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가 엄마인줄....>

2박3일
집을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매일 먹는 약도 먹지 않았다.
매주 가는 산에도 가지 않았다.
왜냐구 물으니,
“깨워주는 사람이 없어서…”

저녘마다 전화해서
그립다고 했다.
그렇다!  
그는 내가 옆에 손잡고 있어도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다.

나는, 틈날 때마다
조목조목 일러준다.

이다음에 나 없어도
매일 씻고
매일 수염 깎고
짠 음식 먹지 말고…

“알았어.
시키는 대로 할게.
걱정 하지 마”

내가 그렇게 말하면
‘알았다’고 말하지 말고
'오래 오래 같이 살자' 고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아침마다
'멋있다' 안아주며 등 두들겨주다가
수틀려 “다녀와요” 그냥 내보내면
서너번 들락날락
핸드폰 찾고
차열쇠 찾고
서류봉투 찾고 ...
그래도 모르는 체 하면
슬며시 기죽어 나간다.

얼른 뒷 베란다로 나가
현관 쪽 내려다보면
ㄴ자로 얼굴 쳐들어
자꾸 22층 올려다본다.
그래도 창문열고 안내다 보면
축 쳐진 어깨로
터벅터벅 발걸음 무겁다.

“에이구~ 내가졌다.”

창문 열어 ㄱ자로 내려다보며
손까지 흔들어주면
곧바로 ‘속알머리’보이며
군대사열 받듯
힘차게 팔 휘저으며
중앙공원 빠져나간다.

그는, 내가 자기 엄마인줄 안다.
갔다오면 업어줘야지.



5월 31일 토요일 삼식이 세끼 하던 날^^*
(본인이 퇴근해서 말하기를 '삼식이 쉐키' 돌아왔다고 했다.)

일식씨 - 하루에 집에서 한끼 먹는 사람
두식이
삼식 세끼
영식님 - 집에서 한끼도 안 먹는 남편


우아미   2008-07-09 13:38:41
어느 집 아들이 자기 엄마한테, 왜 아빠랑 자기랑 사람 차별하느냐고 따지더래.
반찬도 맛있는 거 항상 아빠한테 더 주고, 뭐든 아빠를 더 챙겨주고.. 뭐 그런 이야기였는데
이 엄마가 한다는 말, '너는 내 아들이지만, 아빠는 남의 아들이잖니' 그랬데.
창희씨 같은 사람이나 이 집 엄마 같은 사람 하고 사는 남자는 참 행복하겠다.
류창희   2008-07-09 14:10:48
'우아미' 당신!
우아하고
아름답고
미인인 당신은

'소세지' 인
소심하고
세심하고
지적인
안과 밖이 소인인 나의 심정을 몰라.

소인국 사람들
손 발이 바쁘거든.
그래도 맨날 제자리^^*

뛰어봤자 벼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