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산
산자락에 사는 친구부부
밥먹고 가라며 우리를 초애했다.
그곳에서 가꾼 배추김치와 무김치 시레기국
일품요리 따로 없다.
술 한 잔에 취하고
이야기에 취하고
사람에 취했다.
벽에 걸려있던 가야금을 꺼내더니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닐리리야 닐리리야 니나노 당실로~
황병기선생의 산조에서
권주가로 이어진다.
옆에서 피아노치는 흉내내며 까불다가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겨우내
가야금 문하생이 되었다.
현을 뜯고 누르고 튕기느라
주부경력 26년만에
김장도 못했다.
<백아절현>
백아와 종자기 다시 부활할 수 있는가.
거문고 줄 끊어진지 오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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