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

언뜻,
스쳐지나가는 드라마에 매료되었다.
붓과 가야금의 터치
두 손의 놀림이 남녀의 '애술'을 초월하여
'예술' 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명품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일찌기
종자기와 백아의 우정처럼
'백아절현'을 꿈꿨다.
글쓰는 이와 가야금을 타는 이.

오늘 심하게 우울모드에 있다가도
자나가는 어떤 이가
'툭!'하고 던져주는 한마디에
내마음 흥기되고, 혹은 가라앉고 ...
나를 알아주는 '知音'
또, 살만하지 않던가.

子夏曰 雖小道나 必有可觀者焉이어니와 致遠恐泥라 是以로 君子不爲也니라
(논어 19권 자장편 4장 문장)
자하가 말하였다.
"비록 작은 기술이라도 반드시 볼 만한 것이 있으나,
원대함을 이루는데 장애됨이 있을까 두려워,
이 때문에 군자는 '소도(技藝)'를 하지 않는다."

'才能'이 '不能' 이라 했던가.

蘭을 잘쳐서 김홍도나 신윤복에 버금가는
미술사에 길이길이 한 획을 긋는 사람이 될리 없다.
이제와서 무슨 재주와 기력으로
기생의 속치마에 蘭을 쳐줄수 있겠는가.

느닷없이 속곳 들고 나타난 여인에게
친자확인 소송을 당할지라도
한가지 일에 일가를 이루는
<예인>이 되고 싶다.

그림인들
음악인들
체능인들
연예인인들...
사실 글 쓰는 이,
글을 잘 쓰고 싶다.

애초에 大道로 성인이나 군자는 꿈도 꾸지 못할 처지이니 ...
그래서, 페일언하고
바람의 화원에 나오는
'문근영' 예쁘다.

끼(소도)를 다하여
'대장금'을 뒤 이어
'韓流'의 바통을 이어주는 주자가 될지어다.


호미   2008-10-20 20:36:36
우째? 바쁘디 바쁘신 쌤이 연속극도 보실까?
ㅋㅋㅋ
근데 저도 문 근영이 너무 예뻐요.
공감하는 부분이 또 하나 생겨서 행복!!!
류창희   2008-10-21 18:39:39
저 안바빠요 호미님^^
연속극 다 보고
재미있으면 재방송도 보고
어떤 것은 대사를 줄줄 외울정도로 푹 빠지기도 하고요.
예쁜 전도연이나 장나라 문근영나오면
배우보려고 또 보고!!!
배우 아무나 하는 것 아니지요?
톡톡 끼가 있어요^^*
류창희   2008-12-07 09:53:18
바람의 화원이 끝났다.
서울 간송 미술관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에는
간송미술관 관람자들이 빙글빙글 줄을 섰다고 합니다.
순전히 <단원 김홍도 & 혜원 신윤복>의 그림을 보기 위해서라죠.

바람의 화원 6회 7회
그리고 촬영중 콧뼈 부상으로 문근영이
나레이터로 나와 설명했던 날의 화면들

그 순간보다 더 아름다운 장면은 없었지만
요일을 기다리며 보았지요.
꼭 배우가 좋아서만은 아니고
그 시대상의 미술을 이해하는데
젖어들었던 거죠.

그리고 어제 저녘
남편과 함께
<미인도>를 보고 왔습니다.
'김민선과 김영호'

자꾸 문근영과 박신양 얼굴이 겹쳐보여
비교를 하게 되더라구요.
다소 외설적인 장면들이 아름답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

예술적인 감각으로
숨즉이며 아름다웠던 순간은
<바람의 화원속>의 6회 7회
단원 혜원 정향 이의 장면이었던 같습니다.
아무튼 시청률에 상관없이
08년 좋은 프로를 보았습니다.
혜원   2008-12-07 15:57:07
"그림이란 무엇인지요?"
"그림이란 그리움이 아닐런지요!"

'내가 글을 쓰는 것은 그리움을 만나는 일일 것이다'
<그리움은 수묵처럼 번지고> 에서
매실의 초례청에서 말씀하신 그리움입니다.
류창희   2009-01-02 09:35:07
혜원님
이렇게 들어와 계신줄 몰랐어요.
미안^^ 합니다.

2008년 마지막 날
보신각에서 오세훈 시장이 제야의 종을 치고나서
2009년이 막 시작된 시간
연기대상에 '문근영'이름이 불리었습니다.
깜짝 놀란 동그란 눈으로 약간은 고개를 숙이고
벌벌 떠는 모습에서
'가혹' 가혹이라는 단어가 떠 올랐습니다.
시상대에 올라가서도 기쁨보다 두려움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며
"전요, 연기를 더 하고 싶은데요.... "
이 상이 앞으로 큰짐이 될것 같다며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울먹이는 그녀의 모습.

상의 무게라는 것이 그녀를 누르는 것 같아
상이란 참으로 가혹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녀가
멋대로
펀한대로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두손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