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근이와 부산국제영화제에 가다
<부산국제 영화제>
벌써 18년이나 되었다는데
30분 안의 거리에 살면서도 한번도 참석해보지 않았다
창경궁옆에 사는 사람이
일부러 시간내어 창경궁에 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화의 전당
낮에 거리에 걸린 홍보깃발은 맨날보고 다니는데
밤에 그곳에 가서보니
훨씬 선정적이고 국제적이다
김여사께서 표를 두장 보내줬다
어딜가나 영화제 영화배우 이야기다
특히, 내 수업에 들어오시는
이순(60세)을 넘은 남학생들은 날마다 발걸음이 바쁘시다
황정음이 예쁘다,
한효주가 예쁘다
이제 강수연은 나이 든 테가 난다 시며
온통 어리고 예쁜 여배우들 보는 재미에
표정이 환하게 밝으시다
또 포럼에 갔더니
어느 분은 해마다 개막식 폐막식에 다녀오셨는데
여배우들의 얼굴 몸매는 다 똑 같다고 말씀하신다
같은 성형외과에서 수술하고
다이어트 받고
얼굴 화장도 똑 같고
앞가슴 등뒤 찰랑찰랑 긴드레스가
앞트임이냐 옆트임이냐의 차이라고
세세한 부분을 전문가처럼 꼭꼭 찝어주신다.
단지, 다른 건 키 차이뿐이라며
은근, 국제적인 행사에 초대장을 받을 정도의
부산을 이끄는 고명인사라는 것을
대놓고 자랑하신다
베니스영화제 칸느영화제에 버금가는
위상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세계의 영화에술의 거장들이 많이 와서
이제는 부산에서 열리는 영화제가
부산시민들의 차지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나도 한마디!
영화표를 선물로 받을 정도의
부산시민이라는 자랑을 하는 거다
(생전 처음 받아 본 영화표 선물, 김여사 고마워요)
야외 상영장
영화의 전당으로 들어가는 도로부터
붉은 카핏이 깔려있었으나
그날, 비도 오고
사람이 너무 많아 이리 저리 밀리고 밀려
카메라에 담을 엄두도 못 내었다
겨우 표를 내고 행사장에 들어가
며느리 영근이와
"우와~! 멋지다"
ㅋ ㅋ ㅋ
영근이 왈 : "어머니, 저도 대학생때 국제영화제 자원봉사했었어요"
은근히 '자랑(?)'이다
영화 <요리대전>
배우 감독 피디들이 오프닝 나와
인사를 한다.
촌스럽게도 나는 이런 오프닝 행사도 처음봤다
관객과 함께 호응하는 분위기
현장감이 좋았다
영화, 물론 좋았다
코믹하고 경쾌했다
영화표 두장에
고부간의 추억쌓기 ^^
갑짜기 나의 삶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듯
아름다운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