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독서회 멘토 : 신경숙의 <엄마을 부탁해>

류창희 2009. 10. 4. 01:51



해운대 도서관 독서회 멘토 류창희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독서 토론을 했다.




각자 독후감을 써 와서 발표를 했다.
나도 울고 너도 울고
앞에서도 울고 옆에서도 울고
다 울었다.

보랏빛 닭의 장풀이 구경하고
꽃향유 씀바귀 강아지풀도 다 동참했다.




소설 책을 읽으며
각자의 엄마를 찾았다.
그리고 엄마를 원망도 하고
엄마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




눈물을 다 씻고
분위기 예쁜 집으로 옮겨
어린아이들 처럼 놀았다.
















'눈물꽃, 당신' 자연님




'장미묵주' 영경님




'엄마의 은팔찌' 천미진




'쳐다보기도 아깝다' 고모님




윤정숙님




이명희님



신경숙작가와 함께.




그날 쓴 독후감들은

눈물꽃, 당신 - 옥순애
장미묵주 - 배순연
쳐다보기도 아깝다 - 김해숙
엄마의 은팔찌 - 천미진
  
해운대방에 올려져 있다.
독서회 회지에 싣고
독후감 공모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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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밑줄 긋기)

장편소설
신경숙 : 소설가
출생 1963년 1월 12일, 전북 정읍시 데뷔,
1985년 문예중앙 소설 '겨울우화'
가족 배우자 남진우
학력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경력 2007년 제11기 좋은책 선정위원장
수상 2006년 제14회 오영수 문학상  

* 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인간극장의 한 장면 <가족사진>


1장 - 아무도 모른다.

모녀관계는 서로 아주 잘 알거나 타인보다도 더 모르거나 둘 중의 하나다. 25
엄마에게 너란 존재가 딸이 아니라 손님이 된 듯 한 기분을 느낀 것은 엄마가 네 앞에서 집을 치울 때였다.
예고 없이 엄마 집에 갈 때 엄마는 너저분한 마당을, 깨끗하지 못한 이불을 연방 미안해했다.
가족이란 밥을 다 먹은 밥상을 치우지 않고 앞에 둔 채로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관계다.
뜻밖이라고 말하는 일들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다. 뜻밖의 일로 자주 마주치는 것은 그 일의 앞뒤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일 뿐.
언제 부턴가 엄마와 너의 대화는 간소해졌다. 그것도 얼굴을 마주보고 하기보다는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이루어졌다.
살얼음판이 된 우물가에 엉덩이를 들고 앉아서 홍어 껍질을 벗기고 있는 엄마와 너의 모습은 그 집의 겨울풍경이기도 하다.
엄마는 “껍질을 벗기지 않았을 뿐 똑 같은 홍어요!” 대꾸했다. “제사음식은 정성인데…” 고모가 뒤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럼, 성님이 벗겨보시요” 엄마도 지지 않았다. 그해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채 제상에 오른 홍어는 다음해의 궂은 일 앞에서 늘 말거리가 되었다.
-내가 돈도 다 주고 왔잖아요. 시골 사람들이 정말 더한다니까. 개가 불쌍하지도 않아! 그 좁은 데서 어떻게 살아 (엄마도 개와 같이 ‘바투’ 묶여있었다.) 61
엄마와 부엌을 따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68

그놈의 부엌일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야. 아침밥 먹음 곧 점심때고 또 금세 저녁때고 날 밝으면 또 아침이고…, 밭에 심은 것이 똑같으니 맨 그 나물에 그 반찬. 부엌이 감옥 같을 때 못생긴 독 뚜껑을 하나 골라서 담벼락을 향해 힘껏 내던졌단다. (엄마는 성질이 있다. 난 절대 던지는 일 따위는 못했을 것 같다) 74


2장 미안하다, 형철아

아버지가 데려온 여자는 피부가 희고 분 냄새를 풍겼다. 여자가 대문을 지나 집으로 들어오자 엄마는 샛문으로 집을 나갔다.101
여름에 나갔다가 겨울에 들어온 아버지를 아침에 나갔다가 밥때 들어온 사람 대하듯 엄마가 아무 말 않고 그저 숭늉을 떠다 밥그릇 옆에 놓아주는 것도.108
엄마를 어쩌다가 다 잃어버렸느냐고 물어왔다. 그 질문에는 호기심과 질타가 섞여있었다.122


3장 나, 왔네

언젠가 아내가 논 세 마지기를 자기 명의로 해달라고 한 때가 있었다. 왜 그러느냐 물으니 인생이 허망해서 그런다고 했다.
내가 자식이 몇인디 오늘 같은 날 꽃한송이 안 달고 댕기문 사람들이 뭐라겄어요? 그래서 사왔네.
아내는 종일 그 꽃을 달고 다녔다. 그러곤 그 다음날은 끙끙 앓아누웠다. 한 며칠 잠을 설쳐가며 뒤척이더니 벌떡 일어나 논 세마지기를 자기 박소녀 앞으로 해달라고 했다.
우리 논은 다 당신 논인데 새삼 세 마지기를 이전해 달라니 그건 당신이 손해 보는 일이라 했더니 그건 또 그렇네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다 아니다 절대 아니다. 내 이름으로 내가 세금내야 내 것이다)
어느 날 이 책을 가져오셔서 한 시간씩만 읽어달라고 하셨어요. 좋아하는 책인데 눈이 나빠져서 이젠 책을 못 읽으신다며.
딸애가 쓴 책이었다.(신경숙 글 참 잘 쓴다. 울었다) 146
다른 사람이 아내에게 딸의 소설을 읽어주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아내를 잃어버리기 전에 당신은 아내를 거의 잊고 지냈다. 잊고 지내지 않을 때는 대부분 무엇을 탓하거나 방치했다.
이 집 따위는 다 잊고 내질러가서 다른 인생을 살고자 하였다.
당신에게 아내는 형철 엄마였다. 당신에게 형철 엄마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나무였다. 베어지거나 뽑히기 전에는 어딘가로 떠날 주 모르는 나무. 사라지고 난 뒤에야 손으로 만질 수 있을 것처럼 육감적으로 다가왔다.149
왼쪽 귀로 듣고 오른쪽 귀로 흘려버리던 아내의 잔소리가 이리 그리워질 줄은.152
당신의 누님은 입버릇처럼 전쟁 때 병역기피로 집에서 잠을 잘 수 없었던 적의 버릇이 당신의 ‘떠돌이병’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무너진 집안이라도 당신은 엄연해 이 집안의 종손이니 살아남아야 한다고 했다. 살아남아 선산을 지키고 제를 챙겨야한다고. 그렇다고 당신의 검지를 작두에 넣고 마디를 잘라버릴 것까진 없었다. 정작 선산을 지키고 계절마다 돌아오는 제를 지낸 건 당신 아내였으니까.153
이 집에서 사는 동안 당신이 아내를 이리 간절히 찾아보긴 처음이었다.
아내는 개는 머리가 좋아서 데려올 적에 눈을 가리지 않으면 제 어미 곁으로 돌아간다고 믿었다.161
나보다 더 오래 살지는 마시우.
내가 수의도 다 장만해놨소. 저기 장롱 위 저 태극무늬 상자에 있소. 내가 호사 좀 부렸소. 최고로 좋은 삼베로다 마련했네. 보믄 당신도 눈부실 것이네. 아름답당게요.162
당신이 기척을 안 하자 아내는 또 깊은 숨을 내쉬었다. 당신은 나보다 먼저 가시요이.
나보다 세살 많으니 삼년 먼저 가시요이. 억울하면 사흘 먼저 가시든가.
늙은이가 있는 집은 현관문 바깥서부터 알아본답디다. 냄새가 난다 안허요. 그래두 여자는 어찌어찌 지 몸 챙기며 살더마는 남자는 혼자 남으믄 영 추레해져서는 안되겠습디다. 더 살고 싶어도 나보다 오래 살지는 마요. 내가 잘 묻어주고 그러고 뒤따라갈 테니끼는… 거기까지는 내가 할 것이니께는.163
평생을 당신은 늘 아내보다 앞서서 걸었다. 어느 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길모퉁이를 돌기도 했다. (교통질서, 밖에서의 언어습관, 반말 시비조 같이 외출하기 싫은…)168
아내를 잃어버린 당신은, 혼자 남은 당신은, 빈집의 마루에 다리를 뻗은 채 소리를 팩 내질렀다. 아내가 사라진 뒤부터 늘 목에까지 차오르던 울음대신이었다.169
언제나 아픈 사람은 당신이었고 그런 당신을 보살피는 사람이 아내였다. 어쩌다가 아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당신은 나는 허리가 아프다고 한 사람이었다. (우리 아버님 똑 같다. 그러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혼자 6~7년이 되어도 아버님은 아픈 곳이 없으시다)171
당신은 기억에도 없는 일을 아내는 이따금 장탈로 고생할 적마다 바로 어제 겪은 듯 애기하곤 했다. (‘라구요’ 주인공이 되었다. 단지 친가이든 외가이든 당신을 아끼던 사람들, 예를 들어 인철이 아버지 모시고 밥이든 술이든 대접하자고 했을 뿐인데… 새댁 때 호순형님네 설 추설에 찾아와 여섯식구 밥상 차리던 고충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그 정도는 그려려니…”들어주면 안 좋겠나) 173
자식들한테 자신이 머리가 아프다는 걸 절대로 알리지 못하게 당신을 단속했다.
알어서 뭐 한다요? 지그들 할일만 못헐 틴디.
* “어제는 그랬는데 인자는 괜찮다!”며 덮어버렸다. 그저 차가운 얼굴이 되어 당신은 나허고 여태 왜 살었소? 그러면서도 아내는 때가 되면 장을 담갔고 매실즙을 내려고 산매실을 따러갔다.192


4장 또 다른 여인

내가 앉기 좋으라고 꼭 그 사람이 옮겨 심어놓은 것 같구나.
언 땅을 판 사람은 네 아버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었다. 216
결혼하고 그때까지 내 이름을 물어본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었네. 232
손도 잡지 못하게 해 미안했소. 나는 그렇게 당신에게 다가갔으면서 당신이 내게 다가오는 것 같으면 몰인정하게 굴었네. 처음에는 어색해서 그랬고, 얼마 후엔 그래선 안 될 것 같아 그랬고, 나중엔 내가 늙어 있었소이.
*당신은 내게 죄였고 행복이었네 234 (애틋한, 차마 애틋한…)
당신은 내 비밀이었네. 누구라도 나를 생각할 때 짐작조차 못할 당신이 내 인생에 있었네. 236
당신 앞에선 환자로 있기 싫었소.
나는 몇 해 전에 세워놓은 선산의 가묘로는 안 갈라요. 그리론 안가고 싶네. 248 (나도 ~ 거기서 또 뒷설거지 하며 제사음식하며 서열정해 잔소리 듣기 싫다우)
* 아, 봄날 새싹들처럼 정신없이 솟아나는 이 기억들을 어디서 멈춰야 할지를 모르겄네. 251


에필로그 장미묵주

엄마를 잃어버린 지 구개월째다. (본문을 흐린듯한…  안 써도 좋았을 성 싶다.)

해설 (정홍수)
피에타, 그 영원한 귀환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글을 향해 서서히 몸을 기울일 시간을 주지 않는다. 소설 속 ‘너’의 가슴 치는 후회와 자책은 곧장 소설을 읽는 ‘나’의 그것이 된다. 그 누구도 숨을 곳이 없다. (거울 보는 것과 같을 때, 때론 책을 덮기도 한다)
가족들은 엄마를 잃어버리기 이전에 이미 엄마를 거의 ‘잊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엄마의 실종을 게기로 ‘잃다’와 ‘잊다’가 같은 말이었음을 뼈아프게 깨닫는다.
잘못에 대한 처절한 고해성사다.
‘너는, 그는, 당신은, 엄마를 한 번도 그이가 지닌 인간의 존엄 위에서 대하고 생각한 적이 없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평생을 가족에 대한 한신과 배려의 고단하고 고단한 노동으로 채워온 엄마를. 그러나 나도, 당신도, 우리는…
앞의 세장은 큰딸, 큰아들, 그리고 아버지가 고해의 주체다. 그런데 그 고해는 ‘나는’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1장 심문의 분위기.
누가 그들을 그렇게 호명하며 고해의 장으로 불러낸 것일까. 엄마여야 한다.
마지막 4장은 사라진 엄마가 일인칭 화자로 등장하여 둘째딸의 집, 평생 숨겨온 마음의 의지처인 곰소의 그 남자 집, 남편과 아이들 고모가 있는 고향집,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태어나 자랐던 ‘엄마’의 집을 차례로 돌며 세상과 마지막 작별인사.
엄마는 육신을 허공에 띄운 채로 평생 처음 온전한 한 개인의 자리로 다가가서 ‘나는’을 발화하고 가족과 숨겨둔 마음의 사랑에게 말을 건넨다. 그녀는 이제,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6년 전, 어느 날 ‘어머니’를 ‘엄마’로 고쳐보았다. 신기한 일이었다. 어머니를 엄마로 고치고 나니 바로 첫 문장이 이루어졌다.
“엄마를 잃어버린 지 구개월째다” 소설의 에필로그에서 ‘너’가 벼락처럼 만나게 되는 성베드로 성당의 피에타상은 어디에 있다 나타나 마치 엄마가 돌아온 듯한 깊은 위로( 종교적으로 )
그녀의 모습은 한결같았다. 소처럼 큰 눈에 상처투성이 발등이 다 보이는 파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미켈란젤로가 죽음 직전까지 조각하다 미완성으로 남긴 또 하나늬 피에타상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안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우리는 지금 또 하나의 압도적인 피에타상 앞에 서 있다.
신경숙 소설은 단어와 문장의 축조가 아니라 흐름이다. 사실감과 핍진(逼眞)성은 일물일어(一物一語)의 숨 가쁜 대응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에서 온다.



박물군자   2009-09-29 20:45:45
모두 엄마를 찾은 사람들입니다.
편안해 보이네요.

신경숙씨가 저렇게 생기셨군요.
생각보다 젊어요.
자연   2009-09-30 02:05:25
<<엄마를 부탁해>>
선생님과 독서회 회원님들과 함께
릴레이 경주 처럼 이어지는 엄마들과의
축제는 환상 그 자체입니다.
올 여름에는 <<엄마를 부탁해>> 덕분에
부자가 된 마음이었습니다.
신경숙 작가님도 만나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