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붓꽃 사진: 류권현)


핸드폰 문자한통을 받았다.

"창희야 아버지
제사 잘지내니
걱정하지마라
요즘문자배운다"

나는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엄마 우리엄마 너무너무 멋쟁이!
알라뷰
엄마*^^*"





아버지와 함께
신랑각시 하던 때를
그리워하시는 지,
엄마는 남보랏빛
'각시붓꽃'을 좋아하신다.
그냥 좋아하시는 것이 아니라
눈에 띠면 얼른 남모르게
꺾어 훔쳐올 정도로 좋아하신다.

그래서
동생의 댁 지숙이는 아이리스 그림만 보면
접시, 컵, 그림카드 등을 사다드린다.



(사진 : 동생 류권현)


우리 아버지는
각시붓꽃처럼 목길게 빼고
기다리던 엄마의 시선을 알고나 있었을까.



(올봄 아버지 산소 앞에서, 엄마와 동생의 각시 지숙)


예쁜 동생의 각시처럼
울엄마 아직도 각시붓꽃 닮아 이쁘시다^^*


우리엄마
열일곱에 결혼하여
열여덟에 나를 낳다.
새각시 엄마를 두고 아버지 외지에 나가
내나이 마흔넘어 아버지 돌아가셨다.
그동안, 엄마 나 동생 우리는,
아무도 아버지와 함께 살지못했다.

돌아가신지 한참을 묵었지만
부산과 서울의 거리를 핑계로
제사에 두번밖에 가지 못했다.
시집살이 어려워 조심스러워 못갔고
시어머님 돌아가시고는
어줍잖은 강의하러 싸 돌아다닌다고 안갔다.

9울 29일 (음력 9월 초하루) 아버지 제사날에....


호수아빠   2008-10-01 18:20:19
집사람도 나도 문자를 받았지요. 엄마가 보낸 문자메세지는 교감도 소통도 아닌 내리사랑 입니다. 좋은세상 보고 싶으면 오래 건강하시라고 답했지요. 그런 세상이 2년 후 쯤(2010년) 오지 않을까요.....
각시꽃   2008-10-01 19:43:36
컴퓨터로 너희들주고받은거봤다 나도 배욱고싶다 언제배우냐???



-ps: 할머님이 집적 입력하신 타이핑입니다 ^^ 전 그냥 읽어드린거 할머니가 알아서 쓰시네요
류창희   2008-10-01 20:18:15
호수아빠!
울엄마 너무 진도 빠른 것 아닌지.
나 3일 걸려 핸드폰 문자 배운 것
엄마는 30분만에 배웠다네.
호수네집
나의 집
다 들여다보고 'CCTV' 작동시키는 것 아냐!
우리 모자 하나씩 푹 눌러쓰자 크크크 ^^*
류창희   2008-10-01 23:04:19
각시꽃님
각시꽃 울엄마,
엄마 정말 천재같으시네요.

강의 핑계대고 매번 제사에 참석못해 죄송해요.
그래도 즐겁고 씩씩하게 사시는 울엄마
미모와 건강 잃지 마시고
늘 행복하세요^^*
류창희   2008-10-01 23:05:14
호성이 고맙구^^*
틈나는대로
컴퓨터 들어오고 자판 익히는 것
할머니께 가르쳐드리세요^^
할머니 소질 있으신 것 같으니...
호수아빠   2008-10-02 09:23:18
學而時習之 不亦說乎....어제 직원들 야단치면서 공부와 학습에 대해서 열강 했는데....엄마는 공부하고 학습하는 방법을 알고 계신 것 같네요......좋은 세상 되었습니다. 각시꽃 블로그도 기대 됩니다.
류창희   2008-10-03 10:07:56
울엄마
'不平則鳴'
한유의 문학이론도 알고 계시던걸.
편안하지 않으면 울게 되어 있다는 ...
우리처럼 잔머리 이론보다
실천(?) 하는 엄마
'각시꽃 블로그'

70 넘으면 나도 엄마처럼 살아야지.
나만 생각하면서 때론 철없게 ^^*
각시꽃   2008-10-03 19:45:34
내나이70넘으니 가는세월이 너무빨리가는것갔다 추석다음날부터 걷기운동을하고있다 장소는우이천이다 6시부터7시까지걷는다 가을에피는꽃길이다 개천에는고기들도놀고 있고 황새도날아다닌다 비들기도모여서열심히놀고있다 빨리는못걷지만아주기분이상쾌하다 열심히걷기운동해서 뱃살좀빼야지 내가건강해야너희들이마음이편하지 내일아침에도열심히 우이천꽃길을걸을거다
류창희   2008-10-04 10:47:56
각시꽃 울엄마
도봉산 줄기 물이 좋은가봐요.
핸드폰 문자 서너줄에
울엄마에게도 '문명'이
"야~ 정말" 놀랐었는데
히히 울엄마가 너무 기특하더니만,
컴퓨터 자판실력에 또 놀라고...

얼마 안 있으면
소설을 쓰시겠어요.
컴퓨터 앞에 앉아 손가락 운동도 좋지만,
더 날이 춥기전에
가을햇살 많이 받으면서
가을꽃
가을하늘
가을바람
우이천 천천히 걸으면서
좋은가을 듬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