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망통 '내귀는 하나의 소라 껍데기' 장콕트
망통
망통을 간다고 말하면
"뭐, 망통?"
그곳에 뭐 볼것이 있다고?
이름이 망통이라 그러는 것 같다
프로방스 여행중에 만나는 사람들이
어디를 가면 좋을 것 같느냐고 물으면
'망통'을 빼 놓지 말라고 말한다
조용하고 아름답고 아늑하고 뭔가 한 편 꼭 쓰고 싶은 동네다
벅적이지 않아서 좋다
어정거리는 사람이
우리 둘 뿐이라 좋다
망통에서 앙티브로 넘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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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2일
망통
시대를 앞서간 시인 장 콕토, 망통
시인, 극작가, 연출가, 호가, 삽화가, 포스터 디자이너,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이너, 융단 제조자, 재즈 뮤지션, 도예가, 소설가, 문학비평가, 배우, 벽화미술가..... 장 콕토라는 이름 앞에는 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20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는 당대 최고의 지성인임을 의미하는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권, 칸 국제 영화제 명예회장으로 황금종려상을 디자인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늘 자신을 시인이라 말하며 자신의 작품을 분류할 때는 소설은 소설시, 평론은 평론시라고 뒤에 시자를 붙였다. 넘치는 재능으로 예술의 테두리를 넘나들며 방대한 작업을 했던 그였기에 ‘겉만 번지르르한 사기꾼이자 코미디언’이라는 혹평도 들었다. 특히 동성애자인 그를 조롱하는 사람도 많았다.
사진 속 콕토는 늘 고급 정장을 차려입은 말쑥한 지성인의 모습이다. 그는 신비의 세계를 갈망하는 순수한 예술가였다. 밤에 꿈을 꾸는 것으로 모자라 매일 오후, 옷을 차려입은 채 잠을 자기도 했고, 설탕이 꿈을 가져다준다고 믿었기에 매일 몇 봉지씩 설탕을 먹기도 했다.
망통은 레몬축전으로도 유명하다는데…. 대낮에 땡볕에 세워뒀던 차를 타는 것은 유황불 체험이 따로 없다. 나무 그늘이나 건물 안에만 들어가면 시원하다.
아기자기 니스가 해운대라면 망통은 송정 쯤의 운치다. 비치파라솔 카페 색깔별로. 내 귀는 하나의 소라껍데기 파도소리가 들린다오. 장 콕토가 머문 곳.
“내 마음의 긴장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순간들의 바아 뒤에 내리는 저녁들과 항혼에서 달이 뜰 때로 옮겨가는 시간이다.” - 아베르 카뮈의 <여행일기> 중
2013년 8월 2일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