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디아, 바라나시 갠지스 강

류창희 2013. 1. 18. 18:00

 

 

1월 15일 갠지스 강

 

"바라나시를 보지 않았다면,

인도를 보지 않은 것이다"

라고들 말한다

 

 

 

 

 

 

 

여행자들 또한

불타는 장작더미를 바라보며

자신을 뒤돌아 본다

 

 

 

 

 

 

 

 

 

아침이면 가트 주변은 목욕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전생 현생 내생 등

삼세의 죄업을 씻으면

윤회의 사슬이 끊어진다고 한다

 

 

 

 

 

 

 

 

 

 

 

 

 

 

 

 

 

 

 

 

 

 

 

 

 

 

 

 

 

 

 

 

 

 

 

 

 

 

 

 

 

 

 

 

 

 

 

 

 

 

 

 

 

 

 

빨래하는 사람들

 

 

 

 

 

 

 

 

 

 

 

 

 

 

 

 

 

 

 

 

 

 

 

 

 

 

 

 

 

 

 

 

 

 

 

 

 

 

 

 

 

 

 

 

 

 

내가 머물고 있는 알카호텔

가트 옆이다

매일 

 해뜨는 것과 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배타고 강건너

 

 

 

 

 

 

 

 

 

 

 

 

 

 

밤에도 배타고 뿌자의식을 보거나

장작더미위에 시체타는 것을 본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방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갈사라이 쪽 가트에는 관광객이 없다

새벽이나 늦은 저녁을 피해

호젓하게 걸어보는 것도 좋다

갠지즈 강가의 주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볼수가 있다

호기심어린 눈길과 카메라만 들이대지 않으면

서로 나마스떼다 

 

 

 

 

 

 

 

 

 

 

 

 

 

 

 

 

 

 

 

 

 

 

 

 

 

 

 

 

 

 

 

 

 

 

 

 

 

 

 

 

 

 

 

 

 

 

 

 

 

 

 

 

 

 

 

 

 

 

 

 

 

 

 

 

 

 

 

인도에서 만난 인도청년 왈:

한국이름 (선재)

"바라나시 갈매기는 부산에서 온 갈매기다"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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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일 수

 

바라나시 갠지스 강 가에 도착

인도, 人道

인도, 引導

인도(印度)는, 인도(人道) 위에서 사람을 인도(引導)하는 곳이다.

'라가카페'에서 김치찌개 먹고 갠지스 강가 알카호텔로 갔다.

밥 먹다 말고 전기 나가고 머리감는데 따뜻한물 끊겼다.

 

정전과 연착은 인도의 전기와 기차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를 걷는 사람의 몸도 마음을 따라잡지 못하고 멈추었다.

 

인도는 인도를 만든다. 힌디들의 무슨 축제기간이라고 한다. 삼 년마다 열리는 축제라는데 사원마다 사람들이 들어가려고 선 줄이 도로까지 점령했다. 군인들이 곳곳에 많아 금방 전쟁이라도 일어날듯하다. 이슬람교도와의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종교마찰을 사전에 막자는 의미라는데 아수라장이다. 신에게 바칠 작은 꽃 목걸이 조악한 반지 팔찌 음식물 쪼만쪼만한 물건을 손에 들고 맨발로 소똥 개똥을 밟으며 행복에 겨운 표정들이다.

 

사람이 많다 보니 긴 장대 막대기를 밧줄로 묶어 가위로 잘라낸다. 금방 뚝딱뚝딱 마구간처럼 우리가 만들어져 힌두교 사람들을 그 안으로 몰아넣는다. 현재 바라나시에 군인과 경찰이 3천 명이라고 한다. 그들은 자국민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나 여행객에게는 관대하다. 길을 물어도 인사를 해도 다 받아주는데 막대기나 총을 든 모습으로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면 단호하게 거부한다.

 

갠지스 강 가에 가장 전망이 좋은 <알카호텔>을 저렴한 가격에 얻었다. 하루 900루피다.

창가 쪽이면 4~5배가 더 비싸다. 우리 방은 창문이 없는 가운데 방이다.방문만 열면 바로 카페다. 음악과 여행객들 이야기소리가 밤새도록 들린다. 호텔 외벽이 아무리 근사하면 뭐하나. 그 동네 아주머니들 소똥을 주워다가 동그란 아기 방석처럼 이개어 벽에다 나란히 나란히 붙여 놓는다. 그런대로 질서정연한 장식이다.

 

그런데 냄새, 안 난다. 나기야 나겠지만, 워낙 향신료가 많은 동네라 소똥 따위는 있는 줄도 모르겠다. 소똥은 냄새 나는 물건이 아니라 발끝에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는 물건이다. 우린 그래도 신발을 신고 미끄러지니 문제 삼을 것이 없다. 남편은 밤낮 꽈당한다. 그래도 괜찮다. 골목이 소 한 마리 지나가다 낄 정도로 좁고 사람이 많으니 나자빠져도 누군가에게 걸리기 때문에 뇌진탕이나 팔다리가 부러질 염려는 없다. 그 정도로 사람이 많다.

 

바라나시를 5일 더 연장했다. 하마터면 저녁에 프라자호텔에서 자고 아침에 강가도 가보지 못하고 바라나시를 떠날 뻔했다. 보통 시간의 여유가 있는 관광객은 일주일 정도 체류한다고 한다. 바라나시는 호불호가 강하다. 보자마자 질려서 다시는 안보는 사람이 있고, 아예 인도여행을 끊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어떤이는 하루 왔다가 일주일 이주일 한단 두달 그러다 아예 눌러사는 사람도 있다. 각자 보는 대로 아는 만큼 느낌만큼 머무는 곳이라고 한다. 나와 남편은 가장 전망 좋은 가트변 '알카호텔' 투숙 중이다. 창문 하나 없지만, 방은 그런대로  마당카페에서 보라보는 강가 풍광만큼은 바라나시에서 최고다.

 

따뜻한 물 한 양동이의 행복, 봄햇살만큼 온몸에 스며든다.

 

《연 날리는 아이들》 소설을 읽는 적이 있다. 영화 속의 아이들만 연을 날리는 줄 알았더니 인도 어디를 가도 아이들은 연을 날린다. 아이들이 딱히 가지고 놀 장난감이 없으니 들판이나 쓰레기더미 옥상 등 공간만 있으면 연을 날린다. 연 날리는 아이들과 내 앞에 지나가는 소만 피하려고 하다가는 넘어진다. 얼기설기 거리에 연줄이 거미줄처럼 걸리적거린다. 그들의 연은 '희망'이다.

 

 

계속 기차타고 구경하고 보름 넘게 하다가 한곳에 정착해 있으니 편안하다. 사람은 편안할 때 조심해야 한다. 스멀스멀 생각들이 삐져나온다. 갠지스 강 가에서 사흘째 나를 붙잡는 것은 관계완화(?)이다. 아버님을 비롯하여 대소가의 구성원들과의 관계 ... 내가 뭘 크게 잘못한 것은 없으나 끊임없이 도를 닦게 하고 수신을 요한다. 사람의 관계는 거울과 같아서 마주보고 있을 것이다. 어쩜, 그들은 나 따위는 잊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 따윈 정말 잊었을 것이다. 내 마음만 뿌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