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집올 때,
반야심경 8폭 병풍을 예단으로 써왔다.
27, 스물일곱살 때 이야기다
우리 박형순 (불명 : 박우담화) 여사님
시어머님이시다
신랑는 아직 대학생 시절이라
나의 친정집 서울에다 두고
나만 혼자 부산 시댁으로 들어와
독수공방을 하게 되었는디~~~~
어머님은 그 대부터 서예학원을 다니시며
붓글을 쓰셨다.
워낙 안진경 체의 필력이 있으신 분이기는 하였으나
그로부터 10년 정도
칠순이 되시던 해에
'금강경' 12폭을 병풍을 완성하셨다.
시어머니 & 며느리
주고받은 사연 이야기는
며느리 '춘야'의 반야심경과
시어머니 '박우담화' 의 글자 수 만큼이나
반듯하고 혹독하고 다정하고 다채롭다.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문득, 그리움 가득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라 하면, 나는 뭐라 답할까?
"노 땡큐!"
지금 이렇게 회상하는 것이 낫다