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라파예트르 백화점
백화점에 갔다
하루는 사러 가고 다음날은 바꾸러 갔다
명품코너에는 중국인들만 줄서서 있다
나는 브라우스를 하나사고, 목에 두른 스카프를 하나샀다
1만 2천원쯤인데 면소재라 가볍고 아깝지 않다
색상도 좋다
새로 구입한 면 스카프를 두르고
백화점 1층 모자코너에서
모자를 보고하고 있는데
어느 여자분이 반갑게 다가왔다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사람을 만나니
갑짜기
'누구신가?'
인천에서 파리행 비행기 옆자리에 앉았던 일본 분이다
일본 항공보다 한국항공이 가격이 낮아
한국을 경유하여 프랑스로 가는 것이 경제적이란다
어쩐지 비행기 안에 일본사람들이 많았다
따님이 파리에서 둘째 아이를 생산한다며
산바라지 하러 가는 중이라고 했다
벌써 보름쯤 지났다
자기 딸이 공주를 낳았다고 자랑한다
인연이라는 것이 묘해서
잠깐스쳐도 만날 사람은 꼭 만나진다
비행기안에서건 거리에서건
나의 '오지랖' 교류가 바쁘다
한국아줌아의 호기심천국이 낳은 느닷없는 반가움이다
나가사끼에 산다고 했다
내 이야기를 들은 집의 아이는
"엄마, 연락처를 받아오지요"
나가사끼 우동먹으러 핑계대고 놀러가면 될것을...
아쉬워한다
다음에 우연히 한번 더 만나지면
본격적으로 교류를 해볼 것이다
보름전 파리행 비행기안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일본 분
사진이 흔들려서 잘 나오지 않았다
거리 카페보다 백화점 레스토랑은 음식 시켜 먹기가 좋다
메뉴판의 프랑스어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림보고 찍으면 되니 편리하다
백화점 옥상에 오르니
파리시내가 다 보인다
도시의 미관상 5층이상의 높은 빌딩이 없으니
멀리 몽마르뜨로 언덕 에펠탑 개선문
노트로담사원 라데팡스 등등 모두 보인다
멀리 몽마르뜨로 사원의 첨탑이 보인다
'라파예트르 백화점' 바로 앞이
'오페라극장 가르니에' 이다
-------------------
백화점 쇼핑 첫날,
막바지 여름 세일기간이다
층층마다 물밀듯이 지나가는 사람들
그곳이 그곳같고 그사람이 그사람같고
사람이 많으면 우선 얼이 빠진다
가운데 중심을 잡아 조금씩 거리를 계산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길을 잃기 싶상이다
남자들은 이런 곳에서 빙글빙글 아이쇼핑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나도 옆에 참견하는 사람이 있으면 방해가 된다
어느 코너에서 흰색 면 블라우스를 하나 샀다
가격은 우리돈 2만5천원 선, 그다지 비싼것은 아닌데
디자인이 예사가 아니다
내 마음에는 흔쾌하지만, 점잖은 자리에는 입지못할 예술이다
집에 와서 살펴보니 주머니 부분에 올이 하나 튀었다
남편은 그냥 입으라고 했다
영수증과 물건을 들고 다음 날 백화점에 다시 갔다
도대체 몇층에서 샀는지 어느 매장인지 알수가 없다
더구나 프랑스 말도 영어도 캄캄하다
남편을 중앙 2층쯤의 아이스크림 매장옆에다 앉혀놓고
서로 휴대폰만 켜고 나는 '매장찾아 삼천리' 길에 나섰다
이쯤일까 저쯤일까?
아침 일찍 나섰으니 아직 백화점 안이 붐빌시간은 아니다
찾는데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어제 블라우스 사이즈를 찾아주던
'디카프리오'를 닮은 금발의 청년을 발견했다
오랫동안 헤어졌던 오누이를 만난듯 반가웠다
나는 매장에 들어서자 마자 눈인사를 건넸다
그 다음이 문제다
뭔가 말을 해야하는데...
바쁜 마음에 블라우스는 남편에게 있다
키작은 동양아줌마,
눈만 초롱초롱 청년을 빤히 바라봤다
뭔가를 따지러 간 눈빛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애절한 호소력이 보였을 것이다
잠시를 그러고 있으니 다른 직원들도 와서 합세를 한다
그때 나는 갑짜기 할 말이 떠 올랐다
"에스터데이, 쇼핑!"
"...?"
"에라!"
"...?"
"체인지!"
귀담아 듣고 있던 청년이 바쁘게 대답한다
"쏘리, OK!"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남편을 찾아 다시 매장으로 갔다
직원들 남편 나 모두 환하게 'OK'
문제해결 세마디 외국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