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꿈이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
누군들 몽마르뜨르 언덕을 꿈꾸지 않을까.
책을 읽다보면 가난한 예술가가
언덕배기 방한칸을 얻어
작품을 구상하는 곳이다
웬 화분이냐고 물으신다면?
어쩐지 분위기가 한산하지 않은가.
버스를 몇번이나 바꿔타며
어느 언덕을 내려가 종점에 내렸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몽마르뜨르'가 어디냐고 물었다.
그들은 지명조차 알아듣지 못한다.
마음이 초조해지면 몸도 따라 긴장한다.
물어물어 공중화장실을 찾았으나
문이 열리지 않거나 고장이 나 있다.
변두리 종점의 풍경과 사람들은
파리시내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
손발이 오그라 든다.
빨강화분 근처에 공중화장실이 있었다.
인적드문 그곳에서 남편이 망보고
나는 시원하게 '노상방뇨'를 했다.
빨간화분을 보면, 지금도 "마렵다"
'삼성'과 '기아' 간판이 멀리 보인다.
우리나라의 화장실문화가 그립다.
음악도 흐르고
문도 열려있고
휴지도 있고
거울도 있고...
그동네에 삼성과 기아가
화장실 지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다시 버스를 찾고 헤메다 보니 언덕배기다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남산을 올라가는 길이 사통팔달이라는...
길이 하나 인줄 알았다.
하필이면 치고 올라가는 길을 택했다.
계속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서
꿈꾸던 낭만은 어디로 가고
불친절한 몽마르뜨르!!!!
길에서 방뇨를 하든
뻘뻘 땀을 흘리든
나의 짝지는먼저 올라가
나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다
'오메가' 로고를 그려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시크레 쾨르 대성당이다
'순교자의 언덕' 또는 '마르스의 언덕'이라 하더니
힘들게 찾아 올라온 곳이다
길을 물으려고 사람을 찾을 때는 없던 사람들이
어느 통로를 통해 이렇게 떼로 모였을까
테르트로 광장 주변에는
구경꾼들 속에 구경꾼들이 가득하다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ㅋㅋㅋ
어느나라 사람인지는 모르겠고
단지 한장에 얼마인가 묻고 대답하고
그의 앞에 고객으로 앉았다
몽마르뜨로 언덕의 화가눈에 비친
나의 캐릭터
썩, 마음에 든다
이곳에 앉아 퍼포먼스를 보면서
파리시내를 내려다 본다
10가 넘어야 컴컴하게 해가 지는 나라
서서히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오늘은 다리가 아프다는 그 생각 뿐.
다시 '몽마르뜨르' 낭만에 도전해볼 요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