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촉촉하게 비가 왔다.
빗소리를 들으며 마늘을 깠다.
더러는 말라있고 더러는 썩었다. 그리고 반쯤은 싹이 났다.
한 접이나 되는 마늘,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반도 건지지 못했으니,
나의 게으름은 도무지 생산적이지 못하다.
한주동안,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善生福終正路) 소식이 슬픔보다
사랑으로 가슴 속을 따뜻하게 했다.
조금만 가려워도 잠시를 참아내지 못하고
긁고 상처 내는 건조한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선행의 릴레이’ 희망의 싹이 발아할 것이다.
긴 겨울, 가뭄 뒤의 단비는 생명의 원천이다.
김수환추기경!
그 분을 아름다운 청년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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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함 섬세함 상냥함 배려 친절…,
지나친 조심성과 넘치는 친절이 나는 탈이다.
‘仁者’보다 ‘知者’가 되자!
‘者’ 사람자, 것자, 지칭사자.
사람, 어떤 사람이 되는 것. 어떤 사람을 닮는 것,
그것도 너무 진부하고 촌스러운가.
‘GAG'나 하자 봄비처럼 가볍게!
류창희 2009-05-24 12:03:39
살면서 문득 문득 떠 오르는 단어가 있다.
김 추기경이 하신 말씀 중에
"아쉬울 것이 없다"
아쉬울 것이 없으니 삶이 담박하고 조촐하고 당당할 수 있다.
자주 자주 내가 비루해지는 것은
사물이든 사람이든 아쉽기 때문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접하면서
안타깝고 애석하다.
그 분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