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 우리 신랑은 절도 그렇게 바꿔야한다며
여긴 절이기 보다는 사립미술관이니 ...
절집의 집사처럼, 절 살림의 편에 서서 구구절절 말이 바쁘다.
급기야는 절 마당으로 내려가 어줍은 일꾼들이 다루는 전기드릴을 가지고
공학도도 아니면서 인부들 앞에서 반풍수 요령을 가르쳐주고 있다.
‘내 남편, 퇴직해서 비구니 절에 처사로 간다면
아마, 밥은 안 굶을 것 같다.
아니 분명 잘 우려낸 차 한 잔은 매일 대접 받을 것 같다'
그래도 어쩐지 서운하다.
옷은 가사를 입었으나 어느 높은 경지에 한 획을 그은 사람이다.
너그러운 관세음 보살과 한지의 포근하고 소박한 성질을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미 신지식인이다.
휘돌아 나오는데, 스님이 그 예의 밝은 목소리로
다음 달 어디어디에서 개인전을 할 것인데 그곳으로 꼭 와달라고 부탁을 하신다.
우리 여행대장인 까르페디엠이 스님보다 더 밝은 목소리로
“근데, 스님 솔직히 섭섭합니다. 차도 한잔 안 주시고 …” 야박하다는 뜻을 표하니,
밝게 웃으시며
“다음에… 다음에 오시면 맛있는 차 드릴게…”
후후 글쎄 뭐 일부러야 또 그곳에 찾아들겠는가.
이때 문득,
'一期一會' 가 떠 오른다.
한번의 기회
처음 한번에 정성을 다 하는 만남^^
그래도 혹시 '다음'에 다시 그곳에 갈일이 만에 하나 생긴다면,
생수 물병은 하나 꼭 챙겨들고 갈것이다.
그리하여 청도 운문사의 저녁예불 소리를 듣고자 했던 꿈은 뒤로 미뤘다.
바로 부산으로 돌아와 용호동 복국 한그릇씩 무릎도사가 쐈다.
청도 1박 2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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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청도에 '玄門山房' 이 있다.
대학에서 평생 노자를 읽는 분이
산 중턱에 방한칸 아궁이 하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지
내 맘속의 청도는 언제나 '한칸'이었다.
이번에 청도 곳곳을 겉핥기로 돌며, 많이 놀랐다.
안보일 듯 뒤돌아 앉은 뒤켠의 풍요.
안동과 대구 문화권의 고풍스러움과 풍류가 곳곳에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문화적 충격'이었다.
산수좋은 곳곳에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갤러리와 음식점 별장등.
지상낙원 '무릉도원'이 바로 청도인것 같았다.
외형적인 건물이나 돈의 냄새 말고 또 하나의 이미지.
만나는 사람마다 소박하고 점잖고 친절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
길위에 걸어가는 사람
인가에서 문을 열고 나와 길안내를 해주는 사람
사람, 사람, 어디 사람 뿐이랴.
좁은 외길 농로에서 차 끼리 마주치면 뒤로 빼어 외지인을 지나가게 해줬다.
한대만이 아니다. 마주치는 자전거 경운기 차들마다 다 그랬다.
우리 일행은 청도 사람들에게 너무도 감사했으며
'다시 가고 싶은 청도'라고 후렴처럼 말했다.
1박2일동안 같이 해준 메트로 훼밀리 팀 친구들
드래곤 / 희망선포 무릎도사 / 이승희
특히 청도여행을 주선하고 길안내을 맡았던
거들짝 / 까르페디엠
감사감사요. 감그린 와인으로 '건배!'
그리고 이곳 사이트에 들어오셔서
눈으로 같이 여행길 동행해준 님들^^ 감사감사요.
청도 꼭 한번, 다녀오세요.
체바퀴 같은 삶이 한 단계 올라갑니다.
청도의 감그린 와인으로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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