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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까마득하게 까먹고 다른 짓을 할때
일깨워주는 벗들이 있다.
때론, 잠수함이라도 타고 숨어들고 싶을 때도 있지만.
글을 끊을 수도
그렇다고 글벗들의 인연을 끊을 수도 없이
'종신형'에 묶여 버거울 때도 있다.
난, 때때로 반성한다.
좁고 이기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 같은 날이 그렇다.
수업끝나고 잠시 얼굴이라도 보고와야 하는데,
지각하고 ... 변명하고 ... 번거로움을 핑계로 곧바로 집으로 왔다.
지성과 감성반에 스승같은 글선배들이 많다.
단지, 용감하고 겁이 없어 먼저 나섰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나는
얼마 못가서 금방 지치거나 넘어질지도 모른다.
수업에 결석을 하게된 나를
벌을 주어야 마땅한데...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보내왔다.
이렇게 혼자
'화사한 감동'을 누려도 되는지.
희아님은
꽃등잔을 손수구워 보내주셨다.
마음 차분하게 촛불 켜고 글이나 쓰라는 뜻인데...
어두운 밤,
창밖에 비가 온다.
남편하고 나는
꽃그림자 비춰보며
저녁내내 불장난을 했다.
불타는 오늘 밤,
오줌 한바가지 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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