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원북원 선포식

류창희 2010. 4. 25. 11:06

원북원 부산
2010 선정도서
산동네 공부방,
선포식장

부산시청 1층 대강당







축하연주(맑은소리 합창단 :명진초등학교)

 
나는 처음에 글을 쓰면서
내가 작가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쓰고 싶어 쓰고 ...
어찌 쓰다보니 책도 한권 엮고
그 책 덕분으로 크고 작은 행복을 맛보며 지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고약한 것은 
누가 문학으로 명성이 높아지면
약이 올라하며
택도 아닌, 비교를 하고 있는 나를 본다.

나는 올해,
 문학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원북원 부산 행사의 운영위원으로 위촉받았다. 
꼭 가봐야 할 상황이기에 숙제처럼 갔다. 

원북원 선정도서
'산동네 공부방'의 저자 최수연 작가
그녀에 대해 조금도 아는 것이 없다.
행사장에 가는 순간까지, 책도 읽지 않았다.
얼마간의 질투와 부러움으로 참석했다.


  
(강연중인 최수연 작가)


천여명의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올라서서
차분하게 당차게 써온듯한 강연을 시작할 때

'이것이 뭔가~'
코끝이 찡하더니
눈에서 눈물이 나와야 하는데
가슴 깊은 곳에서 부끄러움이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속 울음을 울었다.

난, 여태 무얼하고 살았었나.

한 순간도 마음놓고 퍼져 살지는 않았었는데...

결국, 나를 위해서만 살았다.
부모 남편 아이들  등등 
내 식구만 감싸고 산것 같다.
최수연작가처럼 불특정 누군가를 위해 
나를 오롯이 내어 주는 일을 하지않았던것 같다.


나는 늘 스스로 말한다.
"나는 키도 작고 몸무게도 작다."


식이 다 끝나도록 뒤에서 지켜보고
앞으로 나가 진행했던 도서관직원들과 인사하고
최수연 작가와 함께 섰다.

사진을 찍기위해 그녀 옆에 서니
나보다 훨씬 더 작고 나보다 훨씬 더 살이 없어
잡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아마, 그날 책을 다 읽고 갔더라면
난 감히 그녀 옆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크고 높은 사람
숭고함, 숭고함 자체였다.
그녀의 파워에 쫄아들었다.
그녀를 지키는 힘은 무엇일까.





집에와서 최수연 작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제복의 힘이라는 것이 있다.
그녀는 분명
스님도 신부님도 수녀님도 아닌데
'관객', 이라는 단어를 생각했다.
그녀를 지켜보는 관객에 대해서...


멋있는 삶을 보았다.
을먹울먹 하는 내 이야기를 다 듣더니
남편이 말했다.
"류창희씨도 성당에 나가고 싶으면 나가요"
"..."


이천십년 원북원
정말 온 부산시민들이 잘 선정한것 같다.
올붐, 유난히 춥고 어렵고 우울한데
책한권이 주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
 또, 희망이 보인다.
부산에서 시작될 것이다.
희망의 서곡은!





최수연작가의 책이 선정된 것에 축하를 보내며
그녀의 삶에 머리 숙인다.



12월 까지 행사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