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물금
류창희
2009. 10. 3. 18:50
물금
기차를 탄다.
기차라는 단어에는
만남도 있고 헤어짐도 있다.
속도감도 있고 숨고름도 있다.
탈때마다
설레인다.
경부선
값을 몇천원 더 치는 한이 있어도
순방향 C,D 창가쪽을 택한다.
창가에 앉으면
상행선
구포와 밀양사이
'물금'이라는 곳을 지난다.
한번도 내려본 적이 없는 물금
언젠가 꼭한번 내려 보고 싶은
물 금 물 금 물 금
물을 머금고 있다.
누군가
여강이나 푸른 도나우강을 이야기 하면
난 금새 물금이 떠오른다.
그곳에
가랑머리 소녀를 위해
강바람을 모아모아
휘파람을 불어주던
키큰 소년이 서 있을 것만 같은
물금이 좋다.
하행선
밀양에서 구포사이
뉘엿뉘엿
수면으로 해가 비치면
오래도록 바라본다
황혼의 시간을.
오늘 도
그는
사흘만의 해후이건만
봄바람에 꽃구경 갔다가
낙엽따라 돌아오는
연인을 맞이하듯
흰 머리카락 휘날리며
종착역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있다.
저녘밥을 사준다는 핑계로
물금이 점점 멀어진다.
부산역 도착
물덤벙이나 먹으러 갈까.
08. 05. 25. 2박3일 서울에 다녀오면서
곽인수 2008-08-02 09: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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