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친정식구을과
추억이 머문다는 남이섬에 갔다

70년대 대학생들이나 MT가던 그곳 허허벌판이
남녀노소 외국인들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어디까지 길게 배타는 줄을 서고
왁자지껄 복잡하다

나의 엄마
<겨울연가>에 나왔던
오로지 배용준을 좋아하여 마음이 들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비가 억수같이 퍼붓고

남이섬에 가면 배용준과 최지우 동상이 있고

깊은 숲이 있고
작고 큰 미술관 박물관
음식점 찻집이 즐비하다

흔해빠진 괭이밥도 항아리 뚜껑에 심으면
소박한 볼거리가 되고

추억을 찾는 이들에게는
햄버거도 스타벅스도 레스토랑도 견디지 못한다
양은 벤또에 계란하나 김치국물이면 OK

빗속에 내려다 보는 연꽃도 있고

물에 잠긴 수련도 있다

우리엄마 토우전시관안에서
무슨 생각인지는 알겠으나...
할머니와 손자라며 눈길을 떼지 못하신다

빛깔고운 제비꽃도 있고

추억의 도시락을 흔들어 먹는 장갑을 끼고
귀여운 동생의 댁
"꼬끼오"

빌려주는 자전거도 있고

한바퀴 돌아나오는 인력거도 있고
미니버스도 있다

남이섬에 가면 화장실에 책들이 꽂혀있고

시렁위에 달걀꾸러미도 있고, 수세미도 있고

대바구니와 수수빗자루도 있고

도마도 있고, 똬리도 있고

물동이를 머리에 인
현대여성도 있고

장독대도 있고, 아궁이와 부뚜막도 있다

 

이것 저것
볼것이 너무 많아 오히려 피곤한 관광지

어딜가나
오자다리에 걸음걸이도 시원치않은 나,
발은 부르터 터지고

남이섬에 가면
천둥번개 빗속에 비도 있고

라이브 까페에
이문세도 있고

기찻길도 있고

잔디밭도 있고

추억에 젖는 
싱그러운 '연인'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