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일
이해인 수녀님이
주실 책이 있다며
오라고 하셨다






 







 









 






 























수녀원의 <언덕방>에 갔다
말하자면 게스트하우스다
박완서선생님 노영심님이
부산 수녀원에 오시면 자고 가던 곳이다


차 한잔이 주는 향기
몇날 며칠 잠이 안올 정도로 향기롭다
봅, 봄이 설렌다


 










수녀님을 뵈면서
괜히 지금부터 뭔가 해낼 것만 같은
희망의 씨앗이 발아하는 느낌이다




 



 

언덕방과 해인방 사이에
매화나무에는 매화가 피기시작했다
무척 추운 날이었다
바람도 햇볕도 추웠다
무엇보다 더 춥게 느껴지는 것은
수녀님이 감기몸살 중이셨다








여성의 꽃, 어머니의 꽃
카네이션 케잌을 들고 갔는데
수녀님의 건강에는
단것이라 달가워하지 않으셨다


나는 아직까지 모양과 빛깔 겉치레만 생각하는
숙성되지 못한 마음을 반성했다








수녀님의 필명은 해인(海仁)이시다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하실 때
논어의 '仁' 사상에 매료되어
부산바다의 '海"와 인을 더하여
누구에게나 인을 베푸는 해인수녀님이 되셨다
'클라우디아'보다 해인이 우리에게는 더 친숙하다 


나는 내가 강독하고 있는 논어책과 한지 작은 꽃들을 드렸다


















수녀님 책상 곳곳
손가방, 탁자, 창가의 선반 위
수녀님의 손길이 닿는 곳에는
색연필 스티카 편지지 색종이
알록 달록 문구류가 가득하다

수녀님의 생각이 시가
다 색연필에서 나온다
정작 수녀님의 옷빛깔은 무채색이다



 
















 









내가 맡고 있는 메트로 작은 도서관 프렌즈들에게
덕담의 메세지와
한지부채에 나에게 내려주는 휘호
'겸손'을 전해주셨다










우리도서관에 주실 책을
예쁘게 펼쳐놓으시고 기다리셨다



 





 









 

민들레의 영토
해인수녀님 작업실이다



 















 































우리 도서관 일을 함께 하고 있는
홍미원선생님 사공성경님하고 같이 갔다

수녀님은 마음이 맑으셔서
어린아이처럼 오색 스티커나
색연필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안했는데도
이심전심인가
수녀님과 우리 세소녀와 딱 어울리는

색연필 스티커 책갈피꽂이 등의 선물을 준비했다.

성경선생님 센스에 박수!













그 무엇보다 이사람들 하고
수녀님을 뵐수 있어서 더 좋았다
도서관관장 임기가 끝나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행복한 날' 보너스다



그날 수녀님 몸이 많이 불편하셨는데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어찌나 즐거워하시는지, 꼭 꾀병 같았다

내가 "아픈 것 다 낳았지요?" 하니
보는 앞에서 드링크 감기약을 따서 드시며
"진짜 아프다"고 하셨다


자매들 소꿉놀이 하듯
색종이와 색연필과 수녀님과 놀았다
사실, 핑계는 책을 가지러 갔다

박스에 책을 들고와 등록을 했다

우리 메트로 도서관 독서회원이 3천여명이다

모두 수녀님 닮은 맑고 고운정서로 동화될것이다

바로 대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