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화장품 요한나의 집





미리 인테넷으로 방문 목적과 인원을 이야기하고
어렵게 방문허락을 받아 요한나님을 만났다.
아토피로 고생하던 중 어느집안의 사당을 인수하였다는 몇칸 안되는 대숲아래 고택이 고즈녁하다.
입구가 좁고 꼬부라진 동네라 차를 돌려가며 찾아들기 힘이 들었지만,
밀집모자에 면원피스를 입은 모습이 우리를마중나온 요한나님인걸 금새 알아차렸다.
집 앞에 빨간 편지함과 허브의 향기들이 먼저 나와 반긴다.





한련 예쁘죠?
원래 인터넷 주문판매만 하는 집인데
천연허브로 만든 샴푸와 스킨 샀어요.
효과가 있어야 될터인데 ...
예전에 나는 개울에서 쇠똥비누로 머리 감았어도
아직까지 삼단 같은 머리결인데...
ㅋㅋㅋ
남편은 솔깃하여 두병이나 사더라구요.






매발톱 아직 피었네





집이 잘 안보이지만
상당히 운치있게 깊은 한옥입니다.
'아자방'
어째 사진이 관광온 아줌마들 같네요.
왜냐구요?
약간 주눅이 들어 그래요.






내 눈에는 아자방 뜰에 핀 개량붓꽃
여태까지 본 붓꽃 종류 중에 빛깔이 가장 예술이었어요.





작은 수련 봉우리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군요.








돌과 야생화가 아름다운 한옥집
'아자방'
정원이 넓고 나무와 꽃이 아름다웠어요.
찻값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우선 둘러보려고 하는데...
'차를 마시지 않을 사람은 들어오지 말라'는 안내문이 입구에 있어 씁쓸~

그날, 우리 일행의 회비가 찻값 정도는 쓸 여유가 되었지만...
뭐 아자방에서 차를 마시면 가래떡을 공짜로 준다고는 하더라만서두,
아시다시피
우리가 점심으로 생오리구이를 너무 많이 먹고 간 바람에...

그래도,
그래도 말에요.
그냥 천천히 둘러보다
저절로 발길이 차향이 번지는 방으로 들어가도록 했으면 좀 좋았을 것을,
어떤 소외감을 느끼게 한 아쉬운 안내문구!


호수아빠   2009-07-01 12:29:59
한옥의 어느 마당에도 조경을 하지 않습니다. 밖으로 내다 보이는 풍경자체가 조경이기 때문입니다. 살기편해 개량한옥이라 하지만, 개량한 그 자체로서 공간의 원형이 훼손 된 껍데기이기 때문입니다. 전통한옥에 살고자 한다면 우선 한옥의 좌향에 따른 바깥 풍경의 고즈넉함부터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답니다. 이런 이유로 한옥은 보존의 대상이지 개량의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가 한복을 즐겨입지 않는것과 마찬가지고....그 분들이 진정 한옥의 삶에 만족한다면 방부목 흰페인트 담장에 빨간 우체통은 설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호미   2009-07-01 18:31:07
역시!!!
호수아빠님의 설명을 들으니 제눈도 그리 어리석은 눈만은 아니었군요.
첫눈에 빨간 우체통이 낯설고 거슬렸거든요.
그리고 붓꽃의 색깔은 웬지 우리랑 낯설었어요. (쌤은 예쁘다 카는데...사진이 못나왔능가?)
덕분에 좋은 공부하고 또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이 모든게 우리 류쌤이 열심히 다니시고 여러소식을 나눠 주시는 기쁨이겠지요?
쌤도 억수로 감사합니데이!!!
나그네   2009-07-03 13:58:33
맞아요 너무 많이 꾸미면 기분이 나빠요.
일본 정원 같은 기분도 나고요.
류창희   2009-07-04 12:15:51
호수아빠^^
70년대 중반에
사무실 어른들께 세배하러
성북동 양주동 가회동 등등을 다니며
우리가 살고 있는 달동네 셋방들 하고는 너무도 다른 '기품'을 보았었지.
그 당시, 그곳에 사는 사람들
우리나라 상위 5% 안에는 들었을 걸.
아직 강남이 배밭이거나 논이었을 시절.

그러고 보니
사용자가 내다보는 공간
그걸 잊고 살았네.
뭐든 끌어다가 내 울타리안에 넣는 것에 바빠...

훗날, 집다운 집
한칸 마련해봐.
누나가 머물 방한칸의 여유도 고려해서 ...
류창희   2009-07-04 12:21:13
호미님과 제 아우는 코드가 맞는 것 같아요.
전 별 생각없이 '빨간우체통'
순간 '편지' 를 받고 싶은 생각만 했어요.
마음이 점점 유치하고 화사해지는 것 같아요.
아마도, 허영이 자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허영'을 때려줘야지.
봐요.
제 마음을 안 나무라고 그 무엇을 탓하는 버릇 !
류창희   2009-07-04 12:23:48
나그네님^^
엄마는 말하죠.
'송곳 꽂을 땅도 없다'고.

남의 땅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 그래요.
잘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