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가는 길, 독일 프랑크 푸르트
독일 프랑크 푸르트
공항근처 이비스 호텔에서 아침을 맞았다
한 번 왔던 곳이라 괜히 고향 온듯 반갑다
여자들이 여행을 가는 이유,
누군가 말했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하고 화장하고
그리고, 호텔조식을 먹는 즐거움이라고
얼마만의 행복인가
손 하나 까딱이지 않고
눈으로 보고 골랐다
'여행, 손끝에 물 한방울 ...'
우리 나라 여성에게는 전설같은 이야기다
사람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이 환하고 여유로운 미소
이 맛에 여행을 한다
빈 의자들만 남겨두고
자~ 시작하자!
하이델 베르그로로~
하이델 베르그 산책은 따로 올린다
그리고
서둘러 책에 나온 콜마루 야영장을 찾아갔다.
유럽쪽에 오면 해가 길다
10시나 되어야 해가 진다
우리가 생각하는 저녁은 이들에게는 초저녁이다
오후 여섯시면 이들에게는 대낮이다
그런데 두세군데 야영장을 찾아갔으나
6시가 넘었다고 문을 닫았다
야영장이 가깝게 붙어 이웃하여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로 치면 김해에 가서 야영장이 없으면 창원으로 가고
창원가서 없으면 울산으로 가는 거리다
어느 한 곳에서 (콜마르 야영장)
마이카 원, 원 텐트, 2피플?
예스, 오케이
3569A 택지 분양 받았다
나는 우리 텐트를 이곳에서 처음본다
유럽인들은 원터치
둥그런 원반 같은 것을 잔디밭에 던지면
한 번에 펼쳐지는 작고 나즈막한 텐트를 친다
우리 집, 내 짝지는
유럽놈들 앞에서는 크기도 중요하다며
미디움 사이즈에
폴대 세우고, 펙 망치로 두드려 박고,
안채세우고, 밖에 바람막이까지 씌우는 대궐을 사왔다
우리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과 바람과
낮에 캠핑용품 전문 매장에 가서 산 깔개
(외국의 처음 가는 지역에서 매장 찾기는 쉬었겠는가)
집에서 가지고 간 전기 장판을 깔고
집에서 가지고 간 베개 두개를 놓고
가장 중요한 쿠쿠 밥솥을
안채 문 앞에 떡하니 놓으니
신접살림이다
아침에 편안하게 먹던
뷔페식 식단은 삽시간에 꿈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또 새로운 경험이다
이 사람들 이렇게 야영하며 살고 있구나
저녁 해먹고 나니 산책할 여유도 있다
2013년 7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