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도솔산 선운사
눈물처럼 동백꽃 뚝뚝 떨어진다는 선운사
몇번이나 노랫말 읊조리며 선운사에 들어섰다.
선운사 동구
서 정 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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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1915∼)의 제5시집「동천」에 실린 이 시로
선운사와 동백꽃은 한층 더 유명해졌다.
동백꽃 피는 겨울도 겨울이려니
가을 단풍이 더 곱다는데...
단풍보다 더 고운 것은 붉은 물빛이라는데...
온통 초록이다.
난 아직, 붉은 단풍 본적이 없으니
초록빛 여울이 더 곱다.
송 창 식(노래가사)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에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말이에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 곳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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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대웅전 뒷편에 동백 숲,
지난 겨울을 회상하듯
동백꽃 딱 한송이 있었는데
카메라 배터리방전으로 내 마음 속에만 담았다.
동백꽃 대신
불두화 일명 동자꽃이라고도 하는데
살짝 손만대도
흰꽃송이 휘날린다.
감싸 안고 "너무 예뻐, 너무 예뻐!" 연발했다.
잠시!
고찰, 고즈녘, 시와 노래로 인한 유명세,
그래서 더욱 좋았다.
대웅전에 들어가 향불 두개 켜고 절을 했다.
재계하는 마음일 때,
어떤 사람의 눈치를 받거나
방해를 받고 싶지않다.
오롯이
神(부처님)과 만나고 싶다.
물론 나는 불전함에 성의도 꼭 표한다.
나의 남편도 따라 들어와 같이 절했다.
아마 부부가 나란히 절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던 모양이다.
전라도에는
법당 안에 들어가 절을 하는 사람보다는
법당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많다.
절절절 절에 가면
절실한 마음으로 절을 하는사람은
외지인일 수 밖에...
조금은 늦은 시간,
법당 안에 중후한 보살님이
책상하나 놓고 앉아계신다.
사실 뒤에서 지켜보는 것은 부담스럽다.
감시받는 듯하다.
더구나,
법당 안에서 불사보시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눈빛이 '매우' 강압적이다.
(남편 사업이나 자녀의 입시를 들먹이며(주부의 약점)
마음을 건드렸지만,
우리부부는 다행으로 사업도 안하고,
아이들 입시도 다 끝나서 인지...)
'부처님의 미소'를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게 하는
그런 보살님의 배치는
법당 안에 없어도 좋을 성싶었다.
운동화끈도 제대로 못 묶고
도솔암으로 올랐다.
나, 너무 까칠한가?
나는, 집에서 제사도 정성스레 지내지만,
절에 가면 지극정성으로 절도 잘 한다.
그러나
법당 안의 행정적인 보살은 언짢다.
도솔암
마애석불
그곳에 서니 너무 높다.
템플스테이 체험중인 일행도 간간이 만나고
학승들의 불경 연습하는 소리가
어설프게 구성져
목탁소리보다 가슴이 쿵쿵 뛰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흰꽃꽃잎 휘날리던 선운사
그곳이 그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