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하듯
삼월을 기다렸다
삼월은 뭔가 설레는 달이다
삼월에 만났고 삼월에 결혼했고
삼월에 아이를 생산했다
더구나 나는 '류관순열사'의 후예가 아닌가
아침나절, 남편이 점심먹으러 가자고 한다
후다닥 따라 나섰다
날마다 건조하던 차다
방학이 길었다
오가는 대화가 삐거덕거린다
주로 내 목소리에서 쇳소리가 났다
이럴 때는
목에 기름을 쳐놓아야 한 계절이 편안하다
순천에는 무슨 음식이 좋은가
맛집을 쳐보라 하여 찾았다
엄청난 양과 맛과
토속적인 맛의 진함에 ....
나는 본래 위가 생기다 말았는지
아주 소식을 하는 편이다
우리에게는 섬진강 재첩국 한그릇이나
소머리 국밥의 단품 음식이 더 나을 뻔 했다
욕심중에 가장 미련한 욕심이 음식욕심이다
다 먹지고 못하고
이것저것 젓깔을 콕콕찍어 맛을 봤다
결국, 탈이 났다
몇끼를 조심하며
소박한 밥상의 위대함을 그리워한다
봄꽃으로 으뜸인 동네
산수유를 볼까
매화를 볼까
네비아씨 도움을 받아
섬진강가 매화마을로 갔다
해마다 메스컴을 통해 많이 본 곳으로
실제로 보니 매실농원이 어마어마 크다
여기 저기 포크레인이 더 큰 공사를 하고 있다
크고 넓은 것 또한 음식처럼 버겁다
당연히 꽃구름처럼
휩싸인 꽃이 피었을 줄 알았다
한 고개 오를 때마다
차가운 돌멩이에 매화시만 사람의 발길을 기다린다
이제 막 봉우리를 터뜨리려고
꽃이 귀하다
이럴 때가 좋다
다음 주나 보름 후쯤을 기다리는 시간
기다림은 '희망'이다
그리하여
실제 꽃은 마음에 담고
돌에 새긴 꽃만 사진에 담아왔다
바야흐로, 올것이다
봄이 멀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