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이 지났다
부산은 아직 가을이다
부산은 다 좋은데, 가을이 조금 부족하다
단풍도 노랑이나 빨강으로 물들기 전
어중간한 빛깔에서 낙엽이 된다
길, 떠났다
들녘을 보고싶었으나
이미 가을걷이를 다한 들판은 황량하다
이곳은 경주다
담장안에 감이 주렁주렁
칠불암을 오르는 도중 사과밭도 있다
나무에 열린 싱싱한 사과를
바로 앞에서 보는 것이 나는 처음이다
'사과 아가씨'라고 말하고 싶은데
ㅋ 사과 아줌마가 싱싱하게 서있다
봄은 마을에서 산으로 올라가고
가을은 산에서 마을로 내려온다
단풍나무 밑둥에 몇잎만 남아
가을 손님을 맞이한다
뒤의 바위에 세분
앞의 바위에 네분 '칠불'이 계시다
단풍보러 오른 산에
정작 잎들은 낙엽되어 쌓이고
여인의 마음만 단풍들어
혼자 옷에다 빛깔을 발한다
오를 때는 힘이 들어도
고즈녘한 산길을 걸어 내려오면
마음이 뿌듯하다
안녕~
가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