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이태원입니다
30년쯤 전에 가보고 처음입니다
국적이 모호한 동네죠

 

건물도 피자집 간판도
와우~
눈이 휘둥그레
이국적인 거리
볼거리 많습니다

어둑어둑해지는 거리
레온싸인 하나씩 불이 켜지는데

나와 내 짝지 같은 중년은
잘 눈에 띄지않습니다

이태원은 젊음의 거리같습니다


 

줄이 어디까지 서 있기에
뭔가하고 줄을 서봤더니
머리 빡빡 깎은
유명연예인의 중국식 식당입니다

좁고 삐거덕거리는 실내에
사람이 가득합니다

중늙은이 끼어들
분위기도 자리도 없습니다

 

다국적이죠
다양성입니다

크와~~
내 소원이 무엇인가 하면요

여름이 생일인 나는
예전에는 소박하게
시원한 '모리소바' 두장 먹는 거였습니다.


요즘 나는 간이 커져서
노천카페에서
어깨 끈나시 원피스 입고
맨발로 
'이태리 스파게티'를 시켜 먹는 것입니다

아직, 한번도 
그래보지 못했습니다.


길거리에서 상인들을 보고
제가 물었습니다

"저희는 부산에서 왔는데요
이태원에서
'스타게티' 제일 잘하는 곳이 어디에요?"

상인이 말했습니다.
"이태원에서 가장 맛있는 곳 찾으려면
10번은 와야한다"

집집마다 맛이 다 달라
10번 올때마다 다른 맛을 볼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태원 상인다운 말이죠
그말은 곧
맛이 다 같다는 말 같이 들렸습니다


내 짝지의  스타게티
  

나의 스파게티

맛도 촛불도
운치도 좋았습니다

 

 

색과 맛에 꼭 맞는
와인을 한병 곁들이고 싶었으나


식사값에 놀란 나머지
콜라 한잔을 대신하며


에구~
평생소원
노천카페에서 와인마시는 숙제는
또, 그 언제쯤으로 미뤘답니다

숙제때문에
또 열심히 일할 에너지를 찾습니다.

 

 

이태원의 밤은 깊어가고
나의 인생도 깊어갑니다

이럭저럭
세월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