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앙시- 베르동협곡 나폴레옹 가도 - 코트다쥐르의 예쁜 중세 마을
야영장에 아침부터 경적이 울린다
뭔 소린가?
부시시 일어나 나갔더니
사람들이 줄을 선다
나도 얼른 뒤에 섰다
금방 갓 구워 나온 빵차다
크로와상도 기본부터 팥소 치즈 빨리등을 넣은 것도 있다
따끈 따끈 부드럽다
프랑스 사람들은 항상 바게트를 2개씩 산다고 들었다
하나는 오면서 다 뜯어 먹고
하나만 집에 와서 먹는다고 한다
나도 어느 덧 프랑스 프로방스 사람이 되어
길에서 베어먹고 뜯어먹는다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앙시호수
2013년 7/31 수
새벽 아침, 경적소리라곤 울리지 않는 곳에
“빵!~”
비상사태에 놀라 텐트 밖으로 나가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섰는데 점점 길다. 뭔가? 이 줄은? 우리도 달려나가 줄을 섰다. 우리만 몰랐지 어디나 있는 약속된 신호인가보다. 빵 차가 온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두부장수의 종소리 같다. 차 안에 바게트 종류도 막대기 방석 호박 럭비공 모양에 바삭바삭 크로와상도 기본부터 아몬드 치즈 등등 몇 개씩 산다.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바삭바삭 따끈따끈하다. 질기거나 차지 않다. 바로 구워 온 것이다. 하루가 빵 한 개의 행복으로 열린다.
병신년 유월 스무나흗날 아침, 생일날이다. 크림수프를 쿠쿠 밭 솥에 끓이다 밥솥 밖으로 흘러넘쳐 거품사고를 냈다. (닦아내느라 죽는 줄 알았다. 밥솥 싫다.) 그래도 치즈 사과 바게트 커피 삶은 계란을 준비하고 아이들한테 카톡으로 사연을 보냈다. 어제도 옥남 경욱 지숙에게서 생일 축하메시지가 들어와 있다. 여전히 하늘은 지중해 빛, 햇살 맑음, 신선한 바람, 야생화 만발, 엉겅퀴 민들레 마타리 달맞이 그중 마타리는 5월의 신부가 든 부케 같이 피었다.
소설의 배경 같은 동에. 1700년대의 이발소 우체국 감천마을 같은 곳. 큰 돌산이 중심. 돌산에서 훼스티발. 잠시 카메라 셔터 머무는 곳
動 - 남자는 차만 타면 달린다. 요트 바람만 불면 나아간다. 知다.
靜 - 여자는 멈추면 안정. 쉼터의 정자가 된다. 仁이다.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봐! 교관!” 나는 교관 아줌마다. 옆에서 운전교육 중이다.
물 설고 길 설고 말 못하고 글 읽지 못하는 곳에서 사고가 난다면 어쩌겠는가. 보험회사를 어찌 부르고 응급처치를 어찌하겠는가. 경찰한테 신호위반 속도위반 걸리면 어쩌겠는가. 소심한 아줌마는 하나에서 열하나까지 다 겁난다. 겁나는 상황에 부닥치기 전에 조심조심 조심하자는 뜻이다. 남편은 운전경력 35년을 내세우지만, 유럽의 렌터카 운전은 처음이니 초보다.
운전경력 10년 차, 나는 아침마다 출근길 나설 때 시동 걸기 전 마음속의 기도가 있다. “오늘, 나는 처음입니다.” “거리의 차는 모두 나의 선생님입니다.” 그래도 늘 조심한다. 하기야, 비 와서 우산 가져가려는 아이에게 “비 오니 우산 가져가라!” 지시하면 아이가 기분이 좋겠는가. 일부러 철벅 철벅 비 맞고 오던 아이가 생각난다. 운전 하면서 긴장감의 스트레스를 옆에 있는 나에게 흩뿌린다. “이봐! 교관 아줌마!”
길은 남자들이 선호하는 개선하는 나폴레옹 가도다. 여기는 베르동 계곡이다. 15시 26분 옥빛호수가 눈앞에 있다.
캠핑장 6시 조마조마 도착
니스와 칸 사이, 환경은 시골보다 열악. 캠핑장 비용에는 풀장이나 낮에 즐길 부대비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늦게 도착하여 잠만 자고 바로 아침에 철수하는 우리는 받는 혜택이 없다. 아이들과 일주일씩 휴양하는 가족들은 천국이다. 유럽은 우리처럼 아이 하나를 애지중지 소황제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둘 셋 넷…. 작은 차에 때려 싣고 자전거 다섯 대 지붕이나 자동차 거치대를 뒤꽁무니에 장착하고 다닌다.
생일날, 프로방스 마을 근사한 곳에서 능소화 빛 원피스에 노브래지어, 노 샌들로 거리 사람들에게 그림이 되어 우아하게 노천카페를 즐기고 싶었다. 온종일 운전하고 관람하고 지친 영혼으로 또 어느 도시 어느 식당을 찾아 거리를 헤맨단 말인가. 캠핑장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 갔다. 도시가 유명한 니스와 칸 사이라 제법 젊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우리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고 해보자. 우선 안주가 김이 무럭무럭 부글부글 끓거나, 아니면 삼겹살이 지글지글 노릇노릇 구워지는 옆에 소주병이나 맥주병이 서 있거나, 혹은 나뒹굴어야 제법 분위기를 맞추는 것이다. 나도 한잔 너도 한잔 시끌벅적 떠들다가, "야! S 놈아" 육도 문자가 오가다 때론 싸우기도 하고, 때론 합석도 하여 무르익는 문화다.
사선으로 보이는 곳에 청년 너덧 명이 앉아서 맥주를 마신다. 소시지 하나거나 혹은 안주가 없다. 뭔가 이야기를 하지만 말이 어느 나라 말인지 몰라 들리지 않지만, 결코 음악 소리보다 크거나 옆좌석 사람보다 목소리가 크지 않다. 가끔 낄낄대는 것으로 보아 재미있기는 있는 모양인데…. 이해가 안 가는 장면이 있다. 주거니 받거니 따르시오, 받으시오, 권커니잣거니가 없는 것은 물론, 원하는 대로 '원샷'이나 한 번에 쭉 들이키는 '완샷'은 마셔야 술이 술술 위장까지 넘어가 불콰해진 얼굴로 취기가 돌 것이다.
몸은 80킬로 100킬로는 되는 장정들이 하는 꼴이라니. 제 잔 제가 들고 입술만 붙였다가 뗀다. 반을 마신 사람도 한잔 더 시키는 사람도 없다. 한 두 시간을 지켜봐도 하는 짓이 똑같다. 유럽에서 술집 하면 망할 것 같다. 멀쩡한 자리는 차지하고 앉아 담소를 즐긴다. 그런데 그마저 어른이나 아이나 여자나 남자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팀은 거의 없다. 가족이거나 애인이거나 노부부거나 지극히 사적이다.
참! 구경할 때가 아니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가장 멋있는 요리를 시키고 싶은데 이놈의 나라는 메뉴에 그림이 없다. 단어 몇 개로 나는 그동안 고갈된 영양을 위해 스테이크로 시켰고 남편은 편하게 아는 피자를 시켰다. ㅋ ㅋ 우리는 몇 번의 경험으로 안다. 피자는 우리나라 것이 가장 맛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귀퉁이 떼어먹다가 결국 내가 먹는 스테이크 하나를 더 시켰다. 맛만 없으면 굶주림과 입맛으로 먹겠지만, 소태처럼 짠 것은 도저히 방법이 없다.
나만 혼자 맥주 한잔 쭈욱~ 들이키고 술을 못 마시는 남편 잔도 당겨다가 벌컥벌컥 마셨다. 술은 모름지기 목젖을 찌르르 타고 내려가야 술 맛이다. 남편과 남의 나라에 와서 텐트 치며 밥해 먹으며 생고생을 하는데 낭만적인 말랑말랑 대화를 하려다가, 감성에 젖으면 감정으로 치달아 부부 사이 골 질까 참았다.
가는 곳마다 원두막 초가지붕 컨셉이 대세다. 나는 지난해 광안리 해변을 지나다가 빨강 파랑 하얀색의 파라솔을 펴기 전에 초가지붕 원두막 비치파라솔을 보면서 ‘저건 또 뭔 개발도상국 같은 컨셉인가?’ 여기며 흉을 봤더니 집의 아이가 하는 말이 훌륭한 디자인으로 평가받았다고 했었다. 유럽사람들의 휴양지 바로 프로방스 이곳의 트렌드다.
2013년 7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