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규중칠우쟁론기

류창희 2010. 6. 11. 09:00


규중칠우 쟁론기



옛날 주부인이 바느질을 하다가 낮잠이 들었다.
그 사이에 규중의 일곱 벗,
즉 바느질에 쓰이는 도구인 척부인(자)·교두각시(가위)·세요각시(바늘)·
청홍각시(실)·감투할미(골무)·인화낭자(인두)·울낭자(다리미) 등이
자기가 없으면 옷을 어떻게 지을 수 있겠느냐고 공을 다투었다.
다투는 소리에 놀라 깨어난 주부인이
너희들이 공이 있다한들 자기 손의 공만 하겠느냐며 다시 잠들자
이들은 부녀자들의 자신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성토했다.
그러자 잠에서 아주 깨어난 주부인은
화가 나서 모두 쫓아버리려 했으나
감투할미가 용서를 빌어 무사하게 되었고,
그 공로로 감투할미는 주인의 각별한 사랑을 받게 되었다.



* 작자·연대 미상의 가전체 국문수필.
바느질할 때 사용하는 도구들이
자기 공이 크다고 서로 다투는 내용으로,
도구를 여성으로 설정하여 생김새나 쓰임새에 따른 거동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국문필사본. '규중칠우쟁공기'(閨中七友爭功記)라고도 한다. 


 
길이는 짧지만 구성이 짜임새있고 규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섬세한 정서가 잘 나타나 있다.
독선적인 등장인물들을 통해 자기 공만 내세우고 남을 헐뜯는 것을 일삼는 세태를 풍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