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도, 자이살메르성 데저트보이

류창희 2013. 1. 5. 18:00

 

 

 

2013년 1월 4일

라자스탄 자이뿌르 자이살메르 성에 도착했다

 

 

 

 

 

 

 

데저트 보이 (사막 소년)호텔애서 나온 청년이

우리 짐을 지고있다

골목 골목 꼬불꼬불

사실 우리도 식사하고 들어갈 때 마다

골목길을 잃어버리곤 했다

 

 

 

 

 

 

 

 

 

호텔 앞에 도착하니

사막소년이 문 옆에 자리를 펴고 앉아있다

딴에는 '컨셉'이다

 

 

성안에서 가장 뷰가 아름다운 비싼 집답게

소픔들이 고풍스럽다

 

유럼인 인테리어 디나이너의 손길을 탄 집으로

인도 내에서 가격대비 최상위권이다

특히 우리가 머무는 방과

옥상레스토랑은 많은 관광객들이 일부러 구경오는 집이다

 

 

 

 

 

 

 

 

 

 

 

 

 

 

 

 

 

 

 

 

 

 

 

 

이런 멋진 시설들은

나중(바라나시에 갔을 때)에 알고 보니 모두

우리 두사람을 위해 있는 것들이다

 

 

 

 

 

 

 

 

 

 

 

 

 

 

 

 

 

 

 

 

 

 

 

 

 

 

 

 

 

 

우리가 머문 방이다

 

 

 

 

 

 

 

석양에 책한권 들고 쉬는 공간이다

 

 

 

 

 

 

 

 

자물통도 멋지다

 

 

 

 

 

 

 

자이살메르 성밖이 한눈데 보인다

 

 

 

 

 

 

근 천년(9백년)의 세월이 벽돌로 부서져 내린다

 

 

 

 

 

 

 

나는 이 멋진 방의 '여왕'이 되었다

주위의 모든 소품과 디스플레이

성밖의 풍경

다 나를 위해 펼처져있다

 

근데, 실제로는 누리지 못했다

인도여행에 익숙하지 않았고

또 델리에 열악한 환경에서

기가 죽어 있었기 때문이다

 

 

 

 

 

 

 

 

 

 

 

 

 

 

 

 

 

 

 

 

 

 

온수를 데우는 시설도 갖춰져있다

서양건축가가 만든 것이다

 

 

 

 

 

 

 

 

 

 

 

 

 

 

 

"야!, 소, 너 나보지 말고 저리가!"

짐을 풀어 놓고 성안을 둘러본다

 

 

 

 

 

 

 

 

라자스탄주는 자수가 유명하다

식탁보, 침대보, 등의 천에

수를 놓거나 구슬을 붙여 화려하다

 

 

 

 

 

 

 

 

 

 

 

 

 

 

 

 

 

 

 

 

 

 

 

호텔안의 아침을 주는 식당이다

 

 

 

 

 

 

 

 

 

 

 

 

 

빨간 손도장

'사티'라고 한다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벽에 손도장을 찍고

불속으로 뛰어들어 따라 죽는다

일종의 '열녀문'이다

 

자기 딸이 자기 여동생이

남편을 따라 죽으면 가문의 영광으로 여긴다

말은 자발이라 하지만, 일종의 살인행위다

남자들의 폭력이다

 

 

개인의 성앞에 사티가 있는 곳이 많은데

아직도 수학여행단의 학생들이

저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리틀 이탈이안 식당

 

 

 

 

 

 

델리역주변에서 만났던 가족을 만났다

 

 

 

 

 

 

 

 

 

 

 

 

 

 

 

 

 

 

 

 

 

 

 

 

 

 

 

 

데저트보이 호텔에서 아침에 주는 식사다

식빵과 계란

인도계란은 왜 쌍알인지 모르겠다

이곳저곳 다니면서 쌍알을 많이 먹었다

 

 

 

 

 

 

 

 

그날, 나는 치렁치렁 찰랑찰랑

흰치마를 입고 싶었다

어차피 사막체험을 위한 일정이니

사막에 어울리는 빛깔이고 싶었다

 

 

 

 

 

 

 

 

 

 

 

 

 

 

 

 

 

 

 

 

 

 

 

 

 

 

 

자이살메르 낙타 투어를 위해

타이타닉 '루루(폴루)'의 집으로 갔다

 

 

 

 

 

 

 

 

 

 

 

 

 

 

 

 

 

 

 

 

 

호텔안은 무지 무지 추웠다

이불을 더 달라고 했더니

갖다준 이불이다

 

 

나의 남편은 흥분하여 "누더기"라고 소리지르고

그들은 "베리 나이스"라고 우기던 그 문제의 이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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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스탄주 자이살메르 도착,> 여기는 인도다. 기차역에 내렸을 때, 릭샤꾼들이 몰렸다. 어안이 벙벙 거의 다 빠져나가고 나서 끈질기게 귀찮게 하는 릭샤꾼들을 따돌리려고 근거리로 나앉았다. 호객행위에 진절넌더리가 난다. 어느 젊은이가 다가오더니 우리가 자기 손님이라고 한다. 우리는 책과 지도로 위치와 이름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놈도 호객꾼인지 사기꾼인지 알 수가 없는데, 그가 우리 이름을 말한다. 예약해 놓은 호텔에서 우리를 맞이하려고 나온 사람이다. 그 말은 자이살메르 성안에서 가장 좋은 호텔을 예약하고 왔다는 자랑이다. 가장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가장 비싼 집이다.

 

 

성안에는 릭샤가 들어가지 못해 인도 청년이 짐을 지고 꼬불꼬불 돌아돌아 데쟈뷰 뷰가 아름다운 호텔에 도착했다. 글쎄 뭐라고 말해야 하나. 크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천 년 전의 부서져 가는 성안에 아름다운 석양이 온통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방이다. 배낭여행객의 몇십 배를 지급한 방이다. 역사가 묻어나는 고풍스러움이 좋다. 그랬다. 좋았다. 난방, 아예 안된다. 따뜻한 물, 찔찔이다. 밤새도록 열 몇 시간 기차를 타고왔으니 한방에 쓰러질 판이다.

 

비몽사몽 있는데 남편의 큰 목소리가 들린다. 너무 추워 덮을 것을 한 장 더 달라고 했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 이불이 문제였다. 남편은 “이게 누더기지 사람이 덮을 거냐?”라고 따지고 종업원은 “베리 나이스”라고 우겼다. 나는 옷 많이 입었으니 그냥 자자고 말했다. 이것들이 베리 나이스를 보질 못했나 하면서 씩씩거린다. 아침에 보니 내 눈에도 분명히 구멍이 뻥뻥 뚫린 누더기였다. 그날 저녁, 라자스탄 사막에 별을 바라보며 알았다. 그 정도면 ‘베리 나이스’ 맞다. 아니 베리 베리 나이스나이스다. 방안의 도마뱀이 생쥐기가 길거리 동작 빠른 원숭이가 골목에서 꿀꿀거리는 돼지와 뿔 달린 소가 앞길을 가로막는 것이 낙타가 코끼리가 무서운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적어도 내 몸에 달라붙지는 않는다. 가장 무서운 것은 베리 나이스에 서식하는 이가 무섭다. 갑자기 머리가 가렵다. 몸이 근질거린다. 아무 소리 말고 스스로 꽁꽁 싸매고 막자.

 

나는 남편 옆에 꼭 붙어서 잤다. 너무 추웠기 때문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남편도 내 옆에 붙어서 새우잠을 자는데 숨소리가 심상치 않다. 가파르다. 이 상황에도 아내 생각이 나는가 싶어 팔베개를 베었다. 숨소리가 점점 빨라진다. 방도 추운데 못이기는 척 안겨주자 하는 마음으로 더 다가가 밀착을 하는데 남편이 갑자기 달려들어 내 목을 조르는 것이 아닌가. 밀쳐내며 빠져나오려고 하니 더욱 힘을 준다. 서로 있는 힘을 다해 전투가 벌어졌다. 그는 잠결이고 나는 맨정신이니 내가 두들겨 패 깨웠다.

 

방안에 열 명의 도둑이 들었단다. 다 도망가고 세 명이 남았는데 그중 한 명을 잡았다고 한다. 그 한 명은 자다가 불시에 봉변을 당한 자신의 아내이다. 나는 꿈속에서 내란 군을 5층 창가에서 밀어내고 떨어져서 다쳤을까 봐 내다보지도 못하고 탁자 밑으로 숨다가 깨어났다. 이 사람도 남자라 표현을 안 해 그렇지 고된 여행길에 많이 긴장하고 있구나 여기니 가엽고 고맙다.

 

다니면서 사람들이 부부가 그것도 초로의 부부가 유럽도 아닌 인도 자유배낭여행이라니 놀라면서 부러워들 한다. 한국 관광객을 만나 부러워하는 그들에게 “낮에는 보호자지만 밤에는 목숨을 지킨다.”라며 어젯밤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느 분이 장난기가 발동하여 아마, 본심이었을 것이다고 놀린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일부러 그런 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라고 했더니, “오늘 저녁, 쥐도 새도 모르게 사막에 묻어버리고 오라.”라고 한다. 매일 극한 상황들과 맞닥뜨리다 보니 언어도 꿈도 농담도 극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