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에밀리 디킨슨

3월이시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
아마 걸어오셨나 보군요.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님,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어요?
아, 3월님, 바로 저랑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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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님, 잘 지내셨나요

겨우 내내 기다리던 3월입니다.
인디언 달력에서 3월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로 묘사합니다.
봄인가 하면 눈 폭풍이 불고, 아직 겨울인가 하면 어느새 미풍에 실린 햇살이 눈부십니다.
작년 이맘때 왔다가 눈 깜짝할 새 가버렸던 3월,
1년 만에 다시 찾아와 주니 무척 반갑습니다.
그런데 그저 잠깐만 들르려고 급히 떠나왔는지 헐레벌떡 숨차합니다.
시인은 3월을 조금이라도 더 머물게 하기 위해 모자를 내려놓고 자리잡으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3월이 오래 머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 멀리 들려오는 꽃 소식만 전하고 3월은 곧 우리 곁을 다시 떠나가겠지요.


류창희   2009-03-05 14:10:57
3월 하면 "류관순' 누나가 떠 오르는 것.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배웠기 때문(?)
벌써, 경칩^^*
빙호   2009-03-10 18:18:06
그래요. 이젠 삼월은 천천히 오는게 아니라 굵고 짧게 오는 것 같았어요.
벌써 시골 텃밭의 늙은 매화가 지고 있어
매화향기를 훔치고자 갖고 간 마음이 물색없이 흔들렸습니다.
매화나무 속으로 난 길을 따라 모자를 손에 쥔
삼뭘이 앉을 새도 없이 바삐 서두르는 발자국소리만 빈 밭에 가득했습니다.
류창희   2009-03-10 19:44:22
통영의 매화향기 머금고 오셨군요.
빙호님 머물었던 텃밭의 매화
그 향 우러나는 차한잔 그립군요.
내가 매화를 알게 된것은
사군자 속의 매화가 아니랍니다.
빙호님의 텃밭에서 자란 매실에서
매화와 친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