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 5월 2일 여수
국제범선축제 요트대회
수영만 요트클럽 맴버로써 선수 등록을 했다.




경기수역 공고




일행들은 전날 부산 앞바다를 출발하여
16시간동안 항해하여
이미 여수에 도착해 있었다.
전국 혹은 외국에서도 왔다.




자동차로 여수까지 가서
남편과 남편친구와 내가 막 요트장으로 들어가려는데,
여자인 내가 선수같이 안 보이는지
위험 막대기를 든 관리원이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며 못 들어가게 한다.
남편 왈 : "우리 관계하고 왔는데요"
졸지에 관계자가 되어 통과했다.




'비바리' 수영만 요트클럽팀인 우리 선수들은
노란 병아리색 옷을 입었다.
출항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취재진들의 카메라만 의식하면 V자를 그어주는게 예의다.




각자 자기 위치에서 역할 분담 점검을 하며
경기수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제 곧 경기는 시작된다.

















하늘 맑고, 바람 좋고,
세일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 좋다.












나의 위치는 오른쪽 뒷부분 안전석이다.
여차! 기울면 얼른 왼쪽으로 옮겨가 무게의 중심에 도움을 줘야하는 바란스맨이다.












다른 배들도 속속 모여들기 시작




R.C 정에서 스타트 깃발 올라갔다.
경기 시작!












테킹준비!
테킹!
순간의 선택이 목슴과 승부를 바꿔놓는다.








줄들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풀리고 감기느냐에 따라
순발력있게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갈수 있다.
다리나 팔 목에 얽히고 설켰다가는 목숨도 엮어간다.




다가오는 배들의 기선도 제압해야한다.




시선을 너무 멀리 두었다가는
다가오는 녹색배를 볼 수가 없다.
위험하다고 소리쳐봤자
펄럭이는 세일소리와 파도소리에 목소리는 묻히고
따따따딱 ! 이미 머리끼리 쳐박으며 순식간에 들이받고 가버렸다.




와봐! 와봐!
가까이 와봐!




너희가 진로를 방해했다.
우리가 권리정이다.
지금은 경기중이니 끝나고 들어가 항의한다.
"너희들 잘못을 인정하지!"
소리 소리 질러봤자 어깨 으쓱대며
"노~프라범" "노~프라범" 영어도 못하는 러시아 사람들이다.
























만나는 선수, 만나는 배마다 손 흔들고
서로 서로 "우승하세요" 덕담을 하지만,
어림없는 소리, 승부는 냉정하다.








경기 막바지,
꽁지머리 재석씨 손이 안 보일 정도로 줄 감느라 바쁘다




우리 신랑! 진두지휘 목소리 우렁차게 크더니,
아예 행동맨이 되어 좁은 배위를 운동장처럼 발로 뛰고 있다.
이때 미끄러지거나 발에 줄이 엉키면 바로 낭패다.




















돌산 샛바람, 쎄다.
속도감 무섭다.
여유있게 '적벽부' 읊을 시간 없다.




두번째 게임에서 스타트는 1등을 했는데 ...
















풀어진 밧줄들
수고가 많았다.








돛을 단배는 아직 경기 중인 배이고,
돛을 접은 배는 이미 경기가 끝난 배다.








짝짝 짝짝짝!
수고들 하셨습니다.
한 시름 내려놓고 ...




노란 부표!
여수 바다에 띄워진 '부표'를 향해
32척의 배들과 190여명의 선수들이
바다에서 사투를 겪으며 아우성쳤다.
돌아오면서 ... 저게 무엇이기에 ... 싶어도,
인생도 지나고 보면 노란 부표와도 같다.
저 까짓게 무엇이라고 묵숨걸고 앞만 보고 뛰었는지 ...
그냥 바람 집어넣은 고무풍선일 뿐인데 ...




날은 저물고 배는 고프고, 마무리 작업




배 안전하게 정박하고




휴우~ 맥주 한캔씩!
풀어진 긴장에 춥고 배고프지만 '맥주 맛' 끝내준다




경기중에 사고난 배가 바로 앞에 있다.
순간의 선택! 순간의 순발력!
순간이 긴박하게 위험하지만,
그들은 십수년 또는 일생을 배에 무작정 정열을 바친다.
조선산업 1위국가 답게,
해양산업 1위를 꿈꾸며....








모두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역할에 충실하게 힘썼다.
특히, 스키퍼 ^^ 대장님 고생많으셨어요.
꾸벅 ^^ 감사합니다.
내일 경기를 위해 오늘 저녘 잘 먹어두어야한다.
자 미리 예약해 놓은 참복회를 먹으러 ...




요트클럽 회장님 수고 많으셨구요






우리 신랑,
아내의 안전을 위해 한시도 눈길 떼지 못하고 고생많았다
ㅋㅋㅋ 친구분들 미안합니다
베트남 아가씨 구해줄 기회를 놓쳐서요
다음에 참가할 때는 좀더 발전하여
쿠루에서 스키퍼까지 진출해보고 싶어요.
기회 있겠지요?














전체 32척 출전
출전선수 190여명
우리팀 성적
'22등'
본부석 게시판 창문에 그렇게 붙어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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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뱃사람이 세명 있다.
당시, 남편과 초등학교와 중학교 다니는 아이 둘이 모두 배를 탔었다.
현재는 작은 아이만 밥벌이로 현직 요트 선수로 뛰고 있고
남편과 큰아이는 바다 언저리에서 동호인 활동으로
요트를 타거나 서핑보드를 타거나 취미로 서핑사진을 찍고 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한다.
뱃사람의 아내로써 어미로써
선수의 어미생활 십수년에 아예, 선수로 뛰었다.
전에 간혹 타본 경험이 있어
겁이 나거나 멀미를 하는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관람정이 아닌,
손님접대 관광 유람목적이 아닌,
선수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순간순간 생사가 왔다갔다하는 위기의 박진감!

게임하는 동안은
순풍에 돛단듯이 신바람이 났었는데,
경기 다 끝나고 회식할 때,
한 순간 순간의 위험했던 코스들을 짚으며, 뒤늦게 오히려 겁이났었다.

대회때마다 출전했던 클럽사람들의 말 :
경기수역이 좁고
돌산할매 바람이 세고 역대 경기중
'다이나믹' 최고로 위험했던 경기였다고 했다.
경기에 참여하게 해준 수영만요트클럽회원들께 감사드린다.


호미   2009-05-07 21:56:02
우와~~~
쌤의 영역이 너무 넓어 지시네요.
바다까지 진출하시다니...
이제는 요트계도 접수하시는겝니까?

살살하시이소.
그 위험한 순간에도 사진 찍어 올리시는 솜씨면
웬만큼 인정은 해드리겠지만...
행복과 웃음 뒤에 숨겨진 위험앞에서 항상 조심하는 마음을 지휘자로...

침실에 주방있는 요트타고 대마도까진 가 보았지만
저런 세일링은 못해봐서리...
공연히 쌤나고 부러버라.
항상 건강하시이소.
화정   2009-05-08 00:00:54
밧줄 놓치면 모든것 사라지는 순간이죠
우리네 삶 을 대비한 장면같으네요 바람속도 맞추고 파도 고 저 피하고 장애물 ---등등
동참한 이들 모두 멋져요
화이팅
류창희   2009-05-09 10:52:32
호미님, ㅋㅋㅋ
인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남들은 '선수?'
잘못들었는가 의심하며 한번 더 묻지요.
"선수라고요?"
무늬만 ...
류창희   2009-05-09 10:55:08
화정님,
밧줄 놓쳐도 밧줄에 잘못 감겨도 ...
밧줄은 우리의 '정신'줄이죠.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듯이 ...
하오하오   2009-05-09 11:50:33
육 해 공
다음은 하늘인가요?
그림 좋아요.
논어학생   2009-05-11 12:38:36
우리 선생님 진짜 사진 속에 있네요.
바람행인   2009-05-11 12:48:56
지금 놀고 있는 것 맞지요?
류창희   2009-05-12 21:43:02
하오하오님,
하늘? 도전해 볼까요.
비행아줌마.
류창희   2009-05-12 21:43:52
논어학생님,
자리만 지키고 있어요 ㅋㅋ
류창희   2009-05-12 21:44:42
바람행인님,
예, 놀고 있어요. 경기중에...
부전   2009-05-16 08:47:05
그래도 조심하세요. 바다 겁나요
에세이스트   2009-05-19 16:34:51
정호경 -여객선이나 화물선은 많이 보았어도 요트는 자주 보는 풍경이 아닙니다. 거기에다 류창희님을 태운 요트가 멋있지요. 여기는 여수 오동도 앞의 신항입니다. 몰랐지요. 09.05.07 22:55
화양연화 - 오동도를 바라보며 게임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바라보시는 줄 알았다면, 더 힘을 냈을 텐데... 22등을 하였답니다. 09.05.09 11:32

김병기 - 흠냐리 류 쌤~~` 좋심다 요트도 다룰줄 아시능겅감여....허걱 부러워라.....그치만 지는 서민이라서 쩝 그런 고상한 취미는 몬 가질듯...^^'' 09.05.07 23:08
화양연화 - 친구들이 선주에요. 선주들만 선민이구요. 쿠루들은 그냥 서민들입니다. 관심과 열정만 갖추는 ... 09.05.09 11:35

조정은 - 팟팅! 09.05.07 23:42
화양연화 - 쟈요우! 09.05.09 11:36

김삼진 - 멋저부러! 09.05.08 01:07
화양연화 - 멋져버려! 버렸어요. 09.05.09 11:36

문혜영 - 요트까지... 욕심쟁이다. 배를 쳐다만 봐도 배멀미하는 사람은 어쩌라구... 09.05.08 01:43
화양연화 - 문선생님, 자동차 운전하시죠? 쳐다보면 멀미나도 운전하면 멀미 안나요^^ 09.05.09 11:37

돈오(이재선) - 홍길녀가 따로 없네요. 하하... 09.05.08 08:06
화양연화 - 류길녀 할게요. ㅋㅋㅋ 09.05.09 11:38

백로 - 아~ 유창샘. 멋지다~부럽다아~ 09.05.11 22:18
류창희 - 백로님 승마타는 것 보다야... '노마의 반란' 이 더 멋져요 16:31
아카데미   2009-05-19 16:41:12
마녀위니 - 보름 달맞이길 문텐로드를 따라 걸으면서 바다위에 떠있는 둥근달빛이 어찌좋은지 바다에요트한척 띄우고 달과마주하고누워밤새달과이야기나나누어봤으면 ....화양연화님 멋지네요 덕분에 막연하던 요트경기도 실감나게느껴보네요 어디 낡은 배한척 구할수없을까요 보름날 달빛사냥을 가보게요... 09.05.11 11:46
花樣年華 - ㅋㅋ 10여전에 낡은 '산들' 배한척 팔았는데... , 길뫼님이 가지고 계시다는데요^^ 09.05.11 21:29

이재선 - 단편영화 잘 보고 나갑니다. 이번 기회에 뱃사람 언저리에 낑까나 볼까? 09.05.11 11:51
花樣年華 - 뱃사람들, 우리집에는 여러 명 있어요. 사진에는 그럴싸 해도 고단한 삶들이지요. 정착하지 못하고... 빨리 안정을 되찾으라고... 임용고시 준비하라해도 ... 09.05.11 21:31

솔마루 - 머, 요트실력은 잘 몰르겠지만 사진은 프로급솜씨가 엿보이는 게 더러 있군요...... 09.05.11 14:49
花樣年華 '- 더러'라고 하셨나요?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을 만드는 분이 '더러'라고 하시면, '더러'인정 받았다는 말이죠? 부단한 노력으로 '至誠無息'할게요 -_- 09.05.12 07:45

길뫼 - 이리 멋지 수가! 저도 어울려 산 작은 배를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prp 자질로 만든, 관광지에서 몇 사람 태우고 쏜살같이 달려가는 그런 배. 그런데 사자마자 몇번 타고는 그만입니다. 요새는 악양 다니느라 배는 잊어먹고 있습니다. / 너무 멋집니다. 09.05.11 19:12
花樣年華 - 모터보트 구하셨군요. 속도감이 무서워서리... 지난주 악양에 갔었어요. 펑사리 최참판댁에... '토지'가 나올만한 지형이더군요. 누릴만한 곳에 마련하셨습니다. 09.05.11 21:35

마음 - 화양연화님 떠올리면 고운 한복차림에 단아하게 녹찻잔을 기울이실 것만 같은데...이런 모습도 있으시네요..멋있으세요..^^ 09.05.15 17:28
花樣年華 - 무늬만, 늘 분주하게 무늬만입니다. 09.05.16 0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