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정, 뜰에서 가르치는 공자의 교육

류창희 2012. 6. 18. 06:00

 

 

 

구포도서관

아버지교실

 

 

리정, 뜰에서 가르치는 공자의 교육

 

 

아버지도 아닌 두아들의 엄마인 내가

30~40대의 아빠들 앞에서 세시간 수업을 했다

 

 

 

 

 

 

 

 

 

 

 

 

 

 

 

 

 

 

 

 

 

 

 

 

첫째 시간 : 그 이름도 위대한 아버지

님들은 ‘아버지’라는 이름을 획득하신 행복한 사람들이십니다.

배우자가 없으면 아버지가 되지 못합니다. 배우자가 있어도 삼신할머니가 점지를 해주지 않으면 아버지가 될 수 없습니다. 나 같이 여자로 태어나면 절대 아버지는 될 수 없습니다.

아버지 자격도 없는 제가 어찌 아버지에 대하여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 기회에 동양고전의 문구들을 빌려 저도 아버지에 대하여 배우려고 합니다.

아버지를 말하려면 우선 제 아버지에 대하여 말해야겠지요. ‘내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을까.’ 각자 자신의 아버지에 대하여 생각해 볼까요? 모두 마음 따뜻하시죠? 저도 아버지가 계시지 않았다면 이런 귀한 자리에서 여러분을 만날 기회도 없었겠지요. 저의 생명체에 대해 말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저를 키워준 정신세계의 밑거름이 되어주신 분, 바로 아버지이죠.

 

 

 

중간 생략 ~~~ (원고가 A4 10포인트 8장 분량이라 )

 

 

 

여태까지 동양고전으로 명심보감 소학 논어 노자 맹자로 자녀사랑을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답게 사는 유학(儒學)의 시조이며 사립학교의 효시인 공자(孔子)는 어땠을까요. 이천오백 년 전의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사람들도 제아무리 ‘눈높이 교육’의 대가인 공자라도 자기 자식을 가르치는 방법은 다를 텐데…. 혹시 몰래 고액과외를 시키는 것은 아닐까. 혹시 원정출산을 했거나 조기 유학을 보내지는 않았을까. 사람들 모두 잠자는 시간 공자는 몰래 자식을 끼고 앉아 꿀밤을 쥐어박으며 가르치는 것은 아닐까? 궁금했을 것입니다.

 

 

 

논어의 계씨 13장에서 진항이라는 사람이 공자 아들 리(鯉)에게 혹시 자네 아버님의 특이한 가르침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아들 리가 대답하기를 내가 빠른 걸음으로 뜰앞을 가로질러 빠져나가는데 ‘시를 배웠느냐? “물으시고 아직 배우지 못했다고 말씀드리면 ’시(詩)를 배우지 아니하면 남과 더불어 말할 수 없다. ‘하시므로 물러가 배웠으며, 또 다른 날에 빠른 걸음으로 뜰을 지나는데, ’예(禮)를 배웠는가? ‘물으시기에 아직 못하였습니다. 대답하니 예를 배우지 않으면 세상에 나서서 행세할 수 없다.’ 하시므로 물러나 예를 배웠다고 말합니다. 진항이 물러 나와 기뻐하면서 말합니다. ”하나를 물어서 셋을 들었으니, 시의 가르침을 듣고, 예절의 가르침을 들었으며, 또 군자가 그 아들을 멀리하는 것을 들었노라.“

 

 

 

 (陳亢問於伯魚曰,子亦有異聞乎 對曰 未也 嘗獨立 鯉趨而過庭 曰學詩乎 對曰未也 不學詩 無以言 鯉退而學詩 他日 又獨立 鯉趨而過庭 曰 學禮乎 對曰 未也 不學禮 無以立 鯉退而學禮 聞斯二者 陳亢退而喜曰 問一得三 聞詩聞禮 又聞君子之遠其子也 論語 季氏 13장)

 

 

 

공자의 자식 가르침을 이정(鯉庭)이라 합니다. 한치 떨어진 거리 뜰앞, 마당에서 가르친다는 뜻입니다. 어디, 자식뿐 인가요. 가족도 친구도 친압(親狎)은 금물입니다. 고슴도치사랑은 너무 가까이하면 서로 찌르기 마련입니다. 서로 온기를 잃지 않을 거리, 객관적인 시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