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리고, 매실즙 뜨는 날

류창희 2009. 10. 4. 01:54




초록매실
어느 덧 통통 살이쪄서 우리집까지 온다.





시간 나면 요런 짓 한다고
인생을 소진하고 있다.





우리 식구들 매실 잘 안 먹는다.

나는 눈치 안 채게
반찬할 때 실적실적 몰래 집어 넣는다.







그래도 이런 짓 할때 온몸이 바쁘며
'행복 만땅!"
부산 말로
"씰데 없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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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내년에는 절대 안 해야지 다짐한다.

결심굳게 있다가도
그 시절이 되면
짓이나 그예 또, 일을 낸다.

어느 해는
오지 항아리에 담아
한지로 항아리 아가리를 붙이고 퇴계의 시 한수로
겉멋을 내다 매실들을 다 기절시킨적도 있다.

'봉함을 뜯었다. 매실들이 쪼글쪼글 액은 다 빠지고 씨와 껍데기만 남았다.
건더기를 다 건져냈다.
어쩜 내 인생도 요렇게 성공적일 때가 다 있다니 신통하기도 하지.
흥에 겨워 국자를 휘휘 젓는데….
‘이 무슨 조화일까’ 아직 비녀와 옷고름은 풀지도 못한 채 속곳부터 벗기려 했는가.
설탕이 몽땅 기진맥진하여 항아리 밑바닥에 굳어있는 것이 아닌가.
밤마다 실랑이만 벌이다 날이 밝은 게 틀림없다. <매실의 초례청 중에서>


어느 해는
매실 짱아찌를 담는다고
앉은 자리에서 10 Kg를 6~7시간 여섯조각으로 알알이 칼로 져민 적도 있다.
어깨와 손목이 아파 '매실'에 질린 적도 있다.

올해는 5키로씩 나눠
술 한항아리, 즙 한항아리 담았다.

실제, 우리 가족은 잘 안 먹는데....
해마다 가족들에게 구박을 받으며
짓을 낸다.



박물군자   2009-09-29 20:39:50
배아픈데 먹으면 직빵입니다.
아~ 맛있겠다.
자연   2009-09-30 01:41:35
매실이 사진에 잘 나왔습니다.
정말 잘 생겼습니다.
사진 작가님 이십니다.
선생님의 살림 솜시가 보이네요.
선생님은 매실과 보통 인연이 아님니다.
<<매실의 초례청>>
부럽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방문객   2009-09-30 07:46:46
왜 풍성한가 했더니
별 것을 다 하시눈군요.
RaRa^~*   2009-09-30 23:18:01
선생님^^
매실 엑기스가 선생님 손길에 너무나 잘 만들어 진것 같아요!!!!
참 맛나겠는데요~~~

늘 이리 저리 바쁘시게 사시는 선생님^~*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10월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