괜찮다. 분위기에 젖어 남편 손을 꼬옥 잡다가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머! 어머!, 여보!, 여보…,” 전갈도 이도 아니다. “나, 미친것 아냐! 당신은 알고 있었지?” 정말 미안하다. 어제가 남편의 생일이었다. 별 이름이라고는 북두칠성밖에 모르니 내 눈에는 빛이 사위어가는 북두칠성만 어리어 보인다. 동짓달 스무나흗날, 하현달이 새벽녘에 내게로 비췄다. 남편을 내게로 보내줬다. 근데, 아니 어떻게 그걸 까먹지. 결혼 30년, 연애 7년, 함께 한 세월 37년 만에 짝지의 생일을 까마득히 까먹었다.

 

 

목 졸릴 사유가 충분하다. 콧대를 낮추자. 살려준 것에 감사하며 모래 속에 파묻는 것은 일단 보류하자. 날이 밝으면 사막 위에 발자국을 남기자. 내 마음 속의 소년, 데저트보이와 나란히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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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영감 낙타 몰이, 경로사상에서 어느 후한 한국분(금융감독원)이 500루피줬다고 함. 실제 나이 54세, 우리나라에서 54세정도가 경로사상에 해당자인가. 아이들 10~20루피. 10살미만 말 한마디 안 하던 순진해 보이던 어린아이가 우리나라 남자 대학생이 10루피 주니 안 받음. 그 꼬마도 지금 비지니스를 시작하는 중이다. 델리 호텔에서 10루피 침대위에 놓고 나왔더니 가져가지 않음. 그곳은 아직 팁 문화를 모르는 듯함

 

순수와 가증 사이 “쾐찮아요” “노프라범” 사막의 원빈

사막의 원빈 ‘딸랍’ 시끄럽고 눈치가 빤한 11살 아이다. 우리나라의 세계테마기행 티브이에 나왔던 꼬마 원빈은 팁을 많이 줄 사람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스캔한다. 그리고 독수리가 먹이를 채 가듯 가방을 빼앗아 낙타에 싣는다. 나는 딸랍에게 캐스팅 되었지만, 먹이가 되지는 않았다. 낙타몰이 한달 1천루피 우리돈 2만 5천원이라 한다.  모래언덕, 바람이 부는대로 모양이 바뀌는 사막

 

타이타닉의 ‘루루’ 한국인보다 더 한국사람 심리를 꿰뚫음. 어디가 가려운지, 아니 다음은 어디가 가려울 것인지 미리 다가오는 서비스. 타이타닉에서 잠자지 않았는데도 204호 들어가서 씻으라고 한다. 인도같이 전기와 물 사정이 좋지 않은 곳에서 베프는 것은 오늘이 아닌, 내년이 아닌 10년을 내다보는 비지니스. 저녁, 바비큐닭 고구나 감자 맥주. 아침, 삶은계란 식빵2장 짜이 한잔. 잠자리 누더기패드도 고맙다.

 

자이살메르 리틀이타리안식당의 피자와 파스타 그곳에서의 낙원같은 휴식. 럭셔리와 빈티사이, 쾌적과 더티사이. 그곳에서 허영, 애솔, 그리고 라자스탄의 불꽃 앞에서 만난 성자, 주호와 헤어졌다. 그리고 밤11:30분 기차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