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류창희 2015. 8. 3. 10:08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박혜란 / 나무를 심는 사람들

 

육아, 잠깐이다.

제 식솔들 이끌고 우리 집으로 몰려든다.

그렇다. 손주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 욕심이 안 난다. 그저 아무 탈 없이 착하고 튼튼하게 자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중에 커서는 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럭저럭 살면 제일이지 싶다.

왜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그 황금 같은 시절을 낭비했을까. 왜 더 느긋하게 그때를 즐기지 못했을까.

 

아이들을 키우는 시간은 정말 잠깐이다. 그러니 그렇게 비장한 자세를 잡지 말고, 신경을 곤두세우지 말고, 마음 편하게, 쉽게, 재미있게 그 일을 즐겨라. 아이를 키우는 게 아니라 그저 아이들을 닦달하는 것 같다.

 

세 살 때부터 이렇게 바삐 몰아치면 아이도 안됐지만 그걸 시키고 지켜봐야 하는 부모는 마음이 편한가 말이다. 나중에 내 아이만 루저로 살면 어떡하나.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바쁘게 사는 법을 익힌다. 덩달아 엄마들도 바쁘다. 몸도 바쁘지만 다른 엄마들로부터 정보를 탐색하느라 머릿속도 바쁘다.

엄마의 설계도에 따라 인생을 몇 년씩 앞당겨 살아간다.

 

엄마들은 우왕좌왕 파에 속한다.

전문가들도 세계가 어떻게 움직일지 10년 후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대부분 교육정보는 한결같이 아이의 교육은 빠를수록, 많을수록, 비쌀수록 좋다고 주장한다.

 

대한민국 여자들 하나하나는 정말 똑똑하지만 일단 엄마가 되면 순식간에 바보가 되는 것 같다.

 

요즘 아이들, 참 바쁘다. 두 살짜리도 집에서 뒹굴거릴 시간이 거의 없다. 늘 어딘가를 다닌다. 스케줄이 빡빡하다.

예전에는 자라면서 저절로 배웠던 놀이도 이젠 학습의 대상이다.

두 살 즈음부터 시작된 학원 순례는 아마 대학에 들어가야 끝날 것이다. 거의 20년에 걸친 대장정이다.

청춘의 육신은 피가 끓기도 전에 파김치다. 드디어 취업하며, 해피엔딩? 천만의 말씀, 고생 끝에 더 큰 고생이 기다린다. 일생이 전쟁이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초반부터 전력을 다해 질주한다면 끝까지 완주 할 수 없다.

 

엄마는 자식의 몸을 낳아 주었을 뿐이지 자식의 뜻까지 낳아 준 건 아니다. 자식도 자기만의 뜻을 가진 존재다.

 

요즘 애들요즘 엄마들이 키운 결과물이다.

어떤 엄마는 딸이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그 날 입을 옷을 양말부터 모자까지 골라 준비해 놨다가 입혀 보내곤 했다. ‘사람들이 흉본다하지만 솔직히 어린아이가 촌스럽다고 흉보는 사람이 진짜 있을까.

 

부모는 자신의 모든 힘을 바쳐 아이를 도와주려 애쓴다. 아예 혼자 설 생각조차 못 하도록 길든다. 꼭두각시가 되고 만다. 네가 뭘 안다고 까부느냐?

 

엄마들이 아들의 지나친 의존성을 요즘 보기 드문 효자라며 의도적으로 착각한다. 딸에게 김치 담가주고 쇼핑 함께 다니고 아이를 돌봐 준다. 딸과 사위 간에 소소한 싸움에도 일일이 참견하고 지시하려 든다. 아들이고 딸이고 지나친 밀착은 서로 파괴할 뿐이다.

 

현재의 내가 불만족스러울수록 아이에 대한 기대는 커진다. 기대가 무너지면 원망도 커진다.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다.

정말 자녀를 위하는 부모는 나중에 저 살기도 바쁜 자녀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는 부모다.

 

아이는 손님처럼, 그저 우리 집에 있는 동안 아무 탈 없이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다가 때가 되면 홀연히 떠나기를 바랄 뿐. 주인과 손님 사이에 끝까지 서로 좋은 감정, 친밀감으로 지내면 더 바랄 게 없다. 다만 이 손님은 장기투숙객이다. 짧게는 20, 길게는 30년 이상 동거해야 한다. 너무 잘해주면 40년 이상 머무를지도 모른다. 끝까지 자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매달리지 마라.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가난한 가정에서도 늘 행복한 웃음을 달고 사는 아이가 있고 풍요한 가정에서도 늘 찌푸린 얼굴로 다니는 아이가 있다. 둘 다 부모에게서 배운 것이다.

 

엄마가 크면 아이도 따라 큰다. 수명이 놀랍도록 길어지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죽을 때까지 엄마 역할에 묶겠노라고 다짐하는 건 너무 성급한 결정이다. 대학생 같은 얼굴의 엄마들 아이들한테 집중하지 말고 자신한테도 투자하라. 엄마는 나쁜 엄마라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엄마 이후의 삶이 너무 길다.

 

십 년 전업주부, ‘내가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는데돈 더 잘 버는 남편, 좀 더 자상한 남편, 좀 더 공부 잘하고 착한 아이를 뒀으면. 정작 나 자신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았으면 하는 설계는 빠져 있다. 쉰 살이라는 나이는 백 새 시대에서 딱 중간 나이일 뿐이다.

 

워킹맘, 전업 맘

워킹맘들이 시시때때로 아이도 제대로 못 챙기면서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이 고생을 하나라는 회의에 젖는다면 전업맘들은 돈도 못 벌면서 아이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니 이게 무슨 꼴인가라고 자책한다.

 

엄마가 내 엄마라서 참 행복했어요

40에 강의 시작하고 대학에 갔다. 뭐 어때, 애들이 중 고등학교 다닐 때가 가장 엄마가 공부하기 좋은 때다. 학교에서 밥 다 먹여주고 늦게야 집에 보내니, 시간도 많고 다 각자 자기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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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요즘 엄마들이 키운 결과물이다.

스스로 자랑스러울 때도 있고, 내 뱃속으로 다시 집어넣고 싶을 때도 있다.

이미, 큰아이집 작은아이집, 각자 독립하여 즈이들 집에서 산다

뒤늦게 이제와서 무슨 걱정!


거꾸로 아이들 바쁜 걸음 치게 안하고

부부가 사이좋게

아이들 속이나 썪이지 않으면 된다

 점점 기력 떨어지며 노파심 많은 

 부모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