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도, 바라나시 (풍경과 음식)

류창희 2013. 1. 23. 18:00

 

 

 

인도, 바라나시

2013년 1월 14~21일까지

 

 

풍경과 음식

 

 

 

 

 

 

 

아시가트 반대편으로 가면

관광객이 별로 없어 한산하다

그대신 아주 이른 시간이나 아주 늦은 시간은 위험하다

그곳에 누군가 써 놓은 새해인사

 

2013년, 나는 그곳 인도에서 시작했다

1월 1일부터 23까지

 

 

 

 

 

 

 

 

 

고돌리아 시내 풍경이다

무지무지하게 사람들 많다

 

 

 

 

 

 

 

 

 

 

그중 흰옷 입은 여자도

풍경이 되는 외국인이다

 

 

 

 

 

 

 

 

 

 

 

 

 

 

 

 

바라나시에 머무는 동안

황금사원의 축제기간이라 힌디들이 거리에 가득하다

이들은 맨발로 손에 손에

신에게 바칠 성물을 들고 있다

 

그들에게는 신성한 성물이

내눈에는 조악하다

작은 구슬로 된 반지 팔찌 꽃 별사탕  과자 불상....

 

 

 

 

 

 

 

 

 

 

이들이 거리에 사람들과 섞이는 것을 막기위하여

마굿간처럼 나무로 바리케애트를 설치했다

 

황금사원으로 들어가는 줄이

골목마다 대로마다 가득하다

 

 

 

 

 

 

 

 

 

 

이 꽃 한 접시의 소박한 희망

 감동으로 다가오는 풍경이다

 

 

 

 

 

 

 

 

 

거리마다

막대기를 든 경찰들만 3천여명이라 한다

우리 관광객은 괜히 '제복'의 힘에 졸아붙지만

그들은 우리가 그냥 그대로 구경거리다

 

 

길을 물어보면 잘 모르면서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맞는 적이 별로 없다

그러나 막대기 들고 사진 같이 찍자고 하면

금세 표정이 굳는다

 

업무방해죄에 걸릴지 모른다

 

질서도 질서려니

이슬람과 힌두교 자이나교 사이의

종교분쟁을 막기위함이라 한다

 

 

 

 

 

 

 

 

 

 

인도에서 오나 가나 한가로운 것은

개나 소다

 

 

 

 

 

 

 

 

 

 

사람 먹을 것도 없으니

쓰레기를 헤집고 다니지만

 

 

 

 

 

 

 

 

 

배만 부르면 길바닥 한 가운데에 누워

개팔자 상팔자

'참선요가' 중이다

 

 

 

 

 

 

 

 

 

 

 

사람들은 계단으로 피해다니고

개는 단꿈의 개꿈을 꾼다

 

 

 

 

 

 

 

 

 

한참을 보니

양 두마리가 킁킁대며 사람곁으로 온다

흰옷을 입은 성자(?)가

자기 짐을 들추더니

낮에 먹을 자신의 양식을

접시째 양 두마리에게 양보한다

감동은 늘 예기치 않은 곳에 있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가는 바라나시 골목에

소들이 삐집고 다닌다

늦은 시간 정전이 되면

나의 남편은 소에게 걸려 주츰거린다

 

골목에 다닐때는 휴대용 후레쉬가 필수다

더구나 골목에 철버덕 철버덕 싸놓은 소똥때문에

뒤로 꽈당 벌러덩 나가자빠진다

 

 

 

 

 

 

 

 

 

여인들은 소똥을 모아다가

방석만한 크기로 빚어

줄세워 말린다

 

길에서 줍는 돈이다

땔감으로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가업이다

 

 

 

 

 

 

 

 

 

 

 

 

 

바라나시 갠지즈강물을 떠 갈 물통과

강물에 선사할 꽃도 팔고

그중 빼 놓을 수없는 '이발'풍경이다

 

바라나시에 와서 생을 마감하면

가족 특히, 장남들은 머리를 빡빡 깎는데

구경하고 있으면

내 머리속까지 개운하다

 

 

 

 

 

 

 

 

 

 

 

 

 

 

 

 

 

삼삼오오 앉아서 듣는 부라만들의 경이다

일반 서민들은 힌디어를 읽을 수 없으니

돈을 내고 듣는다

 

 

 

 

 

 

 

 

 

바라나시 아시가트 끝에 가면

재래시장이 있다

그곳에 가면 야채 과일 염료 등이 곱다

 

 

 

 

 

 

 

 

 

 

 

 

 

 

 

 

 

 

 

 

 

 

 

바라나시 여행객들은

눈만 뜨면 괜히 그냥 강가를 낮이고 밤이고 걷는다

중독되었다는 증거다

그러다가 보름 전에 자이살메르에서 만났던

가족을 만나면,

또 그동안 겪은 희한한 경험을 이야기 한다

 

나뿐만 아니라

한국여행객은 누구나 다 그런다

 

 

 

 

 

 

 

 

 

그리고 대부분 애인사이가 아닌 가족들은

인증샷을 남긴다

 

연인사이는 혹시라도 헤어지게 될까 우려하여

증거가 될 사진은 절대 같이 찍지않는다

 

 

 

 

 

 

 

 

 

 

 

 

 

 

 

 

 

화장터가 있는 쪽으로 뒷모습을 보이고 걸어가는 것은

점심이나 저녁을 먹으러 식당을 찾아가는 거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라가까페'다

바라나시에서 라가까페는

인도에서 '간디'을 상징하는 만큼 유명하다

 

 

 

 

 

 

 

 

김치찌게 된장찌게 죽 김밥

다 맛있다

 

맛보다 '정보'다

숙소는 물론

우리 여행객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는 다 얻을 수 있다

주인은 우선 카피한 바라나시 지도부터 무료로 제공한다

 

그리고 1층에서 2층에 종업원을 부르는

긴머리의 멋쟁이 여주인의 목소리

인도특유의 끈적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억양이 매력적이다

한국인이 인도인보다 더 인도스럽다

 

그곳의 인도 종업원은

티브이 테마기행을 보니, 가이드라고 나온다

정말 정중하고 상냥하게

한국말로 바라나시 골목을 설명한다

 

 

 

그곳에서 만나는 여행객은 거의 다

한국사람이다

어디를 거쳐 어떤 경로로 어떻게 들어왔나

서로서로 도움이 될 정보를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그곳에서는 위 아래 직업 따위 등의 서열이  없다

 

인도에서는

 하루라도 먼저 들어온 사람이 선배다 

 

여학생이 여선생이

스스럼없이 후배들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

 

 

 

 

 

 

 

 

 

오히려 50대가 넘은 우리같은 사람은

약간 조신하게 쭈뼛거려야 한다

'물 버린다'라는 눈총에 신경을 써야하는 분위기다

 

 

 

 

 

 

 

 

 

그곳에는 방명록이 있어 한페이지 남겼다

 

 

 

 

 

 

 

 

 

 

 

 

 

 

 

 

 

 

 

 

 

 

 

 

 

 

 

 

 

 

 

 

 

 

 

 

 

 

 

 

선재네 단체 보트도 타고

 

 

 

 

 

 

 

 

강 건너도 가고

 

 

 

 

 

 

 

 

밤에 싸 돌아 다니기도 하고

 

 

 

 

 

 

 

 

 

 

갑자기 비오는 풍경도 바라보고

 

 

 

 

 

 

 

 

야채 시장도 가고

 

 

 

 

 

 

 

 

 

 

 

 

 

 

꽃도 구경하고

 

 

 

 

 

 

골목 귀퉁이에서 소녀가 빨래를 다림질 하고 있다

인도 사람들은 눈이 마주치면 다 웃는다

소녀도 우리와 눈이 마주치니 함박꽃처럼 웃는다

 

그런데 사진을 찍으니

"노 픽쳘" 하면서 ....

순간, 마음이 아팠다. 그래고 미안했다

 

 

 

 

 

 

 

 

핸즈 까페

감자튀김 정말 정갈하다

금세 튀겨 맛도 그저 그만이다

 

감자튀김 먹고 며칠동안 무조건 좋았다

 

 

 

 

 

 

 

 

 

 

 

 

 

 

시인이며 여행가인

류시화씨가

한국에 데려다가 어학연수를 시켰다는 '선재'다

한국말도 물론 유창하게 잘하지만

한국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가 가려울 것인지 미리 알아 서비스 한다

 

 

 

 

 

 

 

 

 

 

 

 

 

 

아플 때 라가까페에서 야채죽 먹으면 힘이 난다

 

 

 

 

 

 

 

 

일본인이 한다는 까페에

맛보다 모양

 

 

 

 

 

 

 

 

그렇게 그렇게 유명하다는데

이 집에 가서 모양은 좋았지만

시킨것을 다 먹지는 못했다

 

 

 

 

 

 

 

 

인도에 가면 쇠고기 돼지고기 등이 없다

종교적인 이유로 채식주의자들이 많아

음식 자체에 고기를 넣지 않는다

 

한국에서 그다지 고기를 먹지는 않지만

외국에 여행을 가면 에너지 원으로 고기가 당긴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고기가 귀하다

 

닭고기는 많다

탄두리 치킨, 맥도날드 등에 치킨 등이 당긴다

 

한국음식들도 마찬가지로

고기를 넣지 않으니....

비싸기는 또 한국음식이 무지 비싸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태리 전문 음식점이나 

프랑스 코스 요리를 먹으면 비싸듯이

한국음식도 비싼 외국 전문 고급음식이다

 

 

 

 

 

 

 

 

 

 

 

 

 

 

 

 

 

 

치의대 여학생들이

떠나면서 석류를 줬다

 

 

 

 

 

 

 

 

 

 

 

 

 

 

 

 

 

 

 

 

 

 

인도 바라나시 골목에서

아주아주 유명한 라시가게이다

'시원라시' 말하자면 요플레다

 

 

 

 

 

 

 

 

라시를 먹는 1회용 그릇이다

먹고나서는 그릇을 깨버린다

그릇이 마음에 찝찝하다

씻는 것도 없고 ...

 

 

 

 

 

 

 

 

 

하두 유명하다보니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왔다

 

바로 옆골목 라시집은 먹기만 하면

설사가 나온다는 소문에 망했다

안내 책자에는 나와 있지만 먹는 사람은 없다

'카더라' 통신 하나에

흥망성쇠가 있다

 

 

 

 

 

 

 

 

발효시키는 과정이나 위생상태를 보면

차마 먹지 못한다

 

 

 

 

 

 

 

 

 

석류도 넣고 초록 야채도 넣고

모양이 예쁘다

 

 

 

 

 

 

 

 

 

 

 

 

 

 

 

 

 

 

 

 

 

 

 

 

 

 

 

 

 

 

 

 

 

 

 

 

 

 

아침 저녁으로

보트를 타고 일출을 보고 일몰을 보고

여유가 생겼다는 이야기다

 

 

 

 

 

 

언제 어디서나

몸바쳐 아내를 위해 수고하는 내 짝지

그가 있어 사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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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템플, 황금사원. 종교분쟁이 가장 많은 곳, 바라나시. 수천 명 살육. 경찰은 외국인에 대하여 관대하다. 오트릭샤 차 금지 사이클릭사만 출입. 맨발로 줄 서고 새치기하면 무리지어 삿대질하지만, 경찰과 뭐 어쩌고저쩌고 하면 가라앉는다. 우리도 오트릭샤타고 제한구역 안으로 들어가자고 하니 거세게 안 된다 했다. 어떻게좀 해보라고 했더니 릭샤기사가 경찰 한데 지나가면서 20루피 쥐여주니 통과했다. 며칠 지나면서 보니 5~10분 거리인데 한 사람 겨우 지날 골목과 인파의 빼곡한 숲에서 한두 시간 걸리는듯 길고 답답했었다. 모든 인간이 다 바라나시 황금사원 앞으로 몰려든 것 같다.

 

 

힌디인들 평생소원이 바라나시를 방문하여 바라나시에서 죽는 것이라 들었다. 이 인도 사람들의 염원이 인도 위에 있다. 뱀의 몸뚱이와 꼬리처럼 느리게 꿈틀꿈틀 움직인다. 손에 손에 선물 불상 사탕 과자 물 같은 쪼가리 성물들을 작은 쟁반에 담았다. 작은 꽃송이들이 가장 감동적이다. 우습고 조잡해 보이지만 이들은 신성한 의식이다.

 

진지한 표정으로 추구하는 행복은 과연 어떤 것일까. 문명과 문맹사이. 우리도 간이 점점 커져서 릭사기사가 너희가 원하는 곳에 도착했다고 해도, 우리 마음에 안 드는 곳에서 내리라고 말하면  절대 안 내리고 버틴다. 값은 후지급이니 그들도 가자는 대로 가야지 어쩔 수 없다. 목적지가 우리와 릭샤꾼이 맞아야 내린다.

 

 

1/20

아침이 맑다. 일출을 보고 오는 사람들 많다.

알카호텔 치 의대 여학생 오늘 떠난다고 석류를 준다. 옆방 어르신 두분과 아들과 손자는 죽을 맛이라며 불평이 많았지만 오늘 떠난단다. 자꾸 사람이 바뀌고 우리만 남는다. 주호네도 금융감독원 진경이 진윤이네 가족도, 초등선생과 착한 남자친구도 하나씩 하나씩 바라나시를 떠났다. 며칠 거리나 식당에서 마주쳐지지 않으면 이름도 모른 채 인사도 못한 채 그렇게 떠난 것이다. 우리 나라나 혹은 다른 나라에서 다시 만날 기약도 확률도 없다. 배낭 속에 있는 것을 애써 모은 정보를 다 주어도 저울에 달지 않고 맞이하고 보내는 것이 여행객의 에티켓(?)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모두 내 인생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해준 이들이다. 아침과 낮의 햇볕과 따뜻한 물 한 양동이 예약된 비행기표만 있으면, 시간 날짜 요일에 상관없이 행복한 곳, 바라나시. 어제저녁에 바라나시에 들어온 신혼부부교사는 내곁에 앉아 수다를 떤다. 치 의대 여학생들 석류 두 덩이를 주며 개업하면 찾아갈 것이라는 허튼 약속에 웃음소리 진동하여 하늘에 별이 된다. 정전과 아울러 바라나시 별빛이 일시에 반짝인다. 다 이곳 바라나시에 머물렀던 별들이다. 우리도 이 밤이 지나면 바라나시를 떠날 것이다.

 

호텔이라고 해봐야 남해안 어느 끝자락 민박집 수준이다. 알카호텔이 인도 중 가장 좋았다고 말하는 여학생들의 그말이 그동안 고생의 대변이다.

 

며칠이 지나도 청소를 해주지 않아 내가 청소하려고 빗자루를 들고 마대걸레를 찾아오라고 하니 펄쩍 뛰며 종업원이 꼬마 한 명을 보냈다. 물 묻은 걸레 하나들고 엎드려 닦는다. 걸레 꼬락서니나 소년 고라지나 일하는 품새나 거기서 거기다. 차라리 내가 하는 것이 낫지만, 그건 인도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그래도 눈치는 있어 흘끔흘끔 뒤 볼아 본다. 그 틈새 종업원은 와서 “룩” “룩” 너의 허즈밴드 와서 보라고 종용한다. 남편이 들어와 보니 남편 발밑에만 쓱쓱 걸레가 지나가는 시늉을 한다. 그래도 그 꼴이 가상하여 10루피(한화 200원)를 남편이 건네니, 받으면서 쳐다보는 눈길이 100만 루피를 받은 행복한 얼굴이다. 우리 부부에게는 '100만 루피' 행복바이러스로 스며든다.

 

아침에 헉헉 방을 구하러 온 두 여학생(?). 둘러보더니 못 구하고 한숨만 쉰다. 새벽에 버스 타고 도착했는데……. 인도여행하는 사람의 배낭은 장난이 아니다. 제 몸 크기만 한 배낭을 짊어질 때, 혼자 힘으로 지기가 어렵다. 꼭 옆에서 받쳐주어야 할 만큼이다. 표정에서 얼이 빠졌다. 빨리 눕고 싶다고 한다. 나는 남편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우리 방에서 씻고 쉬라며 열쇠를 건네 줬다. 그래도 되겠느냐고 선뜻 응하는 태도에서 얼마나 상황이 절박한지 알겠다.

 

우리는 그 여학생들을 위하여, 아시가트 끝자락을 지나 시내에 나가 식사하고 커피 마시고 그리고 재래시장골목을 빙빙 돌며 과일을 사고 어정거렸다. 남편이 먼저 호텔 꼭대기 난간으로 올라가서 팔로 동그란 신호를 보내면 내가 올라가기로 했다. 말끔하게 꽃 단장하고 호텔카페에서 식사 중이다. 두 여자는 선생님이라 하며 식사라도 같이 하자고 한다. 아니라고 하니 저녁이라도... 내일이라도…. 그런 것 아니다. 무엇이든 지금 당장 필요한 사람에게 우선 주는 것이다. 그들이 온다고 방을 치우지도 않았고, 화장실의 칫솔과 면도기 빨아 널어놓은 팬티, 바닥에 벗어놓은 옷 아무것도 치우지 않은 상태로 있는 그대로, 본마음 그대로, 공간을 공유한 것이다. 우리도 그녀들도 이름도 성도 모른다. 오히려 우리가 풍요롭고 뿌듯하다.

 

원숭이가 남편이 빨아 널어놓은 남방셔츠의 단추를 과일 씨앗인 줄 알고 떼어먹었다. 누구를 나무랄까. 원숭이 놈들은 태연하게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나는 인도사람들과 눈만 마주치면 누구에게나 인사한다. 아느냐고? 모르기 때문에 인사한다.

상대방은 헤아리지 않고 친밀감을 보낸다.

‘비즈니스’? 아니다.

아무 상관없어도 ‘나마스떼’ 한마디에 웃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