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덤터기
류창희
2011. 2. 28. 09:00
흰무명천에 토끼풀꽃 방석
윤내지 않은 흑단의 개다리소반
누군가를 기다리는 빈자리입니다.
이 소박한 듯,
격조있는 공간에
무한한 감흥을 털버덕 앉혔습니다
조명등불이 화로가 되었네요
따끈한 차입니다
한잔의 차
내 안경과 내 펜
소반 위의 소유만큼의 여유가
풍요롭습니다
글쎄요
정확하게
부위가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으나
찌르르륵~~~
깊숙한 곳으로 부터 뭉긋히 솟아 오르는
먹먹한 그 무엇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싶은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추와 곶감과 초코릿...
달콤한 것들이 유혹을 해도
그대들
님들과 함께하는
소중함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2011년
우리들의 풍경입니다.
그날
신년떢국
내꺼 한그릇,
그리고 부엌에 서계신 두사람 몫까지
나는 세그릇이나 먹었습니다
떡국은 나이라고 하지요
------- * * *
떢국에 욕심을 부리다가
저는 예상보다 빨리
어른 덤터기를 썼습니다.
밤과 대추를 집어 던지며
박수를 친 죄로
그 이름도 생소한
'시어머니' 가 되었습니다.
에세이부산, 지성과 감성반 님들
감사합니다
근데, 나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영근이
엄마가 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