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류창희 2009. 10. 3. 21:26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한문화 2000년

글쓰기를 통해 삶이 끝나는 날까지 건강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실천적인 훈련

내 가족에 대해 쓰기 시작. 내 가족에 대해서라면 그 누구도 내가 틀렸다고 말할 사람이 없으리라. 이 세상에서 내 가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실천적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충실하게 살겠다는 뜻

* 초심자의 마음, 종이와 연필
두달 전에 꽤 괜찮은 글을 썼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쓴다는 보장은 없는 법.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글을 써야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
필기구를 마련해야한다. 생각은 손이 움직이는 것보다 언제나 앞서 달려가기 때문.
종이는 글 쓰는 이에게 더없이 중요한 장비.
감정적인 글을 쓸 때는 처음에는 직접 손으로 쓴다. 손으로 쓰는 것이 심장의 운동과 더욱 가깝게 연결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첫 생각과 만나서 거기서부터 글을 퍼낼 때 당신은 싸움에 나선 전사가 된다..
손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글을 쓰다 울음이 터져 나오는 적이 있다. 글을 쓰면서 눈물을 흘리는 적도 있다. 그래도 계속 써야한다. 자신의 감정에 마멸되지 않아야 진실을 파고들 수 있다.
손을 계속 움직여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편집하려 들지 말라. 그대로 밀고 나라라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대로 내버려 두어라.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첫 생각에 활활 불을 붙여주는 것, 사회적 체면 또는 내면의 검열관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내면의 에너지원에 도달하는 것, 피상적으로 우리가 느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마음이 보고 느끼는 것.
첫 생각이란 무엇인가. 마음에서 가장 먼저 ‘번쩍’ 하고 빛을 내는 불씨이다. 이 불씨의 뿌리는 엄청남 에너지를 가진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불씨는 대개 우리 내부의 검열관에 의해 진화되어 버린다.

* 멈추지 말고 계속 써라
진짜 중요한 것은 작품과 더불어 우리의 삶을 꾸려나가는 과정(글쓰기 삶쓰기)
글쓰기 훈련은 몸을 데우는 워밍업 단계
훈련은 공연에 앞서 무용수가 몸을 풀고, 시합 전 육상선수가 스트레칭을 하는 것과 똑같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글도 많이 쓰면 쓸수록 실력이 향상된다.
지금 당신의 마음이 달려가는 곳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대로 적어 내려가라. 제발 어떤 기준에 의해 글을 조절하지 말라.

* 예술적인 안정성을 얻는 과정
습작시절 엉클어진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안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바깥에서부터 쏟아지는 비평도 무섭지 않다.

* 습작을 위한 이야깃거리를 묶어보자
평소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를 때마다 아이디어를 적어 두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 두다. 단 한 줄 짜리 짧은 글일 수도 있다.
삶의 재료를 삭혀서 퇴비로 만드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시작이다.
삶의 모든 순간순간을 통해 비료를 먹고, 태양열을 빨아들여 점점 무성하고 진한 초록 잎을 지닌 식물로 자랄 준비를.

* 나태함과의 싸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일주일 후 작품을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해라. 보여주기 위해 무언가 쓰지 않으면 안 되게.
한 달에 노트한권은 채우도록 애쓴다. 글의 질은 따지지 않고 순전히 양만으로 내 직무를 판단. 무조건 노트 한 권을 채우는 일 자체를 중요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어떤 글이든 언제든지 쓰겠다는 자세가 중요.(치열)

* 내 앞에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라. 공부가 부족해서 자신이 쓴 글이 증명하지 못한다고 걱정하지 말라. 내 마음이 그 들판 속으로 영원히 산책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 내면의 잠재능력에 가닿아라
재능과 능력은 훈련을 거쳐 가면서 커지는 법.
글쓰기를 배운답시고 쓸데없이 대가들과 문학 강의를 좇아 철새처럼 옮겨 다니지 말라.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시의 온기에서는 발을 떼고 시에‘대하여’ 말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말자.

* 논리를 뛰어넘어 모든 것을 수용하라
개미 한 마리와 코끼리 한 마리 안에서 공통된 다른 하나를 볼 수 있는 폭넓고 열린 시각을 가져와 한다.

* 강박증의 힘을 이용하라
작가란 종국에는 자신의 강박증을 쓰게 되어있다. 나를 괴롭히는 강박증에는 힘이 있다.
그 힘을 거부하지 말고 이용하라.
글쓰기에  대한 강박증은 직접 글을 써서 풀어내야 한다.

* 세부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
글쓰기에서 우리가 살았던 장소와 그 공간을 채우던 사물들의 이름을 불러 주고 그것을 우리 삶의 세부사항으로서 써 내려가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작가는 의미 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한다.
세부묘사는 우리가 만나는 세상 모든 것들, 모든 순간들에 이름을 붙여주고 그 이름을 불러 주고 기억하는 것과 같다.

* 작가는 비를 맞는 바보
작가는 남들보다 인생을 두 배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자신의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모습을 면밀하게 검토. 삶을 이루고 있는 재질과 세부 사항을 들여다본다.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인생.
시간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는 땅과 같은 것.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조금 어수룩한 바보가 되어도 괜찮다. 내 마음 속에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느림보가 들어있다.

* 글쓰기는 사랑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글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기 체면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위한 방편이나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

* 말하지 말고 보여 달라
내 글을 읽은 사람이 분노를 느끼게 하는 글을 쓰라는 뜻. 상황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정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작가는 슬픔과 기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독자의 손을 잡고 슬픔과 기쁨의 골짜기로 끌어가야 한다.
실제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일은 절대 쓸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 이야기에 당신만의 숨결을 불어넣었는지 확인하라는 뜻.

* 그냥 꽃이 아니라 그 꽃의 이름을 불러주라
‘창문가의 꽃’이 아니라 ‘창문가의 제라늄’.
사물의 이름을 알고 있을 때, 우리는 근원에 휠씬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바로 내 앞에 있는 것을 쓰라

* 몰입이 주는 깨달음
글쓰기 속에 몰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으로부터 차단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언제나 세상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몰입이어야 한다.

* 이야기 친구를 만들라
작가는 모든 소문과 지나가는 이야기를 귀담아 들을 책임이 있다. 이야기꾼은 이런 방식으로 인생을 배워나간다.
당신이 수없이 말했던 이야기들을 목록으로 만들어보라. 그것으로 글쓰기의 많은 부분이 이미 이루어진 것이다.

* 동물적인 감각으로
글을 쓰고 있지 않을 때도 당신은 작가이다.
동물처럼 내가 쓰려는 이야기의 먹잇감들을 하나씩 비축해 두자
작가는 요리를 하고 있건, 잠을 자건, 산책을 하건 언제나 작가이다.
지나가는 거리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주면 절대 길을 잃는 법은 없다. 사이사이 ‘덩샤오핑’

* 자기 마음을 믿어라
어쩌면, 아마도, 아무튼 부정형의 수식어, 글쎄~ ‘이것은 푸른 말이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라

* 변덕스러운 마음을 길들이는 법
글쓰기 좋은 장소를 선별하는 것도 하나의 기술.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 오히려 당신을 혼자가 될 수 있게 해준다.

* 작업실에 대하여
글을 쓸 공간을 구할 생각이라면, 그야말로 방 하나만 구하라. 그 방이 비가 새지 않고, 창이 하나 있고 겨울철 난방만 된다면 그만이다.
더 이상 손 볼 데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에 앉아서 이 사실을 애써 잊으려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자신이 사는 마을을 순례하라
작가는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을 쓰는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 있게 만들고, 우리가 단순한 존재이지만 특별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줌.
평범한 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배우라.
내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목록으로 만들어보라. 이 목록에 들어있는 것들을 단 한번이라도 언급하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하라

* 의심은 고문이다
설령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출판되지 않더라도 도 다른 글을 다시 또 쓰라.

*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다.
글쓰기는 나의 친구이다. 글쓰기는 절대로 나를 버리지 않는다. 내기 셀 수 없이 많은 글을 버릴 수는 있어도 글쓰기가 나를 버리는 일은 절대 없다.

* 너와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우리에게는 그냥 살아가는 우리 삶이 있다. 우리는 그냥 글을 쓰고 싶은 것이며, 그냥 비와 식탁과 음악과 종이컵과 소나무를 만지고 싶은 것이다.

* 작가로서 살아남는 길
종이에는 멋진 시를 적지만…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또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 두 가지 모두 근사한 것이긴 하지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보내라
일본에는 뛰어난 하이쿠를 적은 종이를 병에 담아 강이나 가까이 있는 개울에 띄어 보내는 멋진 시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것은 작가에게 자기가 만들어 낸 작품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아주 심원한 본보기다.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보내는 것, 그럴 수 있을 때 작가로서 완전하게 설 수 있다.

* 시간이 작가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매일 글을 쓰라.
마음은 다른 곳에 두고 단지 규칙에 맞추기 위해 엄청남 노력을 쏟는 것처럼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는 없다.
일주일 멀게는 1년이 되어도 좋으니 글쓰기에서 떨어져 있으라.
말하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을 때까지 기다리라.

*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글쓰기는 숨을 쉬는 것과 똑같다. 아무리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숨쉬기를 잊어버릴  순 없다.

* 사무라이가 되어 글을 쓰라
만약 그 글에 한 줄이라도 에너지가 있다면, 그 한 줄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 버려도 좋다.



류창희   2008-11-10 15:31:18
이런 저런 곳에서
원고청탁이나 혹은, 수필론에 대하여
이야기해줄 것을 요구한다.

이젠 더 이상 궁지에 몰릴 여지가 없다.

등단하기 전 읽었던 책을 다시 뒤적이며
초심의 마음으로 ...

'반성'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이젠, 염치가 없다.
호미   2008-11-11 17:29:46
오래 전에........
글을 쓰는 이들이 쏟아내는 아픔이 부러워서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명령어의 책을 샀었습니다.
밑줄 좌~악 그어가며 읽은 책을 덮어두곤,
저는 기냥 논어가 좋아서 드러누눴습니다려....
푸른솔   2008-11-12 11:17:09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구입해야겠습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
좋은책을 소개해주어 감사합니다.
류샘 잘계시죠.
항상 일상에 부지런함으로 사는
류샘이 부럽습니다.
류창희   2008-11-12 20:59:46
푸른 솔님^^
'오죽하면 여북하다'는 말이 있지요.
뼛속까지 반성중이랍니다.
일상이 한가해야
사색이 깃들거늘....
류창희   2008-11-12 22:28:36
호미님
호미선배님도 '너도풀꽃과'이십니다.
틈틈이 습작하세요.

2001년 제가 등단패 받던 날,
저를 아끼는 어느 선생님께서
"류선생! 문학을 하려면 '논어' 를 읽어"
그날 이후,
논어를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호미님 글을 보니
문뜩,
작년에 돌아가신 '이동영선생님'이
그립습니다.

제가 올해 책 낸걸 아셨다면,
또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요.

보답하는 길은 좋은 글 써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