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지 친구들은 거의 매주 등산을 한다.
나는 운동이라고는 젬병.
일부러 올라가는 산행이 버겁다.

지금보다 더 꽃다운 청춘에는
혼자들 놀더니
나이들이 들어서 일까.

자꾸
집밥이 좋고
집사람이 좋단다.
자기들 끼리 못 놀고 꼭 여학생들을 대동한다.
오늘도 마지 못해 따라 나섰다.



정상에서 뺨을 후려치는 찬바람에
땀을 시키는 맛은 시원하다.



구덕산

산자락에 사는 친구부부
밥먹고 가라며 우리를 초애했다.
그곳에서 가꾼 배추김치와 무김치 시레기국
일품요리 따로 없다.

술 한 잔에 취하고
이야기에 취하고
사람에 취했다.

벽에 걸려있던 가야금을 꺼내더니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닐리리야 닐리리야 니나노 당실로~

황병기선생의 산조에서
권주가로 이어진다.

옆에서 피아노치는  흉내내며 까불다가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겨우내
가야금 문하생이 되었다.
현을 뜯고 누르고 튕기느라
주부경력 26년만에
김장도 못했다.

<백아절현>
백아와 종자기 다시 부활할 수 있는가.

거문고 줄 끊어진지 오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