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친정어머니 생신이었다.
다행스럽게 일요일이라 대소가가 모여 식사를 했다.
관악드림타운에 동생을 내려주고
막 경부고속도로로 올리려고 '예술의 전당앞'을 지나는데
클림트 현수막이 보여 우회전하여 들어갔다.
이미 오후 5시가 넘어 관람은 포기하고
자판기 커피나 한잔하려고 했는데
관람시간이 저녘 8시까지라고...
웬 횡재!






어때요? 위의 사진,
조금 핼쓱해 보이지 않나요?

며칠전, 필리핀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집의 작은 놈이
외삼촌이 곡차를 즐기는 것을 빙자하여
필리핀럼주를 차에 실어주었다.
색은 좋으나 향이 없는 80도가 넘는 독한 '럼주'를
남편과 동생을 제끼고 거푸 거푸 1등으로 마시고는
밤새도록 울렁거리며 흔들렸다.

낮에는 작은집과 외갓집식구들이 모여
엄마생신 축하주로 '조니워커 불루'라는 술을 땄다.
술집에서는 무지 비싼 술이라는데...
친정식구들은 보리차처럼 '낯술'로 마셨다.
술기운 이기지 못해 화장실 들락날락 ~
그래도 또 따라주면 또 달게 마신다.





즉음과 성, 에로스로 상징주의와 팜파탈으로
당시 유럽 전체를 사로잡았던 유딧1 앞에 섰다.

관람시간 중
발광금지로 사진을 찍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재미있어
남들처럼 나도 카메라를 들이대었다.




















클림트 그림에서 처럼
눈을 지그시 감고 에로틱한 표정을 연출해야 하는데...
남편 앞에 플래쉬 블빛이 어색하여
활짝 웃고 말았다.

다시 태어나도
클림트의 '연인'은 되지 못 할것 같다.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
대머리에 멀뚱한 모습
내 눈엔 별로 매력도 없어보이누만 ㅋㅋㅋ

어머니와 누이들과 평생을 살면서
한번도 결혼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평생 수 많은 여인을 사랑했으며 그렸으며
13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한다.

사람들 모두
그런 사랑을 꿈꾸는지
아니면 일요일 저녘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대부문 청춘 남녀들이었다.





호수아빠   2009-03-20 10:28:19
구스타프 클림트....색의 마법사.....이 사람 그림은 눈을 크게 뜨고 촛점을 맞추어 볼수 없죠.....지그시 감고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환상적인 색의 사용으로 유명합니다. 여성 그림은 관능적이고 자연을 주제로한 그림들은 정열적이죠. 서울 오셧었나보네요...
류창희   2009-03-20 19:41:08
우리 남매 연달아 이틀동안 '럼주와 조니워커불루' 마시고
난 클림트 보는 동안, 아우님은 직원들과 또 들이키고
건축가동생, 디자인 공부하는 큰놈
예술인들끼리 같이 보았으면 더 좋았을 걸하며
서로 아쉬워하던 그날 저녘 이야기^^
정 세 나   2009-04-18 09:58:42
류창희 선생님 정말 오래만에 뵈오니 예쁘지시고 세련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류창희   2009-04-18 21:52:26
정세나 선생님^^
멀고 어려운 걸음 하셨군요.
분홍색 진한 몽환적인 분위기
선생님께서 그리신 복숭아꽃이 떠 오르는 군요.

시와 그림과 수필을 넘나드는 정세나선생님의 예술의 세계
클림트 코너에서 만나는 건 당연하겠지요.
선생님의 시, 그림, 수필
저희집 엽서한장에 걸어주세요 ㅋㅋㅋ
화양연화   2009-04-30 16:00:14
이을규 - 오!! 댕큐!! 09.03.24 23:55
답글 花樣年華 - 좋죠? 15:43

콩세알 - 하하~ 너무 재밌어요. 클림트 그림의 주인공 ^^ 소문은 들었어도 그닥 내키지 않았었는데
이제 봄이라 그런지 사진을 보니 클림트의 색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저런풍의 스카프 하나 두르고 거리를 헤매고 싶은 바람난 여심! ^^ 09.03.25 07:14
답글 花樣年華 - 콩세알님,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냥 슬쩍 봐서는 안 그럴것 같은데...
속은 여리고 따끈따끈 하시죠? 15:45

카이트 - 정말 좋은 작품이 많네요! 4월에는 꼭 클림트 전시에 도전해보렵니다~ ^^ 09.03.25 09:09
답글 花樣年華 - 오늘이 4월의 마지막 날인데, 어찌 다녀오셨는지요? 15:45

나너하하 - 클림트 보셨네요....부러워요 09.03.26 21:29
답글 花樣年華 - '관람운' 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기회가 꼭 닿는 순간들이 있어요. 저도 제가 부러워요.
그 순간의 선택이... 15:47

이재선 - 봤는데 봤는데 저 그림들~ 어디서 많이 봤는데~ 크림트라는 사람의 작품이었구나.
부산은 언제 놀러온데요. 글쎄~ 09.03.27 01:10
답글 花樣年華 - 좋은 것은 마중가야지... 올때 기다리면 영영 가버려요. 그리고 저 그림! 에어콘 선전으로 많이 나와요. 부부 침실에 주로 있어요. 열애중에 꼭 필요한 물건 ㅋㅋㅋ 진했나?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