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3일

<<봄의 왈츠>>
18기 10팀 중 다섯팀 부부가
5월 3일 5학년 3반 친구들이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도>로 향했다.





이즈음
우리는 조금 한가하고
조금은 여유롭다.

아이들을 볶아야 할 이유도 없어지고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안테나 세울 일도 심드렁하다.

허리띠 졸라매고 근검절약하여
집한칸 마련해야하는 숙제도 끝났다.

가끔 모여 밥 먹고 차 마시는 시간
핏대세우며 따져야할 토론주제도 없다.

양기가 아래로 붙어야 하지만
몽땅 위로 올라붙어 입만 바쁘다.

사춘기 아이들이 소똥만 굴러가도
까르르 깔깔 웃듯
사추기 친구들 서로 보기만 해도
설사처럼 웃음을 싼다.

오월의 연보랏빛 등꽃밑에서
또 작전짠다.
틈만 나면 뭘하고 놀아볼까 궁리한다.



저 뒤에 아주머니들 왜 저렇게
기대앉아 자는지 모르겠다.

감성이 졸고 있으면
인생이 멀미가 난다는 사실을 모르는가보다.

나의 감성은 '불면증'
밤이나 낮이나 반짝반짝 초롱초롱 깨어있다.
(나의 남편 아내 곁에서 한시도 떠나지 못하고 있으니...)

선실의 따끈한 장판에 퍼대앉아 뜨끈뜨끈
뜨끈한것이 좋은 나이가 되었다.
선실밖 선창가의 몰아치는 바닷바람
꼭 지금나이 갱년기와도 닮았다.
열이 등줄기를 타고 올랐다가
간담이 서늘해지며 오한이 들듯.

그렇다고 관능마저 오한이 들리 없으니
'청산도 아지매'들 노랑머리 빨간입술
꽹과리 장구소리에 노래가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노랫가락에 장구가 따라붙었다.

청산도가 있어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있어 청산도로 간다.

우리 모두 주인공들이다.






우리들이 다시 찍는 청산도
왜, 하필이면 그곳에서 서편제를 찍었는지 ...

오정혜와 김명곤의 연기를 배경으로
'봄의 왈츠' 무도장에
우리는 초대를 받았다.





밤새도록 비가 내렸다.
자연산 전복회 성게알 고동 광어 등등....
난 먹는데 별로 취미와 관심이 없다보니
소주 안주거리로만 보지만
"18~ 18~"
"위해서!"
"서서서 오래오래 "
건배 계속했다.

까만밤 파도소리 빗소리
작은 마을을 우산쓰고 헤메고 돌아다녔다.

우택씨와 순남씨
결혼기념일이라 발표
와인과 양주와 케잌과 러브샷으로 흐물흐물
자동차안에서 태격태격 말다툼했다하더니
친구들의 깜짝 이벤트에
눈흘김까지 다 갖췄다.



활어회는 잘 몰라도
풀과 열매는 메니아다.
희긋희긋 보리수 나무에
왕보리수 가지가 휘어지도록
보리수 열매 다닥다닥

두 순남씨
천상의 천사같은 여인들이
갑짜기 지하의 여인들처럼
입속이 빨개지도록 아귀아귀 구겨넣는다.
"어머 어머~"
두손과 열손가락 가지고는 모자란다.

배가 부를쯤 되니
"근데, 이거 먹어도 되는거에요?"
왜 독이 퍼저 죽고나서 물어보지...
변순남씨 키는 멀대같이 커도 귀엽다.



하루에 두번뿐인 배
사람보다 차가 먼저 줄을 서야 뭍으로 나갈 수 있다.
차 줄세워 놓고

새벽부터 산행을 했다.
'미치겠다'는 말
'죽겠다'는 말
정말 미치고 돌아버리겠다.

언제 다시 그곳에서
새벽을 열까.
코끝이 펑 뚤리며
저절로 하늘을 우러러 팔이 벌어진다.

자연에 대한 '경배'
진작에
神을 향해 이렇게 간절하게 환영했더라면
벌써 로또복권 당첨되고도 남았을 터
상쾌 경쾌 통쾌 凉快, 舒服 ^^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오월의 봄날
살만큼 산
그러나 아직 감성이 따끈따끈한 오십대라야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새벽에 청산도 보적산에 오를 일이다.
올라본 사람맛이 그 순간을 맛본다.

잠깐!
누구와 같이 오르느냐
그것도 관건이다.

사랑가 따로 있으랴.
귀밑에붙여도 수지침 찔러도 출렁거렸다.
청춘의 봄날이...


사진 : 이동인교수제공



오드리   2008-07-24 00:43:09
멋져요. 가고 싶은 곳은 늘어만가고...............
류창희   2008-07-25 08:36:42
우물안 개구리
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면
그냥 그 분위기와 환경에 푹 빠져요.

근데,
'보적산'
하늘 공기 바람 ...
자연에 대해 저절로
'경배'

그 신선한 청량감
여긴 제가 안내할 수가 없습니다.

좋은님과 함께 하세요^^*
오드리님!
류창희   2008-09-08 07:53:10
<<서편제>>의 작가 이청준
2008년 7월 31일 타계
지난 8을 2일 작가는 고향 장흥에 묻혔다.

고향사람들과 문우들이 마련한 노제에서
그가 즐겨 불렀다는 창 <쑥대머리>로
명창들이 신처럼 사는 '선학동'으로 보내드렸다고 한다.

아마도 이청준선생은
<<당신들의 천국>>으로 돌아갔을 터,
아까운 사람일수록 빨리 가는가보다
고이 잠드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