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번' 방에서
'해인과 화양의 만남'으로
잠시 소개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날이 수녀님 생신이라 했습니다.

그날 수녀님의 해 맑은 미소속에
세월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저는 카돌릭 신자가 아니라
기도하는 법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오늘
유월 스무나흗날
저를 낳아주신
저희 친정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손 모아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빠른 쾌유를 위해^^*




민들레의 영토 <해인 방> 에서
보내온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민토>가족 여러분께 감사와 사랑을 드립니다.
갑자기 깊은 병 판정을 받고 서울로 올라와 입원 수술하는 동안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2주 만에 퇴원을 하고 다시 보는 저 하늘. 거리. 사람들의 모습이
더욱 새롭게 다가오는군요.

이승을 하직하는 영원한 작별인사는 아니지만 당분간 (어쩌면 더 길게)은
오직 병과 동반해야하므로 제가 여러분을 글로만 만나고
직접 뵙지 못하더라도 용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더 의미 있고 아름다운 재충전을 위한 *흰 구름 민들레수녀* 의
조금 긴 잠수기간이라 여기시고 그리 기도 중에 기억만 해주시면 됩니다.
저도 노력 할 테니 .....

"우울 mode" 아닌 “명랑 mode"로 우리 다 함께 일치합시다.

내가 아니면 누가?
지금 아니면 언제?
늘 잊지 마세요!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하던 내일“
이라는 말도 다시 기억하면서 순간순간을 충실히 삽시다.

!!삶이란 사랑하기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기간이다.!! 라는
A 삐에르 신부님의 말씀도 다시 기억합시다.
알았지요?

일단 오늘 퇴원 후 서울에 일주일정도 있다 본원에 가면 시기를 보아
정식으로 치료의 길에 들어갑니다.

이 시기에 힘든 싸움을 해야 할 저를 위해 주시는 것은
오직 침묵 속에 기도 해 주시는 것뿐임을 기억해 주시고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민토>가족 여러분
그 동안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여러분을 다시 뵙는 그 날까지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2008년 7월 23일  수요일

                                                        기도 속에 여러분과 함께 있을

                                                        클라우디아 이 해인 수녀드림


곽인수   2008-09-24 15:59:09
여고시절 성경공부하러 일주일에 한 번씩 광안리 성분도 수녀원엘 갔었죠. 한 날은 일찍 도착해서 선배랑 뒷동산을 올랐습니다. 아기자기 꾸민 산책길을 지나니 돌아가신 수녀님들의 동산이 있더군요.
앞을 바라보니 탁 터인 광안리 바다가 한 눈에 바라보이고, 어둑해지는 초저녁이었는데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아늑하고, 편안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좋은강안병원등 높은 건물과 광안대교가 시야를 가리고있지만)
얼마전 신문에서 수녀님께서 병환중이시란 기사를 읽었습니다.
빨리 쾌유하셔서 아름다운 글 많이 남겨주시길 빌게요.
류창희   2008-09-24 17:04:41
예, 인수님
그러셨군요.
성당에 다니는 분들 좋아한답니다.
성당의 분위기도.

저는 몇년전 신자도 아니면서
'ME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성경도 모르고 기도하는 법도 모르지요.
그날 모두 촛불을 들고
조성모의 '가시나무 새' 노래을 들으며
하염없이 울었답니다.

'내안엔 내가 너무 많아 ...'
당신이 들어올 자리가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얼마 전에 다시 메일이 들어왔습니다.
퇴원하셨다가 다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누구에겐가 다 나눠주는 생활
'진액' 을 다 빼내는 인생같아
두손을 모을 뿐입니다.

고운얼굴 고운미소의 인수님
'우울모드'를 '명랑모드'로 바꾸라는 수녀님 말씀^^*
단디! 하이소.



처음에는 만남의 반가움에


"예쁘게 예쁘게 찍어"
마냥 소녀같다.



한 여름 오기 전에
미루지 말고^^*
차 한잔 핑계삼아^^*
찾아뵙고 싶다.






10여년 전,
동서들과 시어머님을 모시고
박정자 고두심 윤석화가 공연하는
<신의 아그네스>를 보러 갔었다.
그날도 오늘 처럼
수녀님이 앞에 계셨다.

내가 반갑게 인사를 하니
어머님이 아는 사람이냐고 물으셨다.
우리 여학교때
수녀님의 시집<민들레의 영토>를
읽으면서 자랐다고 했다.

절에서 '꽃보살'이신 어머님은
앞으로 절대로
수녀들과 친하지 말라고 못 박으셨다.

연극을 보고 나오시면서
아그네스가 임신한 부분만 꼬집어
'쯔쯧! 수녀가 애를 배다니...'
몹씨 언짢아 하셨다.
아마도,
혹시라도
며느리를 카톨릭에 빼앗기면 어쩌나
걱정하셨었나보다.

남편과 나는 '외인'으로
ME모임에는 갔었지만
아직
신자는 아니다.

5년 전쯤,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있는
<김성동 추리문학관>에서
문학강연이 있었다.

그날,
검은색 망또를 입으셨는데 아주 고왔다.
참 예쁘다고 하니

"사람들이 나보고 '이영애'를 닮았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이영애가 '이해인 수녀'를 닮았다.

올 신춘에
내책<<매실의 초례청>>을 보내드렸다.

알록달록
파란 나비, 빨강꽃, 노랑꽃, 보라꽃, 분홍꽃.
색연필로 줄쳐진 카드편지에는
수녀님 흑백사진 한장과 더불어

'제 모친이 돌아가신(07.9.8) 여동생 집이 길음동이라,
그 동네 이야기를 더욱 따뜻하고 정겹게 읽었습니다.
불쑥 전화 걸기 보다는 카드 한장이 더 소박할것 같아 ...'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책과 같이 보내주셨다.

수녀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산책삼아 <해인 글방>에 차 한잔 하러 오라는
초대를 받았다.

차일피일 미루다
벌써 몇달이 지났는데,

오늘 딱 걸렸다.

"오늘이 생일이라 냉면 한그릇이 먹고싶어서..."
"저는 퇴근하는데, 냉면 먹으면 힘이 날것 같아서..."
(유월이 생일인 사람들은 이때쯤 되면 매운 맛이 끌리는가 보다 )

차 한잔 마시러 안오면
"내가 류선생 논어강의 들으러 갈까요?"

주섬주섬 가방속에서 책한권 꺼내 건네며
"내가 번역한거야"
<<우리 가족 최고의 식사>>
흰손수건 꺼내 입가리며 수줍게 웃으신다.

해맑은 미소에서
어느덧
세월이 겹쳐보인다.

6월 4일 수요일



류창희   2008-07-24 08:01:45
2008년 7월 15일자 받은 메일

해인 수녀님을 위해서 많은기도 부탁드립니다.

수녀님께서 어제 대수술을 하시고
지금 투병중에 계십니다.
다행히 수술 결과가 좋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하시네요.

마음을 모아
해인 수녀님의 빠른 쾌유를 위해서
한마음으로 기도해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해인 수녀님..
어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셔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