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동 남은 6호방
그림같이 예쁘다
요러코롬 예쁜 집에서 아깝게 잠만 잤다.






꽃이 없이 어떻게 식탁을 차리겠는가.(잘난척)

그곳 설피마을에는 야생 더덕꽃이 많았다.
빵과 라면을 먹을 때도 더덕꽃과 같이했다.





팬션 뒤에는 곰취밭이 파랗다.





밭 가장자리에 도라지꽃, 누이처럼 언니처럼 피었다.





미역취꽃이 내키만큼 크다.





설피다.
주인 아주머니가 젊었던 시절
오가피 곰취 고사리 뜯어 약재들을 채취하여
가을 볕에 내내 말렸다가
설피신고 이 고개 저고개 곰배령 대관령 넘나들며
자식 공부시키고 그리고, 지금의 팬션을 지었다고 한다.
겨울에는 팬션들이 문을 닫는다고 했다.
눈 속에 파묻혀 물이고 보일러고 다 얼어붙는다고.
ㅋㅋㅋ
난 설파라는 것 처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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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설피마을
그곳에 '곰배령'이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곰배령에 올라가려면
일단 설피마을에서 숙박을 해야만 오를 수 있다.
동네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촌에 도착한 시간이 이미 많이 늦었다.
한 두 군데 주민들이 나와 있기는 했지만
민박비를 담합을 한 느낌이다.

팬숀으로 마음을 정하고 몇바퀴를 돌아 찾아 들어간 곳,
마침 6호실 방 하나가 남았다.
방하나 화장실 하나 딱 맞다.
들어가서 샤워를 하려고 하니 물이 안 나온다.
장마철 더위에 양치질 할 물도 세수할 물도 없다니...
7시간 넘게 걸려 남편 혼자 운전을 했으니...
되돌아 나오려고 했다.

말하러 나간 남편의 목소리가 바쁘다.
남편의 특기,
또 발동했다.
생전 처음 간 설피마을,
그곳에서 보일러 실을 점검하고
공구들을 챙겨 진두지휘를 하며 시설물을 고치고 있다.
주인과 주인 아들내외가 시다(심부름꾼)가 되어
깊어가는 여름 밤, 한창 공사중이다.
'으이구~ 오나가나 저 오지랖!'
내가 나가면 분명 말릴 것 같아 참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를 불렀다.
아침밥을 차려놓았으니 먹으라고 한다.
그렇게 라도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우린 이미 빵과 요플레 과일등으로 아침을 마친 상태다.
"누가 남의 일을 내일같이 나서겠느냐"며
너무너무 고맙다고 했다.

곰배령 돌아 나올 때
온정을 듬뿍담아
'곰취짱아찌' 한통을 담아주셨다.

* 아참!
민박집 주인이 인제 군청에 신청을 해야 곰배령에 올라갈 수 있는 자격이 있다.
'공정여행'이다. 여행객도 여행지의 지역주인도 똑 같이 공정한 공정여행이다.
곰배령에 가려면 반드시 그 마을(강선)에서 민박을 하여야만 한다.
근데, 문제가 생겼다.
오후 6시 이전이라야만 신청이 가능하단다.
우린 다음을 기약할 수 박에 없는 상황 발생.




호수아빠   2009-09-02 11:01:51
홍천에서 아흔아홉고개를 넘어 인제 내린천에 이르면...방태산자락 따라 진동계곡 흐르고, 두무대 송어양식장에서 탁족하면서 송어회 한접시면 여름에도 오리털파카 입어야 하는 곳 이지요. 그 아래 한 구비를 돌아 미산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대한민국 이발소 달력에 나오는 가을절경을 감상할 수 있지요. 늘 이맘때 쯤 가을이 다가오면 내린천 미산계곡을 그리워 합니다...낚싯꾼이라 산은 잘 몰라도 계곡은 어느만큼 알지요.열목어, 산천어, 특히 갈겨니 자원이 많은 곳인데.....내린천 본 줄기는 레프팅 한다고 많이 훼손되었답니다.
류창희   2009-09-02 18:28:07
진동계곡이라는 곳을 거슬러 올라가며
매형이 자꾸 레프팅 한번 하자는 걸
떠 내려갈까봐 무서워서 나는 눈만 흘겼지.
그 주에 휴가다녀온 조카녀석이 하는 말
휴가철 내린천에 가뭄이 들어서 장이 안섰다고...
"작은 어머니! 절대 하지마세요"
레프팅하다 수도 없이 다치거나 ㅇㅇ 한다는데.
가을절경 상상만 할터...
바람행인   2009-09-03 21:32:25
더덕 꽃 저렇게 생겼군요
연가   2009-09-05 10:23:14
한창 고운 도라지꽃 철
보랏빛 흰빛
방문객   2009-09-05 11:45:32
설피
저런걸 신고 어떻게 걸었을까요.
스키처럼 길게 생긴줄 알았더니 뭉뚱하네요.
친구   2009-09-05 11:48:13
부군은 천성이 마당쇠, 일꾼이신가봐요.
우리 같음 막 싸우고 한 바탕했을 걸요.
류창희   2009-09-06 10:16:09
바람행인님
꽃에서 종소리 댕그랑 댕그랑 할 것 같지 않나요.
뿌리는 왕성한데 꽃은 조신하죠?
류창희   2009-09-06 10:17:08
연가님
지금 막 좋아요. 제 철 도라지꽃!
류창희   2009-09-06 10:18:12
방문객님
저도요, 대나무로 만든 스키모양인줄 알았어요.
참 희한하죠.
류창희   2009-09-06 10:19:14
친구
ㅋㅋㅋ 일하는 것을 즐겨요.
참 좋은 성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