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오십견, 그녀 2
류창희
2012. 6. 17. 09:54
오십견 2
왼쪽 팔을 빼버리고 싶다.
이틀에 한 번씩 침 맞고 부황 뜨고 충격파 전기치료를 받는다.
아무리 정신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려 해도 아프다는 생각뿐이다.
팔을 핑계 삼아 실행하지 못하는 가사와 일상이 쌓여만 간다.
특히, 밤이 무섭다.
생각이 온통 팔에만 집중되어 있어
돌아누우려면 몸이 마음의 비위를 맞추지 못해
“아야!” “악!” 비명 소라와 함께 심신이 고단하다.
하루에도 몇번씩
잊을만하면 다시 '욱신욱신' 쑤신다.
꼭 생리 중의 여자 같다.
어서 끝나고 생리대를 빼버리고 싶듯,
어서 아픈 팔을 잊어버리고 싶다.
폐경 된 지 십 년,
때론 짜증 나고 찝찝했던 그날들이
그래도 젊은 날이었다고 그리울 때가 있다.
먼 훗날,
왼쪽 팔 아프던 오늘도 그리운 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