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홉산에서 만난 봄

류창희 2009. 10. 3. 23:13










아홉명이
아홉산에 올랐다.
오르지 않고 걸었다.
아침부터 저녘까지
오르락 내리락 아홉구비를 돌았지만
우리 일행말고는 한팀도 마주치지 못했다.

흰재비꽃
보라빛 현호색
홀아비 바람꽃
엘레지
진달래 꽃이 간혹 간혹 지나가는 우리들을 빼꼼히 내다봤다.




호수아빠   2009-03-20 10:32:18
봄꽃구경....서울은 아직...그래도 젊은 가시내들 클림트만큼 화려한 봄에 짧은치마 나플거리고 다니니 곧 오겠죠....
류창희   2009-03-20 22:10:03
어제 내린 봄비에
목련꽃과 개나리는 이미 지고있고
아파트 안 벚꽃은 몇송이씩 피기 시작.
며칠 후면 팦콘 터지듯 대책없이 막 피어날 듯,
'서울의 봄' 기다리시게.
다음 주, 부산의 봄바람 싣고 날아갈 터^^
강변학생   2009-03-21 20:05:08
산에는 곷이피네
영춘화도
두견화도
山茶花 櫻花 白頭翁 이 피었지요
모두모두 春野 선생님의
말씀이지요
꽃피는 삼월이를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며
류창희   2009-03-24 18:05:33
강변학생님
시로 답을 합니다.

대책없는 봄날 / 임 영 조

얼마 전, 섬진강에서
가장 이쁜 매화년을 몰래 꼬드겨서
둘이 야반도주를 하였는데요.

그 소문이
매화골 일대에
쫘악 퍼졌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도심의 공원에 산책을 나갔더니,


거기에 있던 꽃들이 나를 보더니만
와르르- 웃어젖히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요.

거기다 본처같은 목년(목련!)이
잔뜩 부은 얼굴로 달려와
기세 등등하게 넓다란 꽃잎을
귀싸대기 때리듯 날려대지요,

옆에 있는 산수유년은
말리지도 않고 재잘대기만 하는 폼이
꼭 시어머니 편드는
누이년 같아서 얄밉기만 하고요,


개나리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꼼지락거리며
호기심어린 싹눈을 내미는데요,

아이고,
수다스런 고 년들의 입심이 이제
꽃가루로 사방천지에 삐라처럼 날리는데요,
이 대책없는 봄을 어찌해야겠습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