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떠나면
호젓할 수 있는 것을
뭔 그리, 주눅이 들어 생각이 많았던지 ...
겨우내 움추려 칩거했었다.







樂安書堂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少年易老學難成'

주자의 권학문이 있어
서당개 되어 풍월을 읊다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젊은 나이는 늙기가 쉽고 학문은 이루기가 어려우니
짧은 세월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아라
아직까지 연못가의 봄풀은 꿈에서 깨어나지도 않았는데
섬돌 앞의 오등잎은 이미 가을 소리를 낸다

몸과 마음 언제나 청춘이고 싶은데 ...






'정욱' 이름이 있길래
와우~
우리 정욱이 다녀갔나! 반가움에 ...
설마 내 아들이
남의 집 담벼락에 돌같은 역사를 쓰진 않았을터... ㅋㅋ





꽃은 봄을 알리고







정겨운 장독대
열어보니 잘 익은 장은 없고
봄햇살만 '화들짝' 빈항아리 속으로 들어간다





낙안읍성 황토 초가집
대부분 민박을 생업으로 하고 있었다
방은 비교적 깨끗하고
절절 끓는 보일러 시설이 되어 있었지만
뒷간이 문제였다.
방문을 열고 나가야 하는 ...
새로 지은 화장실에 샤워기와 비데기와
구석에 옥색 사기요강이 갖춰져 있었으나
남편 앞에 영원한 요조숙녀인 까닭에
차마, 요강단지를 가지고 들어가지는 못했다.





비껴가는 '햇살' 과 '툇마루'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과 공간이다

다만,
변한 것은
풀꽃을 닮았던 한 소녀,
중년의 여인이 되었을 뿐!
자물통 굳게 잠겨
세월의 문을 열고 들어갈 수는 없을 뿐이고... 뿐이고 ...






낙안읍성(樂安邑城)은
삼한새대 마한땅, 백제때 파지성, 고려때 낙안군 고을터며,
조선시대 성곽과 객사 임경업군수비 장터 초가가 원형대로 보전되어 있고
성곽과 실제 생활하는 마을이 함께 국내 최초로 사적 제 302호에 지정되었다.
동문을 비롯 서 남문을 통해 성안에 설어서면
사극 촬영장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든다.




겨우내 움직이지 않았다.
조심조심
몸도 마음도 단속을 하느라 ...

올 한해를 열기는 열어야하는데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차에 실려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잊고 살았던 것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

초승달을 보고
별을 쳐다보고
툇마루에 앉아 햇볕 바라기를 했다.
고요하여 적막강산 같은 그곳
초가에서 문풍지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다가
창호지 문으로 스며드는 아침햇살에 눈을 떴다.

봄,
봄봄 다시 봄!


호수아빠   2009-03-05 11:25:07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연못에 물이 고이는 달
암소가 송아지 낳는 달
개구리의 달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물고기 잡는 달
잎이 터지는 달
눈 다래끼 나는 달
독수리의 달
강풍이 죽은 나뭇가지 쓸어가 새순 돋는 달
바람이 속삭이는 달
............
인디언이 부르는 3월달의 이름 입니다....
마음먹은대로 움직이는 달....
류창희   2009-03-05 12:23:27
삼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달.
그냥 뭔가 시작만 하면 다 될것 같이
마음에 연두빛이 움트는 달

삼월에 처음 만나고
삼월에 결혼하고
삼월에 아이 낳고
삼월에 취업하고
.........

난 아무래도 인디언의 후예인가 봐.
마음 먹은대로 움직이는 달!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으니
빨리 계획표 짜야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